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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만 집중하다 응급환자 다 잃을 판

조회수 2020. 2. 26. 17: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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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의사의 외침, "이런 식이면 죽도 밥도 안 된다. 감염병 전문병원에 역량을 집중하라."

뻔히 모두가 힘든 시기란 걸 알기에 우는 소리는 가급적 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이 너무 답답해서 한마디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응급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대구에서 일반환자가 구급차로 떠돌다 사망했다. 병원 7곳에서 환자 수용을 거부했다. 의료시스템이 붕괴한 대구가 처한 현실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 대구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현재 사정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응급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병원을 전전하고 있다!

출처: 코로나19로 응급의료체계가 붕괴하고 있다.

죽음의 위기로 내몰리는 응급환자들

규모가 작은 응급실은 발열 및 호흡기 관련 환자의 진료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혹여 환자가 나오면 응급실을 폐쇄해야 하기 때문이다. 폐쇄가 무서워서 미리 환자를 골라본다? 이기적인건가? 그렇지 않다. 틀린 해석이다. 응급실이 폐쇄되고, 격리되는 의료진이 발생하면 문제는 더욱 커질 뿐이다. 남아 있는 곳으로 환자가 몰려 연쇄적으로 응급실이 무너지게 된다.

그래서 관련 증상이 조금만 있어도 선별 진료소나 격리 병상을 갖춘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형병원은 원래부터 중증 응급질환 환자의 비중이 높은 곳이 대부분이다. 거기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쏟아져 들어오니, 원래의 중증 응급 환자 진료에 심각한 차질이 생기고 있다.

코로나19 배제를 위해 온 환자가 격리실을 먼저 선점한 바람에 다른 환자의 진료가 지연된다. 폐렴이 동반된 흉통 환자가 격리실 배정을 못 받고, 진료가 늦어져 뒤늦게 급성심근경색을 진단받는 식이다. 언제 심장이 멎을지 모르는 식은땀 나는 상황이다.

출처: 코로나19로 지금 당장 목숨이 위급한 응급환자들이 죽음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의료진도 늘어난 코로나19 업무만큼 다른 중증 응급 환자 진료에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관련 업무는 환자의 중증도에 비해 시간 소모가 크다. 보호구 입고 벗는데만 1시간씩 사라진다. 그만큼 다른 환자에게 손길을 돌릴 수 없다. 여러모로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따라 대형병원은 작은 병원의 전원 문의를 자꾸 거부하고, 갈 곳 없는 환자들은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진이 두배 세배로 뛰어도 소용없다. 현 상태론 답이 없다. 이대로면 코로나19로 직접 사망한 환자보다, 코로나19 때문에 진료를 제때 못 받아 사망한 일반 환자가 더 많아질수도 있다. 그야말로 위기다.

코로나19에만 집중하다 치사율이 훨씬 높은 응급환자를 다 잃을 판이다.

코로나19 진료 / 응급실 진료 분리해야

코로나19 관련 진료와 응급실 진료를 분리해야 한다. 여전히 대다수 많은 병원이 응급실에 코로나19 선별진료 기능을 부과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죽도 밥도 안된다. 현재 지자체별로 감염병전문병원, 접촉자 관리시설등을 지정, 설치 중에 있다. 그러나 그 역할 및 시설에 대한 합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코로나19 감염 여부 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 확진된 경증 환자의 입원까지 감염병 전문병원에 이 모든 역할을 집중해야 한다. 

발열 및 호흡기 증상, 역학적 관련, 원인 불명의 폐렴, 이 환자들의 검사를 일선 응급실로 퍼트리지 말고 감염병 전문병원이 전담해야 한다. 당연히 엄청난 업무량이 예상되니 그만큼 충분한 수의 인원을 확보해야 한다. 의료진 및 다양한 자원봉사자, 공무원 등 가능한 모든 수를 동원해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출처: 감염병 전문병원에 코로나19 감염 여부 진단, 결과 및 격리, 확진 환자의 입원까지 모든 역할을 집중해야 한다.

감염병전문병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검사를 마친 후, 그 검사 결과에 따라 수용가능한 응급실로 환자를 보내야 한다. 코로나19가 음성인게 확인되면, 지금처럼 작은 규모의 응급실이 지레 겁먹고 진료를 거부하는 일이 사라진다. 그만큼 대형병원 응급실도 다른 환자를 볼 여유가 생겨날 수 있다.

물론 코로나19 여부와 무관하게 환자 상태가 좋지 않으면 즉각 대형병원 응급실로 보내야 한다. 경증의 코로나19 의심환자에 뺏기는 시간이 절약되면 중증 환자에게 충분히 집중할 여유가 생긴다. 격리실이 남아 있을테니 중증의 코로나19 관련 환자도 어렵지 않게 진료할 수 있다.

이렇게 역할을 나누어 집중해야 한다. 응급실은 응급환자에게 남겨주고, 코로나19 관련진료는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집중하자.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가 엉망이라 그런거지, 애당초 이런 기능은 공공에서 전담했어야 하는 부분이다. 위기상황이니 당분간만이라도 역할 분담을 좀 하자.

제발 서둘러 주시라

감염병 전문병원, 접촉자 관리시설의 준비에 아직 미적거리는 지자체가 많다. 관심이 적은 곳도 있고, 시스템을 못 갖춘 곳도, 다양한 층위의 협조를 못 구하고 있는 곳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한가하게 준비할 때가 아니다. 중앙 정부에서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상향한 만큼 그에 걸맞는 속도를 내줘야만 한다.

아직 대비가 턱없이 모자란 지자체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이 상태에서 코로나19가 번지면 감당이 불가능하다. 반드시 미리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설령 코로나19가 커지지 않더라도, 지금 상태로 계속가면 어차피 응급의료체계 붕괴로 환자를 잃는다. 시스템 구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제발 서둘러주기 바란다.

당장 나도 번아웃(소진)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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