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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스마트카

조회수 2016. 10. 2. 22: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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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스마트카

2015년 1월 해마다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에서 낯선 차량 한 대가 소개되었다.

자동차 디자인 패러다임의 변화

한눈에 봐도 기존의 차와는 사뭇 다르게 생긴 모습으로 두꺼운 에이필러(A-pillar)와 터치 방식의 도어, 미래지향적인 형태의 차량 앞, 뒤 램프까지 기존차량의 디자인 틀을 깬 신선한 모습의 차는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F015 럭셔리 인 모션 (luxury in Motion)’이라는 컨셉카이다.

이 차량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더욱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마치 비행기의 일등석과 같은 고급스러운 좌석은 20가지의 변형 모드를 가지고 있는데, 피보팅 방식으로 앞뒤 좌석이 마주 볼 수 있는 새로운 레이아웃의 공간구현이 가능하며 부드러운 나파 가죽과 메탈, 유리를 조합, 적용한 고급스러운 마감재로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응접실과 같은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또한, 차량 내부를 둘러싼 터치스크린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한 미래지향적인 컨셉이다.


이러한 자동차 디자인의 변화는 곧 자동차 디자인 전반에 걸쳐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라 말할 수 있다.

스마트카 시대의 도래

자동차 디자인에서의 패러다임 변화는 ‘스마트카’라는 신개념의 차량 등장에 기인한다.

스마트카(자동차)란?


첨단기술의 컴퓨터ㆍ통신ㆍ측정기술 등을 이용하여 자동으로 운행할 수 있는 차량을 말한다. 즉, 자동차에 장착된 GPS 수신기로 정확한 위도와 경도를 통보받아 계기판에 정밀한 지도를 제시하고 현 위치와 함께 목적지까지 가장 효율적으로 갈 수 있도록 해 준다. 또한, 지리정보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정보를 인출하여 해당 지역의 역사나 특산품, 호텔 등의 위치를 알려준다. 그러나 스마트 자동차에 의한 자동운행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센서나 비디오카메라, 가속도 측정을 위한 장치 등의 첨단 기술장비에 대한 비용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출처: 기획재정부 시사경제용어)

다시 말하면 정보통신기술(ICT)과 자율주행기술이 기존 차량과 결합하여 탄생한 신개념의 똑똑한 차량이다. 스마트카의 등장은 기존 이동수단의 원래 목적인 A에서 B로의 물리적, 시간적 이동의 개념을 넘어 이동시간과 그 공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개념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운전자가 더는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면 이동 간에 발생하는 자유로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자동차 회사는 자율주행차 시대의 도래를 예측하고 그 해결책을 선보이고 있다.

사실 자율주행차의 등장은 훨씬 이전으로 돌아간다. 최초의 자율주행차는 프랜시스 후디나(Francis Houdina)가 만든 ‘Linrrican Wonder’다. 이 차는 1925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개적으로 주행했는데, 뒤에서 따라오는 자동차의 무선 신호를 통해 전기 모터를 조종하는 방식으로 브로드웨이의 교통 체증 속을 통과해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밀워키 주의 한 자동차 판매업자는 이 차를 사들여 ‘팬텀 오토(유령 자동차)’라는 이름을 붙여 볼거리로 활용하기도 했다. (*) 이러한 기술의 진보와 함께 미래를 예측하는 디자인 또한 선보이게 된다. 


특히 자율주행차에서는 실내 디자인에서 그 차별성이 두드러지는데 1956년 한 전기회사가 낸 신문 광고에 등장한 ‘ELECTRICITY MAY BE THE DRIVER’라는 주제의 컨셉 드로잉에서 자동차의 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 the Free-Lance Star. Google News Archive, “Phantom Auto” to Be Operated Here, 1932.6. Retrieved 2013.9.


“어느 날 당신의 차는 전기화된 수퍼 하이웨이를 달릴 것이며 속도와 스티어링은 전자식 자동주행장치에 의해 조절될 것이다. 더는 교통체증과 사고가 없고 운전자가 전혀 피로하지 않은 세상이 될 것이다.”
  • 1956년 광고 “ELECTRICITY MAY BE THE DRIVER” (©센트럴파워앤라이트)

이러한 상상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되고 있으며 더욱더 구체화 되고 현실적인 컨셉이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다.

자동차 디자이너의 도전

기술의 발달과 디자인은 늘 사람들의 삶을 대변하며 진화해왔다. 바람직한 디자인이란 그 시대와 사회를 얼마나 잘 투영하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 소규모 자동차회사에서 괄목할 만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발표된 바 있는 스위스 린스피드(Rinspeed)사의 ‘엑스체인지(XchangE)’라는 컨셉카는 기존의 테슬라 모델 S를 베이스로 자율주행시대의 도래에 대비하여 자동차 실내 디자인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사무실과 거실이 차 안에(office + living room on wheels)’라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실내공간을 디자인했는데, 구체적인 디자인의 특징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레이아웃이다. 4개의 좌석이 마주 볼 수 있도록 하였고 이는 의료기 회사의 기술로 구현된 20가지의 자세 변형이 가능한 시트의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디스플레이인데, 차량의 실내 전면에 부착된 1.2m 길이의 와이드 스크린에서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통해 각종 정보를 표현하고 있으며 뒷좌석에 있는 32인치 4k 고화질의 스크린은 극장 수준의 영화감상을 운행 중에 즐길 수 있고 이를 간단한 제스처로 작동이 되도록 디자인했다. 


자동차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기존의 운행 정보 전달 장치에서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진화한 것이다. 또한, LTE를 지원하는 네트워크로 자동차 내에서 원활하게 회사업무 및 비즈니스를 할 수 있어 달리는 사무실이 되었다. 한 편 사용자에게 편안함과 안락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CMF(Color, Material, Finish) 디자인의 중요성도 더욱 강조되고 있다. 


자동차의 실내 디자인은 실제로 사용자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공간이므로 사용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컬러와 소재가 특히 강조되고 있는 추세이다.

다가올 미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스마트카 시대의 도래와 그에 대응하는 각 자동차 회사의 디자인 경쟁은 실내 디자인에서 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외형 또한 시대의 흐름을 대변하기 위해 회사마다 보이지 않는 디자인 전쟁을 준비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자동차 외형을 진화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기존 내연기관에서 중요하게 자리 잡은 가솔린 혹은 디젤엔진과 트랜스미션 등의 하드웨어 소멸이다. 이에 따라 외형 디자인에서의 자유도가 생겨 다양한 방식으로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서두에 언급되었던 메르세데스 벤츠 F015가 그 한 예이고 또한 가장 최근에 발표된 롤스로이스의 비전 넥스트 100(Vision Next 100) 자율주행 차 컨셉에서는 기존 엔진룸이 필요 없게 되면서 앞바퀴 뒤쪽에 짐을 실을 수 있는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그리고 후학을 양성하는 연구자로서 이러한 사례들은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문득 앞으로의 자동차 디자인의 진화를 생각하면서 생물학의 ‘흔적기관’을 떠올리게 된다. 자동차는 인간의 편의를 위해 고안 된 무생물이지만 자동차 디자인의 변천사를 되짚어 보면 꼭 생물의 진화와 닮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 예로 흔히 알고 있는 과거 자동차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그 시대의 기술력 즉, 엔진의 크기와 비례한다. 엔진이 소형화되면서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도 점점 줄어들게 되었으며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엔진의 소멸과 함께 라디에이터 그릴의 존재도 함께 사라지는 추세가 아닌가? 


혹자는 기술이 점점 발달하면서 디자이너의 존재가치에 위협을 느낀다고 얘기를 하지만 필자는 오히려 점점 더 흥미를 느끼게 된다. 이제부터 자동차 디자이너는 눈 앞에 펼쳐질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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