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화봉요원과 비교해서 보면 더 재밌다

조회수 2015. 11. 24. 09: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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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우뉴스
현재(2015년 11월) 방영 중인 SBS 인기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회를 거듭할수록 [화봉요원]과 유사한 특징이 발견된다.
출처: CHAN MOU의 만화 [화봉요원], 수입, 출판 – ㈜삼양출판사
화봉요원은 어떤 만화?
[삼국지연의]를 소재로 한 2차 창작을 통해 내용을 구성한 만화는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화봉요원]은 그중에서도 독특하기로 소문난 작품이다. 사마의와 조운이라는, 도무지 접점이라고는 하나도 찾을 수 없는 인물들에 대해 “사실은 깊은 인연이 있었다.”라는 설정을 넣어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했다.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불과 열 살 나이의 사마의가 이미 ‘잔병(殘兵)’이라는 암살 집단을 수족처럼 움직여가며 사마 가문을 난세로부터 지켜낸다. 그가 갖가지 계략을 생산하면, 잔병이 암살 등 잔혹한 수단으로 그 계략을 실천하는 것이다. 잔병의 수장은 요원화이며, 그는 6대 두령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7대 두령 허정이 사마 가문의 일원들과 잔병의 구성원들을 거의 몰살한다. 그는 사마의가 지시한 대로 요원화가 암살했던, 동탁의 책사 허임의 아들이었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잔병에 잠입했고, 두령의 지위까지 올라서 결국 복수를 해낸 것이다.

허정의 복수극에는 조조의 묵인이 있었다. 조조는 말 세 마리(馬)가 구유통의 술지게미(槽)를 먹는 꿈을 꾸고 난 후, 조(曹)씨가 ‘마’가 들어간 성씨를 가진 자들에게 망할 것을 우려해왔다. 그래서 이런 참혹한 복수극을 묵인했던 것이다. 원한을 품은 사마의는 이에 맞설 원대한 복수 계획을 세운다. 조조군 내부에서 세력을 키워 조씨가문이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탈취하기로 마음먹었다. 요원화에게는 조조에게 맞설 영웅으로 유비를 모시면서 자신의 복수를 도우라는 명령을 내린다.

요원화는 그리하여 ‘조운’이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된다. [화봉요원] 초반에는 조씨의 어린 황제를 끼고 옥좌에 앉은 사마의 앞에 누군가가 잔병의 깃발을 몸에 매단 채 병사들을 몰살시키며 다가오는 장면을 묘사한다. 그는 바로 ‘조운’으로 살았던 요원화였다.

이렇듯, [화봉요원]은 사마의와 조운에게 깊은 인간관계를 형성해 [삼국지연의]의 장대한 스토리를 연결한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삼국지연의]의 주연급 인물보다는, 작가 진모가 창조한 인물들과 그저 흘러 지나가던 조연들에게 파격적인 능력을 덧붙였다는 것이다. 이것이 [화봉요원]에는 작품을 관통하는 중심 내용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후한말 이후 삼국시대의 역사와 [삼국지연의] 속 설정들은, 바로 이런 인물들이 배후에서 작용했던 결과라는 점이다.

1. 밀본과 잔병·수경팔기



2011년 방영되었던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나오는 밀본은 정도전의 학문적·사상적 후예를 자처하는 사대부들의 비밀 결사였다. 정도전이 주창한 재상정치의 실현을 위해 모였으며, 이를 위해서는 각종 암살과 음험한 수단도 서슴지 않는다. ‘정무군’이라는 비밀 사병도 가지고 있다.

한가지 의아한 점이 있었다면, 반촌댁과 윤평 등 밀본의 수족 노릇을 하는 사람들은 신분이 높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성균관의 노비들이 모여 사는 반촌에서 지내고 있다. 쉽게 말해 노비들이다. 이들이 왜 극단적인 귀족주의자들의 비밀 결사 ‘밀본’의 수족 노릇을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엥?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그 답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뿌리깊은 나무]의 밀본은 정도전의 민본주의는 날려버리고 오로지 재상정치의 실현만을 추구하는 등 변질된 것이었다. 밀본의 근원은 고려 말 권문세족으로부터 핍박받는 백성이었다. 이들은 이성계가 다스리는 함주로 모여 이성계의 백성이 되라는 지령을 철저하게 이행하며 함주로 숨어든다.
출처: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한 장면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방영 초기부터 정도전이 밀본을 어느 정도 구축해두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홍륜의 공민왕 시해를 이인겸(이인임)에게 알리도록 해 이인겸이 사병들을 몰고 와 궁궐을 접수하도록 꾸미는가 하면, 이인겸에게 비밀리에 이성계의 비밀이 담긴 서찰을 남겨놓기도 한다. 밀본이란 이렇듯 정도전이 철저하게 지배하는 사조직이었던 것이다.

창설 초기에는 평민이나 천민을 중심으로 구성됐지만, 정도전 사망 후에는 재상정치의 야심을 쫓은 사대부의 집단이었다. 배후에 철저히 숨어 암살 등의 수단으로 정도전 혹은 밀본의 지령을 소화하는 모습은 [화봉요원]의 잔병과 유사하고, 온갖 책략을 쏟아내며 정치를 움직이는 모습은 [화봉요원]의 수경팔기를 떠올리게 했다.
뿌듯
앞서 이야기했듯이, 잔병은 사마씨의 자객 집단이었다. 젊은 날의 이방지가 백윤(지윤) 등을 암살하며 배후에서 움직였고, 먼훗날에는 반촌댁이 이끌었던 밀본 내 천민 집단은 잔병과 유사한 일면을 찾을 수 있다. 잔병은, 허정에 의해 구성원 상당수가 몰살당하고, 요원화와 소맹 등 핵심 구성원이 이탈한 후에도 계속 유지됐다.

다른 한편으로는 ‘패장(敗將)’이라는 자객 집단이 있었다. 조조와 손권 세력 등지에서 활약한 집단이다. [화봉요원]에서는 조조의 호위무사 전위가 패장에서 활약하다가 이탈한 것으로 묘사했고, 손권의 주요 장군인 반장과 서성을 패장의 구성원으로 묘사했다.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주로 정도전이 직접 흑막 노릇을 하고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심종수 등이 움직였던, 밀본 내 사대부 집단의 모습은 [화봉요원] 속 수경팔기와 유사한 일면이 있다. 잔병과 패장이 자객 집단이면, 수경팔기는 수경선생 사마휘가 양성한 참모 집단이다. 수경팔기에는 순욱·가후·곽가·주유·방통·제갈량 등 삼국시대를 움직인 모든 책사가 소속돼 있으며, 원소의 사생아 원방이 특히 두각을 드러냈다. 이들은 각자의 재능을 가지고 주인을 선택해 배후에서 역사를 움직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당시의 역사는 이들이 책략을 꾸민 결과물이라는 식의 묘사가 이어진다.

정도전은 공민왕·이인겸·이성계 등을 능란하게 조리하며 스스로 원하는 그림을 그린다. 수경팔기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원방은 관도대전에서 조조와 원소를 각기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 유인한 뒤 교묘한 착오를 유발하게 함으로써 관도대전의 승패를 요리한다는 식의 묘사를 이어간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려의 역사의 배후에 밀본과 정도전의 계략이 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후한말 역사에는 수경팔기의 계략이 숨어 있다는 식의 묘사가 이어진다.

배후에 숨은 책사들이 역사적 유명 인물을 농락하고, 자객들이 무시무시한 무력을 가지고 암살극을 수행하는 등 밀본과 잔병·수경팔기는 닮았다. 또한, 그들이 왕조교체기 속에서 격변기를 살아간다는 것 또한 닮았다.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고려가 ‘거악’이다. [화봉요원]의 배경은 후한 말 위·진 통일왕조 교체기다.


2. 정도전·이방지·연희 vs. 사마의·요원화·소맹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이방지가 정도전을 충실히 호위하다가 배신한 속사정이 나온다. 제1차 왕자의 난 당시 정도전의 여인이었으나 이방지가 사랑했던 이를 조말생이 붙잡아둠으로써 이방지가 정도전을 구하러 가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이방지는 밀본을 사실상 떠나게 되나, 배신의 대가로 윤평을 살인기계로 양성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3대 본원 정기준이 이방지를 대하는 태도도 험악한 편이었다.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이 여인을 ‘연희’라는 이름을 붙여 등장시켰다. 이방지가 소싯적 사랑했지만, 모종의 비극 속에서 이방지가 연희를 구해내지 못함으로써 둘은 엇갈렸고, 연희는 정도전의 첩자로 암약하고 있다. 이어 정도전의 여인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출처: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한 장면 ©SBS
[화봉요원]에서 사마의와 요원화가 갈라서는 이유 중 하나는 소맹이다. 소맹은 남성이지만 환관으로 살았다. 아름다운 외모로 자신도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요원화를 사랑한다. 실상 여성으로 묘사된다.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면서 가슴 속 포부도 달라졌고, 소맹에 대한 사마의의 처우와 요원화의 감정 등이 복합적으로 엇갈리게 돼 먼 훗날 비극적 관계가 된다. 아울러 이방지와 무휼 등의 나이가 [뿌리깊은 나무]에 이르면 터무니없이 많다는 점도 [화봉요원] 속 요원화의 나이가 터무니없이 많아진다는 점과 닮았다.
오케이!
이방원은 1367년에 태어났다. 이방지와 무휼도 같은 또래로 보면 대략 1360년대 중후반 태생으로 볼 수 있다. 그들이 죽은 시기는 세종이 훈민정음을 반포하던 1446년이다. 팔순에 이른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팔순 나이에 카르페이와 각각 맞서다가 치명상을 입고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특히 무휼은 팔순 나이에 내금위장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출처: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한 장면 ©SBS
요원화는 조운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대략 160년대 후반 내지 170년대 초반생으로 볼 수 있다. 사마의가 고평릉 사변을 일으켜 전권을 쥐고 위의 어린 황제 조방을 허수아비로 만들었던 연도는 249년이다. 요원화가 사마의의 부하들을 전멸시켜가며 옥좌에 앉은 사마의를 향해 다가가던 초반부 장면에서, 그의 나이도 팔순에 다다랐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3. 농락당하는 이인겸·이성계와 조조


2014년 방영된 KBS 드라마 [정도전]에서의 이인임은 압도적인 경륜을 앞세워 우왕을 섭정했던 말 그대로 ‘합하’였다. 홍륜을 이용해 차도살인지계로 공민왕을 암살하는가 하면, 난행을 일삼던 우왕을 복종시켰다. 사대부들의 집단 행동도 최영을 이용해 때려 밟는 등 정략적으로 완전체에 가깝다.
우쭐!
반면, [육룡이 나르샤]의 이인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속적으로 정도전에게 농락당한다. 홍륜이 공민왕을 시해한 사실도 밀본이 알려줬으며, 사대부가 이성계를 앞세우려 하자 이성계의 약점을 일갈해 이성계를 굴복시킨 것도 사실은 밀본의 책략이었다. 정도전을 원나라 사신 암살 미수로 몰아 처단하려다가 오히려 정도전에게 말려들어 선동판을 만들어준 것 또한 백미다.

심지어는 홍인방(염흥방)이 고개를 들이밀자 이성계를 이용해 그를 견제하려 하는데, 이 또한 정도전의 계략이다. 온통 정도전과 밀본의 계략 속에서 꼭두각시로 살고 있으나 자신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성계도 마찬가지라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깊이 숨겨둔 약점을 이인겸에게 들킨다. 또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밀본의 도구’가 되거나 밀본의 지령을 받는 백성을 함주로 발 딛게도 한다. 영문도 모르고 왕이 될 운명을 향해 착착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출처: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한 장면 ©SBS
[화봉요원]의 조조는 사마의와 원방에게 놀아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관도대전도 조조의 노력으로 이긴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대로 돌아간 결과에 불과했다. 수경팔기의 상당수를 휘하 책사로 거느리고 있지만, 각자가 원하는대로 조조를 유도하면서 이리저리 휘둘린다. 심지어 화용도에서 관우에게 풀려났던 [삼국지연의] 속 에피소드에서는 사로잡히는 픽션으로 내용이 변형됐을 정도다.


4. 역사적 인물을 조종하는 가상 인물과 무명 인물



[육룡이 나르샤]는 정도전과 밀본이 모든 정국을 배후에서 조종하며 고려의 멸망과 조선의 건국이라는 시나리오를 향해 나아간다. 이인겸과 이성계는 정도전과 홍인방에 의해 철저하게 영문도 모르고 이용되고 있다. 나아가 밀본은 물론, 화사단·비국사 등 정보꾼들이 배후에서 암약하고 있음을 묘사한다.

이미 [뿌리 깊은 나무]에서는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와 반포를 두고 한껏 등장하는 가상인물들이 각각의 입장에서 전쟁을 치른 바 있다. 그리고 이 가상 인물들은 심종수 외 전부 죽었다. 심종수도 관직을 버리고 스스로 밀본 제4대 본원임을 선언하며, 어둠 속으로 들어가 한가놈(한명회)를 수양대군에게 접근시켜 계유정난을 배후 조종한다는 암시로 마무리된다.

[화봉요원]에도 역시 수많은 가상인물이 등장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원소의 사생아 원방이며, 초반부 등장하는 동탁의 책사 허임 등도 가상인물로 거론할 수 있다. 잔병의 일원들 가운데 요원화와 소맹은 새 정체성을 부여받게 되며, 나머지는 가상 인물들이다. 그런가 하면, [삼국지연의] 속 그저 그렇게 스쳐 지나가는 인물들에게 다양한 정체성을 부여해 비중을 늘린다. 누군지 전혀 기억이 안 날 동탁의 흔한 부하들에게도 삶을 각각 부여할 정도다. 이미지가 고정된 인물들도 상당수 재창작된다. 동탁과 여포 등 고정 악역 인물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개혁가나 책략가 등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장비는 유비의 꾀주머니다. 유비는 아예 예수와 비슷한 이미지로 그려지면서 조조를 농락하기도 한다.
약올림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임견미가 길태미가 돼 화사한 색조화장과 여성적 말투 등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염흥방은 홍인방이 돼 정도전과 지략 대결을 하는 상대로 거듭났다. 이들은 모두 [정도전]에서 뻔한 삼류 악당으로 묘사됐던 바 있음을 기억하면 색다른 묘사다. 딱히 뭔가 활약한 기록이 없는 이성계의 장남 이방우도 고려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검객으로 설정돼 있다. 그런가 하면 중국 대륙에서 활약한 장삼봉도 이방지의 스승으로 설정돼 있다.
출처: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한 장면 ©SBS
[화봉요원]의 작가 CHAN MOU는 자신이 줄거리 전개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한 적이 있다.

“어릴 적에 한족을 괴롭혔다고 배운 이민족들이 사실은 한족에 의해 쫓겨난 사람들임을 알았다.역사적 기록을 믿지 않기 때문”

이런 철학이 작품 속에서 역사를 모두 틀어버리는 사상적 기반이 되고 있는 셈이다.

[선덕여왕]에서 [창천항로]를 인용했던 작가들



참고로 김영현·박상연 작가는 MBC 드라마 [선덕여왕]을 집필하면서, 조조를 신(神)처럼 묘사한 일본 만화 [창천항로]의 명대사를 인용해 쓴 바 있다. 덕만이 춘추에게 “나는 모든 사람들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라며, “언제라도 그 그릇을 깨도 좋다”는 말을 한 것은, [창천항로] 속 유비가 관우를 처음 만나 자신의 동생이 되라고 설득할 때 하는 말이다.

비담이 염종에게 “나보다 더 무서운 걸 보기 전엔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던 장면은, [창천항로]에서 조조가 자신에게 항복한 장수에게 “조조를 웃도는 공포와 만날 때까지는 네가 배신할 리 없겠지”라는 말을 하는 것과 닮았다. 비담이 반란을 일으킨 후 “덕만까지 70보” 등의 대사를 한 것은, [창천항로]에서 유수 전투에서 감녕이 조조를 죽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면서 “조조까지 30보”라고 말한 것과 유비된다.

이렇듯, [선덕여왕]에서도 만화 대사의 흔적이 있기에 같은 작가들의 작품인 [육룡이 나르샤]에서 [화봉요원]의 흔적을 찾는 것도 무리한 추리는 아닌 것 같다. 다만, [선덕여왕]에서는 대사의 일부분을 인용한 것과는 달리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설정 등에서도 [화봉요원]의 흔적이 많이 보인다는 점에서 다소 의아하다는 생각도 든다. 아울러 ‘지재 상인’ 중 1인인 비국사의 주지 적룡 스님의 외모는 일본 만화이자 영화,애니메이션 등으로도 재창작된 [바람의 검심]의 유쿠잔 안지와 비슷하지 않느냐는 일부 시청자들의 지적도 있다.
출처: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적룡 스님(좌)과 영화판 [바람의 검심]에서 묘사된 유쿠잔 안지
이렇듯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화봉요원]의 그림자가 엿보인다. 문화 컨텐츠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그러면서 서로 닮기도 하고, 이른바 ‘장르’ 혹은 ‘코드’라는 게 형성되기도 한다. 이것이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고, 개별 작품을 통해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더불어 최종적인 판단은 물론 시청자인 독자 여러분의 몫이다.

필자 : 샤브샤브뉴스(초대필자)


 2015년 7월 4일 창간한 인터넷 미디어 '샤브샤브뉴스'입니다. 가십과 편향된 당파성보다는 언제나 분석을 위주로 중간자가 되는 것이 저희의 바람입니다. → 샤브샤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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