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카톡 유언비어 바로잡기

조회수 2015. 10. 20. 18: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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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우뉴스
한국사 교과서와 관련해 카카오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언비어가 돌고 있습니다. 필자(심용환)는 역사교육을 전공한 20년 경력 강사입니다. 국사, 근현대사, 한국사로 이어져 온 지난 10여 년간의 교과서, 수십 종의 한국사 참고서, 지난 12년간의 모든 수능 기출 문제를 연구했습니다. 더불어 수능 한국사, 공무원 한국사,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관련 책도 여러 권 저술한 바 있습니다.

한국사 교과서 카톡 유언비어의 잘못을 바로잡는 필자의 활동은 여러 매체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이 글은 필자가 이왕에 작성한 ‘유언비어 바로잡기’를 퇴고하고, 보완한 글입니다. (편집자)
출처: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소셜서비스를 통해 유통되는 ‘한국사 교과서’에 관한 유언비어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거짓 주장을 마치 사실인 양 카톡 등 소셜 서비스에 유포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정치 논리를 떠나, 이런 거짓말 제발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예수의 제자’라면 더욱더 정직해야 하지 않습니까?

제가 예수의 제자라고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이 ‘찌라시’가 주로 개신교인들 사이에서 유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 역시 기독교인이고, 오랫동안 교회에 헌신해왔습니다. 각설하고, 유언비어의 잘못을 하나씩 바로 잡겠습니다.

1. 남침이냐 북침이냐  

거짓입니다. 용어의 혼동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에 국방부가 공식으로 ‘북한의 남침’으로 용어를 바꾸었죠. 학생이든 일반인이든 북한의 기습적 남침은 국민적 상식입니다. 다만 ‘북침’을 북한의 침략으로 오해해서 빚어진 해프닝입니다. 언론을 통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아닌가요?


2. 미군은 점령군, 소련은 해방군? 

거짓말입니다. 점령군, 해방군이란 용어는 당시 미군과 소련군이 진주 할 때의 태도를 이야기한 것입니다. 뒷부분은 아얘 교과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날조된 사실입니다. 그리고 6.25전쟁 관련해서는 ‘남침→낙동강 전선→맥아더 인천상륙작전→압록강 전선→중국군 참전→흥남 철수→1.4 후퇴→서울 재수복’으로 정확히 배우고 있습니다.

미군이건 소련군이건 모두 일본을 항복시키고 무장해제 시키기 위해서 들어왔습니다. 한반도 진주 당시에 그들이 내건 포고문이 교과서에 실려 있는데 견해 차이가 매우 확연합니다. 포고문의 내용이 이런데 우리의 구미에 맞춰 친미적으로 서술하면 그게 역사학인가요?

당시 북한에는 소련군에 저항할 만큼의 정치 세력도 없었고, 이에 비해 남한은 좌경화된 건국준비위원회가 인민공화국을 선포했던 상태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미 군정의 대응이 필요했던 측면도 있습니다.

교과서는 북한에 대한 서술이 극히 약하고, 더구나 소련에 대한 서술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이에 비해 미 군정에 대한 얘기는 매우 자세하게 서술됩니다. 좌우합작위원회를 미 군정이 지원했다든지, 신한공사를 세워 귀속재산을 처리했다든지 비중 자체가 비교가 안 됩니다. 왜 이런 사실은 쏙 뺄까요? 분량만으로 따진다면 상당히 친미적인 교과서입니다.


3. 주적은 미국, 북핵은 자랑? 

날조된 거짓말입니다. 어떤 교과서도, 참고서도 이런 내용 없습니다.


4. 남한은 정부 수립, 북한은 국가 수립?   

거짓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국가 수립’은 다른 나라를 지칭합니다. 즉, 대한민국임시정부 정통성을 그대로 계승한 나라는 남한이라는 의미입니다. 더군다나 북한 관련 내용은 수능에 전혀 출제되지 않고, 내신이나 한국사 능력검정시험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북한에 관해 교육받는 부분은 극히 미약합니다.

더구나 교과서는 1948년 8월 15일이 아니라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기준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 셈이죠. 1945년 해방 이후 찬탁·반탁논쟁, 정읍발언, 좌우합작운동, 남북협상 등의 사건이 있었고, 1948년 정부 수립 당시 김구, 김규식 등 민족주의 세력이 총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교과서는 상술하고 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이 중요합니까, 1948년 정부 수립이 중요합니까? 의도적으로 ‘건국절’을 띄우기 위한 책략입니다.


5. 북한에 정통성? 

날조된 거짓말입니다. 어떤 교과서도, 참고서도 이런 내용 없습니다.


6. 박정희 경제발전은 비판, 북한 천리마 운동엔 우호적? 

거짓말입니다. 경제 개발은 박정희 정부 시기에 따라 그 목적과 내용이 달라서 이렇게 단순하게 서술되어 있지 않습니다. 김일성의 정적 숙청은 단원 내용 자체가 ‘김일성 일인체제 구축’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독재상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죠.

새마을운동은 1970년에 시작되었고, 유신은 1972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바보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서술할 수가 없죠. 새마을 운동에 대해서 교과서는 외형적 근대화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고 농촌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다고 분명히 기술하고 있을 뿐입니다. 북한의 천리마 운동은 경제 건설 운동이 맞습니다. 아닙니까? 경제 건설로 표기했다고 잘못이라면 대체 뭐라고 씁니까?

북한에 관한 서술의 80%는 모두 ‘김일성 유일체제 확립’입니다. 내용을 쭉 읽어보면 단박에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천리마 운동? 북한의 경제 개발 계획은 결국 실패했고, ‘합영법(1984)’ 이후 개혁개방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 교과서 서술의 주요 요지입니다. 어디에 우호적 서술이 있다는 건가요?


7. 북한 인권유린은 모르쇠, 전두환 삼청교육대만 비판? 

거짓말입니다. 우선 교과서 현대사 비중의 97% 이상이 모두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나마 나와 있는 아주 간략한 북한의 역사는 위에서 지적했듯 시험에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분량상 대한민국 민주화 과정의 역사를 다루겠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인권 유린과 민주주의 유린을 자행했던 삼청교육대 문제에 대해 가혹하게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북한 쪽 부분은 서술 범위 자체가 매우 적기 때문에 아주 단편적인 사실만 들어가 있을 뿐입니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 교과서 수정 명령 이후 북한에 대한 내용은 더욱 가혹하게 다듬어져 있습니다.


더구나 실제로 시험에서는 독재 정권의 인권 유린에 관해서 사실상 출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껏해봤자 4.19혁명과 6월 항쟁 같은 대표 민주화 운동만을 출제할 뿐입니다. 민청학련사건(1974), 삼청교육대 같은 인권 유린에 대해 드문드문 서술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조차도 당시 있었던 일들의 극히 일부만 서술되어 있습니다. 교과서 자체가 민족주의적 정서가 강하고 정권의 공과를 설명하는 형태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인권 문제 자체가 제대로 기술되어 있지 않은 것입니다.


8. 반기독교 성향?  

거짓말입니다. 한국사 교과서 자체가 대한민국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종교 관련 분량은 적습니다. 기독교 외에 다른 종교 관련 서술도 모두 적습니다. 오히려 분량으로 따지면 개신교 분량이 가장 많습니다. 선교사의 사립학교, 병원 설립 얘기 모두 나오고 있고요. 앨런, 헐버트 선교사 얘기도 나옵니다. 더구나 대표적인 민족운동단체인 신민회 역시 정확히 기독교 탄압 운동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다른 종교에 비해 전혀 차별받고 있는 거 없습니다.

다소 억울한 면이 있을 수는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종교, 천도교, 개신교는 가장 중요한 독립운동세력이었고 특히 개신교의 업적은 다방면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굳이 종교별로 나누어서 동등하게 억지 서술하는 측면 또한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저자들의 의도라기보다는 민족주의 역사관, 종교 다원 사회에서 종교 중립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국가의 태도와 관련이 있을 뿐입니다. 국가에 따져야 할 문제입니다.


9. 829건의 오류와 편향?  

거짓말입니다. 우선 이 시정명령은 교학사 교과서가 문제가 되니까 정부가 억지로 만들어낸 수정 요구사항입니다. 건수도 829건 아닙니다. 수백 건 이상의 오류가 났던 교과서는 교학사 뉴라이트 교과서가 유일합니다.


출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교학사 교과서 나오자마자 한국역사연구회 중심으로 단 3~4일 만에 긴급 오류 보고서를 만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분량만 해도 30~40장이었습니다. 근현대사뿐 아니라 전근대사에도 오류가 가득했습니다. 이에 대해 단순 오류라고 주장했지만, 수정을 거듭할수록 더욱 많은 오류와 편향 기술(친일, 독재 미화 등)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런 교과서가 교학사 교과서 말고 어디에 있죠?

더구나 교학사 교과서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안시성 성주가 양만춘이라는 드라마 대본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나머지 8종의 교과서에는 ‘안시성 성주’라고만 기록합니다. 성주의 이름은 모르기 때문입니다. 교학사 교과서 수준만 이렇습니다.


10. 좌경화된 집필진?  

거짓말입니다. 교과서 집필진의 절반 이상은 대학교 교수님들입니다. 또한,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검인정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출판사의 영향력 또한 상당합니다. 전교조 교사에 대한 인식도 문제지만, 전교조 교사가 교과서를 만들었다는 것 역시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구조상 불가능합니다.

출판사는 대부분 사교육 업체들입니다. 사교육 업체들이 전교조 교사만 골라서 영입했다는 얘기인가요? 그리고 전교조? 최근 젊은 교사들은 전교조 등에 잘 가입하지 않습니다. 교총, 전교조식으로 교육 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언론 지형도에 불과하지 학교의 실상과는 별 상관 없습니다.


11.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필연?  

거짓말입니다. 뉴라이트와 일부 보수 정치인들의 정치 공작이 없었으면 논란도 없었을 주제입니다. 이 전에 어떤 교과서 논란이 있었나요? 단 한 건의 교과서 논란도 없었습니다.

이명박 정권 당시 교과서 수정 명령 사건이 있었고,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임시정부를 빼며 건국절 제정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학사 교과서 발행 사태가 있었고, 다시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왜곡된 역사 인식 발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정화가 대두했습니다. 작금의 논란을 누가 일으켰습니까?

12. 북한 구원?  

이런 중상모략과 비방을 통해 하나님이 역사하실까요? 신앙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수준이 결여한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스스로 종교인이라고 말하고, 또 해당 종교를 타인에게 권하는 분이라면 좀 더 양심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려면 더 엄격한 정직함에 기초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시길 권합니다.

필자 : 심용환(초대필자, 역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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