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 워: 캡틴 아메리카는 왜 버키를 쫓는가?

조회수 2016. 5. 8. 20: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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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의 드라마 훑어보기: 캡틴 아메리카는 왜 버키를 쫓는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개봉으로 마블 슈퍼 히어로 영화에 대한 열기와 함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죠.

화려한 액션 뒤에 감춰진 드라마를 토대로 영화 '캡틴 아메리카'가 전하는 서사와 철학이 무엇인지 세편에 걸쳐 가볍게 돌아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1편: 캡틴 아메리카는 어떻게 탄생하였나?
2편: '윈터 솔져'의 의미는?
3편: 시빌 워: 캡틴 아메리카는 왜 버키를 쫓는가?
이 콘텐츠는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대한 다량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marvel.com
이 콘텐츠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가 담고 있는 사연 들 중 주인공 스티브 로저스와 그의 친구 버키 반즈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드라마를 들춰봅니다.

앞서 '퍼스트 어벤저'에서 약골이던 주인공은 강력한 초인이자 불의를 넘기지 못하는 선인이 됩니다. 특히, 자신이 약자이던 시절을 열등감으로 돌아보기보다 다른 약자를 돌보는 존재가 된 것이죠. 

'윈터 솔져'에서는 쉽게 변질되고 마는 세상에 맞서 고군분투합니다. 타락한 친구를 마주하는가 하면, 정의로운 곳이 악으로 오염된 현실도 목격하죠. 특히, 옳은 일을 위해 구축된 기술 '프로젝트 인사이트'가 완전히 그릇된 살상무기로 돌변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완결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는 두 영화에서 보여줬던 '정의'의 방향과 정체성이 더욱 복잡한 모습으로 분열되기 시작합니다.
출처: marvel.com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캡틴 아메리카는 왜 버키를 쫓는가?

출처: marvel.com
'윈터 솔저'편의 마무리에서 스티브 로저스는 바다에 떨어져 죽어가지만, 대립하던 옛친구 버키가 그의 목숨을 구하고 사라집니다. 누구보다 과거의 친구를 잘 알던 스티브는 버키가 마침내 악의 세력에서 벗어나려는 것을 느끼게 되죠.

그런 스티브의 측은지심이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갈등의 한 축으로 자리하게 됩니다.

영화 '시빌 워'는 버키 반즈가 하이드라의 조종을 받아 저지른 과거 테러를 프롤로그로 조명하는데요. '윈터 솔져'로서 범죄를 저질러온 버키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관객에게 던지는 화두이기도 합니다.

출처: marvel.com
출처: marvel.com comic book 'civil war'

만화 원작과 같은 점 혹은 다른 점

'시빌 워'에는 '악당들의 존재감'이 없습니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불의'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벌어지는 힘의 격론이 큰 분쟁을 일으키는데요.

원작만화 '시빌 워' 에서는 '초인등록법안의 찬성과 반대'를 두고 마블 히어로즈들이 큰 대립을 하게 됩니다. 초인들의 모든 신상정보를 국가에 등록하고 관리하여 제도화시키느냐와 신상의 비밀을 각자에게 맡기고 종전대로의 자유를 허용하느냐를 두고 싸우게 되는 것이죠.

영화 '시빌 워'는 겉보기에는 원작만화와 비슷하게 '히어로들을 제도 관리하는 협정'에 서약하냐 마냐로 대립하지만, 그 협정의 이면에서 일어나는 충돌이 드라마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초반에서 '스칼렛 위치'는 캡틴 아메리카를 폭탄에서 구하려다 다른 사람들을 죽게 하는데 그 처리를 두고 UN의 정치가들이 논의한 끝에 소코비아 사건('어벤저스 2 : 울트론의 시대' 배경이 되었던)을 예시해 '어벤저스'를 UN 관리 기구 아래에 두고 제도화하자는 협정을 제시하게 됩니다.

출처: marvel.com via IMDB

소코비아 협정은 갈등의 본질이 아니다!

소코비아 사건 피해자를 만나 처연한 항의까지 들었던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히어로들에게 억제와 관리가 필요하다며 협정에 찬성하고, 캡틴 로저스는 그 과정에서 히어로들의 인권이 침해되는 역설적 상황에 반대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둘을 걷잡을 수 없게 대립시키는 것은 협정이 아닌 '윈터 솔져'의 UN 테러 사건인데요. 소코비아 협정을 주도하고 발의한 나라 아칸다의 국왕이 사망하고 그 범인으로 '윈터 솔져' 버키 반즈가 지목되기 때문입니다.


캡틴 아메리카가 버키 반즈를 감싸는 모습은 앞의 영화들에서 비롯된 일관적인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저지른 일이 있다면 합당한 심판이 주어져야 한다. 그러나 그 사람이 하지 않은 일까지 덮어씌우지 마라. 하이드라 때문에 강제로 저지른 범죄들을 버키가 모두 책임져야 하는가?

그런 스티브에게 버키가 고백도 하죠. '아니야, 그것은 모두 내가 한 일이었어.'
출처: marvel.com via IMDB

시빌 워 (Civil War), 어떤 뜻인가?

이쯤에서 영화의 타이틀 '시빌 워'의 뜻을 상기해봅니다. 'Civil War' 는 '정치권력의 획득을 둘러싸고 같은 나라 안에서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 대해 무력투쟁을 일으키는 행위' 로 정의되곤 하는데요. 짧은 말로 '내전'이라 합니다.

같은 나라, 같은 사회 안에서 벌어지는 내전은 침략과 방어처럼 방향과 경계가 외부적으로 명확한 전쟁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살던 집단이 각자의 이해추구과정에서 대립하게 되는데요. 

이권이나 종교 인종 갈등이 아닌 '서로 옳다고 여기는 평이한 개념들'이 충돌할수록 더 깊고 복잡한 싸움으로 전개되기에 외부의 시선으로 볼 때는 종종 왜 싸우는지조차 이해가 어려워집니다.

영화 '시빌 워' 에서는 '범죄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 를 두고 크고 작은 대립이 빚어집니다. 이는 철학으로 정립된 개념 중 '사회정의'(Social Justice)의 원칙과 실현을 두고 맞서는 집단갈등의 은유이기도 한데요.
출처: Korean War Photos, United States federal government
우리에게 가슴아픈 역사, 한국전쟁(1950-1953)도 대표적인 내전(Civil War) 이다.
출처: www.socialjusticejournal.org
출처: marvel.com via IMDB

상실감과 동질감, 희생자와 가해자

'시빌 워'에서는 주인공 캡틴 아메리카보다 더 큰 갈등과 논란에 휩싸이게 되는 두 사람이 등장합니다. 하나는 스스로 '제도 된 통제'를 받아들이고자 했던 아이언맨, 또 하나는 UN 테러로 사망한 국왕의 아들 '블랙 팬서' 입니다.

토니 스타크는 성인이 되던 무렵 부모가 테러에 사망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코비아에서 아들을 잃었다는 어머니의 분노도 쉽게 이해하고 그 방지책으로 소코비아 협정 서명을 모두에 내미는 거죠.

토니 스타크의 분별력과 정 반대 선상에는 오로지 복수를 하겠다며 버키를 죽이려는 블랙 팬서가 있습니다.

둘은 소코비아 협정을 앞뒤로 뭉치게 되지만, 협정도 반대하고 버키도 보호해야 하는 스티브는 둘에 모두 맞서게 됩니다.

출처: marvel.com via IMDB

개인의 복수가 정의 구현인가?

영화의 플롯은 의외의 복선과 반전을 통과하며 버키가 UN 테러의 범인이 아니라는 게 드러나고, UN 테러를 조작하면서까지 토니와 스티브를 대립시킨 진범은 '윈터 솔져'의 악행 자료를 공개해 아이언맨의 이성을 날려버립니다.

앞서 영화의 초반부 '윈터 솔져'가 테러하는 대상이 이 시점에서 밝혀지는데 그 희생자는 다름 아닌 토니의 부모님이었던 것입니다.

이제 '개인의 복수는 정의란 이름으로 펼쳐질 수 있는가?'라는 주제가 무겁고 매섭게 인물들 사이를 휘몰아칩니다.
출처: marvel.com comicbook 'civil war'
아이언맨-캡틴 아메리카-버키 반즈는 처절하기 짝이 없는 전투를 시작하게 되는데요.

버키는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통제와 자정을 대변했던 두 인물의 처지는 바뀌다 못해 이성 잃은 복수심과 인류애적인 조정자가 드잡이질로 피를 흘리게 되는 내전이 펼쳐집니다.

마지막 전투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입혀가는 장면들은 상징적이기까지 하죠.

그렇게 펼쳐지는 대결은 버키 반즈 로 대변되는 보통 사람들을 두고 사회 이데올로기의 정체성과 방향들이 충돌하는 느낌입니다.
출처: marvel.com via IMDB

승자가 나올 수 없는 싸움

영화 '아이언맨' 에서 '양심'으로 은유 되기도 했던 아크 원자로를 정의의 상징인 캡틴의 방패가 내리찍는 장면은 메타포 액션의 결정이라고 할 수 있고요.

눈앞에 부모님 원수가 나타나자 복수심에 불타는 평범한 인간이 되는 토니 스타크. 불리한 약자가 된 불씨를 감싸기 위해 감히 정의라는 이름도 내려놓는 캡틴 아메리카의 행동.

둘의 처지에 관객들은 공감하게 되는 한편, 어느 한쪽을 응원하기도 힘들어집니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는 피해자가 되는 아이러니 속에서 드러나는 진범의 동기 역시 피해의식의 복수였다는 것은,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문제의식의 본질이 되는 셈입니다.

그렇기에, 영화의 마지막 싸움은 승자가 나올 수 없는 전투이기도 하지만 승자가 나와서도 안 되는 전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언맨이 승리하면 부모의 원수를 갚는 살인자가 탄생하는 셈이고 캡틴이 승리하면 억울한 피해자만 남게 되니까요.

그래서 원자로의 불빛은 꺼지고 캡틴은 방패를 내려놓게 됩니다. 개인의 복수 실현도 정의가 아니요, 범죄자의 비호도 정의가 될 수 없다는 것이죠.

출처: marvel.com via IMDB

그런 그들의 뒤편에서 자신의 문제를 모두의 문제로 풀어가는 고결한 존재가 *에필로그를 마무리합니다. 


*이 에필로그는 엔드크레디트 중에 등장하는 쿠키 형식의 영상입니다.
출처: marvel.com via IMDB
"내 아버지, 토니 부모님, 버키 반즈, 모두 거대한 범죄의 희생양이야. 
그저 내가 찾아줄 수 있는 평화라면 한 사람에게라도 찾아주고 싶다."
출처: marvel.com comicbook 'civil war'

캡틴 아메리카는 왜 버키를 쫓는가?

세 편의 영화를 통틀어 버키 반즈의 뒤를 쫓아온 캡틴 아메리카는 블랙팬서의 나라 와칸다에서 버키와 작별을 하고 그가 갖고 있던 무거운 짐을 마침내 내려놓게 됩니다.

-캡틴 아메리카는 왜 버키 반즈를 쫓는가?

세 편의 영화에 모두 등장하면서도 색다른 이유와 답을 만들게 되는 이 질문은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가 보여주는 드라마의 핵심이자 '정의라는 이름의 철학'앞에 관객들의 지성을 인도하는 일종의 안내가 아닐까 합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드라마 훑어보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marvel.com via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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