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는 어떻게 탄생하였나?

조회수 2016. 5. 6. 23: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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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의 드라마 훑어보기: 영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개봉으로 마블 슈퍼 히어로 영화에 대한 열기와 함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죠.

화려한 액션 뒤에 감춰진 드라마를 토대로 영화 '캡틴 아메리카'가 전하는 서사와 철학이 무엇인지 세편에 걸쳐 가볍게 돌아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1편: 캡틴 아메리카는 어떻게 탄생하였나?
이 콘텐츠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저'
에 대한 다량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멀티버스와 평행우주, 그리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우리가 흔히 '다원우주' 라고 부르는 멀티버스(Multiverse)는 어윈 슈뢰딩거가 1952년에 언급한 개념에서 정립되었습니다.

 

Ewin Schrödinger (1887-1961)

그러나 이는 소설이나 영화에서 혼용되는 개념과는 조금 달리 '서로 다른 일이 일어나는 우주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이론' 이죠.

소설과 영화에서 자주 쓰이는 '지금 현실과는 별도로 또 다른 현실이 존재한다 '는 고찰은 '평행우주' 라 불리우는 개념으로 19세기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가 가설한 철학적 관념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출처: William James (1842–1910), Notman Studios
'다원우주'나 '평행우주'나 영미권에서는 똑같은 단어인 Multiverse 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으며 그만큼 개념도 혼동되고 있지만, 전자는 물리학에서 우주와 세계를 연구하고 해설해나가는 개념인 반면 후자는 문학과 상상력의 콘텐츠에서 우리들의 삶을 관찰하는 철학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 까닭에 '패러렐 유니버스'(일본문화권에서는 패러렐월드 라는 표현으로 잘 알려진)라고도 불리는 팽행우주의 개념은 윌리엄 제임스가 대중 앞에 피력하기 전부터 신화나 고대문학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있기에, 우리에게 제법 친숙한 상상력의 세계이기도 합니다.
출처: marvel.com
1939년 출판을 시작해 1960년대부터 전성기를 맞은 미국의 만화출판사 마블은 아시다시피 수많은 슈퍼 히어로들을 만화속에 등장시켜 큰 인기를 누리다 여러 곡절 끝에 2008-2009 년 무렵부터는 그 원작 만화들을 토대로 한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들을 직접 제작 발표하며 극장 영상문화에 어울리는 히어로들을 선보이고 있죠.

그런데 이 영화들은 원작 만화와 대충 다른 정도가 아니라 나름의 고유한 설정과 서사를 토대로 전혀 다른 세계관들을 구축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원작만화의 팬들이 오히려 영화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불만에 찬 소리를 낼때도 있는데요. 이를 마블 측에서는 '똑같은 인물들과 세계라도 평행우주의 개념을 채택한 것이라 보면 된다' 며 앞서의 패러렐 유니버스를 영화 설정에 도입해 이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라는 개념으로 구조합니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Marvel Cinematic Universe) 로 새롭게 선보인 캡틴 아메리카

1940년대 등장했던 캡틴 아메리카는 그 이름처럼 '짱 센 미국'을 대표하는 단순 과격한 캐릭터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여러번의 재탄생 끝에 등장한 캡틴 아메리카는 자신이 가진 힘은 물론 스스로 지켜야 하는 존재와 가치에 대해 무거운 의문을 던지게 됩니다.

그리고 2011년에 나온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 만화 시리즈가 시대별로 갖고 있던 모습들을 유연하게 하나의 설정에 묶어 어떻게 보면 충돌할 수 있는 모순들을 개인의 고뇌로 표출시킵니다.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저
- 영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출처: marvel.com
이제 첫번째 영화 '퍼스트 어벤저'를 돌아볼까요?

2011년 영화로 등장한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저' 는 '캡틴 아메리카' 라는 이름이 줄 수 있는 위화감이나 반감을 우려한 국내 배급사에 의해 아예 '퍼스트 어벤저' 로 개봉하게 되는 곡절도 있었습니다.

초기 만화원작과 비슷하게 세계2차대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편'이 영화 '퍼스트 어벤저'인데요.

주인공 스티브 로저스는 처음부터 그리 강력한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출처: marvel.com via IMDB

약골 청년, 그러나 그를 우습게 보지 않는 친구

출처: marvel.com via IMDB
스티브 로저스 라는 청년은 아주 허약한 체질로 그냥 슥 보기만 해도 가련한 한숨이 나올 정도로 왜소합니다.

그런 그에게는 절친이 하나 있는데 버키 반즈라는 친구죠.

버키와 스티브는 겉보기만으로도 체급이 확연히 달라 보이지만 불의를 대하는 태도나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만은 그리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티브는 버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버키야말로 자신보다 아래로 보여질 수 있는 상대를 자신과 똑같은 동급으로 대하는 위인이었으니까요.

버키는 스티브를 함부로 동정도 하지 않습니다. 스티브가 불량배에게 맞아도 그걸 복수를 대신해준다던가 하지 않죠. 오히려 위로와 격려를 합니다.

약한 사람도 초인으로 만들어 주는 약의 부작용

출처: marvel.com via IMDB
그런 친구와의 사이에서 스티브는 억울한 일을 당한 뒤에도 복수심보다는 그저 잘못된 일을 바로잡고 약자를 도우려는  태도를 갖추게 됩니다.

나치 제국의 야욕을 막아내는 정의로운 군인이 되고 싶었던 그가 어렵사리 군입대의 기회를 얻어 지원 사유를 말하게 되었을때도 '불량배들을 물리치는 것일 뿐, 없애려는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답하죠.

이윽고 그에게 하나의 시험이 다가옵니다.



(영화 '퍼스트 어벤저' 에서 슈퍼 혈청을 맞게 된 스티브)

약골도 엄청난 초인으로 만들어준다는 슈퍼 세일럼 혈청의 존재인데요.  그야말로 만화스러운 초능력을 만들어주는 그 약에는 부작용이 있었으니 착한 사람은 더 착하게... 악한 사람은 더 악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이 약을 마시면 어떻게 될까?'

약골 스티브 로저스에게 엄청난 열등감과 복수심이 있었다면 그 약을 마셨을때 어떤 인물이 될지 뻔할 뻔자였던 셈이죠.
출처: marvel.com via IMDB
특수부대 하이드라의 수장 요한 슈미트는 슈퍼 혈청을 주입받고 그 부작용으로 굉장한 악인 '레드스컬'이 된다.

스티브 로저스를 강하게 만드는 존재, 절친 버키

출처: marvel.com via IMDB
툭하면 동네 깡패에게 후드려 맞기나 하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비웃음을 사는데 익숙했던 스티브의 시간을 생각하면 어떻게 그가 악한 사람이 아닌, 더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의아해지기도 합니다.

그토록 스티브의 멘탈이 강했던 요인은 버키 반즈라는 동료, 바로 그가 순수하게 흠모하는 영웅이 그의 곁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도 힘이 세지면 저런 사람이 되어야지, 약자를 도와주되 함부로 동정도 하지 않으면서 누구나 평등하게 같은 인격체로서 대할 수 있는 영웅.'

어릿광대에서 진짜 영웅이 되다

출처: marvel.com via IMDB
스티브 로저스는 이제 슈퍼혈청의 힘으로 엄청난 슈퍼맨이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어릿광대였습니다. 대중앞에서 쇼를 하고 돈을 끌어모으고 군인들에게는 야유를 받죠. 

스티브는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 회의를 품어가던 무렵 다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친구 버키가 속해있던 군부대가 전투에서 패해 그 부대원들이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자 사령부에서도 구출을 해야할지 말지를 망설이게 됩니다.
출처: marvel.com via IMDB
스티브 로저스는 마침내 어릿광대의 복장을 떨치고 친구를 구하러 홀로 적기지에 뛰어듭니다. 스티브 로저스가 그렇게 진정한 캡틴 아메리카로 거듭나 성공적으로 부대도 친구도 구출하고 막사로 돌아왔을때

그가 구한 존재는 여전히 자신에게는 절친이자 소중한 존재이지만 어쩐지 자신에 비해 왜소해졌고 이제는 약하게 느껴지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친구 버키는 스티브와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말합니다. 캡틴 아메리카를 위해서 박수를 치자고 말이죠.

그렇게 버키를 바라보던 스티브 로저스가 영웅이 되고, 그 영웅탄생을 축하하는 조금 초라해진 옛친구의 이야기.

그것이 '퍼스트 어벤저'의 드라마라 하겠습니다.
출처: marvel.com via IMDB
- '캡틴 아메리카의 드라마 훑어보기' 는 '몰락한 영웅과 얼어붙은 마음' 편 으로 이어집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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