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커머스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K-할인점의 정체

조회수 2020. 11. 17. 17: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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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스 10년, K-창고형 할인점의 스탠다드를 세우다

36.4%

온라인 사업의 신장률이 아니다. 트레이더스의 성장세를 말하는 숫자다.

금감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이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올해 9월 전년 동월 대비 36.4% 신장했다. 이번 달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올해 9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 신장률인 30.7%를 넘어서는 수치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보다 트레이더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오프라인 리테일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희귀한 현상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이마트 3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1~9월 매출 신장률은 23%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할인점 이마트는 4.3%, 노브랜드를 필두로 한 전문점은 13.2% 등 ㈜이마트 내 주요 사업들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23%라는 트레이더스의 매출 신장세가 단연 눈에 띈다.


매출 규모도 상당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총 매출액 2조 원을 넘어선 트레이더스는 올해는 3분기 만에 총 매출액 2조 원을 달성했다. 3조 원 달성도 멀지 않아 보인다.

2010년 11월 26일, 이마트가 용인 지역에 첫 번째 트레이더스를 선보인 이후 10년이 흘렀다.

2006년 월마트에서 이마트로, 2010년 이마트에서 다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로 변신한 구성점은 지난 10년 새 매출액이 4배 이상 증가했다. 10년 전 매출액 500억 원 달성도 요원했던 이마트 구성점은 트레이더스 구성점으로 변신하며, 올해 매출액 2천억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1호점 구성점을 시작으로 트레이더스 점포 수는 그간 19개까지 증가했다. 점포 수로는 원조 격인 코스트코를 이미 제치고, 국내 최다 창고형 할인점으로 도약했다.


이커머스가 득세하는 온라인 쇼핑 시대에 트레이더스가 시장을 압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트레이더스 사업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마트 직원들과 함께 구성점을 방문했다.

이달 7일에 찾은 트레이더스 구성점은 평일 오전인데도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트레이더스를 찾은 고객은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서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10년 전도 지금도 트레이더스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권오현 트레이더스 구성점장은 “고객의 대답 속에 답이 있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트레이더스, 팔레트 4천개의 경제학

상품은 물류창고에서 사용하는 팔레트 채로 전시한다. 트레이더스가 운용하는 상품의 종류는 일반 대형마트의 10분의 1수준인 4,000여개다.

트레이더스는 창고형 할인점의 핵심인 ‘대용량,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 법칙을 철저히 따른다.

즉, 상품의 가격 거품을 없앴다. 국내 대형마트의 운영상품 수(SKU·stock keeping unit)는 일반적으로 5만 개 이상이다. 반면 트레이더스는 4,000여 개에 불과하다. 핵심 아이템을 운영해 단일 상품 구매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상품은 모두 대용량이다. 소포장한 상품은 찾기 힘들다. 쌀은 10kg 이상, 과일은 상자째로만 살 수 있다. 상품 종류를 늘리기 보다는 잘 팔리는 상품을 집중해서 판매한다. 취급하는 상품의 구성품이 적고, 대용량인 대신 저렴하다.


팔리지 못한 상품은 퇴출한다. 트레이더스 OP운영팀 최혁 팀장은 “매주 진행하는 회의에서 매입 담당자와 운영 담당자들이 상품 경쟁력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며 끝장토론을 벌이고 있다. 서로 견해차로 격론이 되기도 하지만, 이런 논의가 트레이더스의 성공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트레이더스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영업지원팀 정성훈 부장은 “트레이더스는 팔레트 4,000개의 경제학이라는 말이 있다. 판매 상품 수가 4,000개에 불과하고 팔레트 단위로 진열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판매 효율이 가장 높은 4,000개를 찾아내는 비즈니스다”라고 밝혔다.

트레이더스는 연회비를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창고형 할인점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형마트보다 7~15%, 코스트코보다는 3~5%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모든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 결제 수단에 제약도 없다. 전통적인 창고형 할인점의 성공 원리인 ‘선택과 집중’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구매력을 극대화해 가격경쟁력을 유지한다. 타사와의 차이점이다.

K-라이프스타일로 고객 마음 공략

원조 격인 북미의 창고형 할인점은 공산품이 주력이다. 반면 트레이더스는 신선식품에 초점을 맞췄다. 매장에서도 신선식품 코너의 창을 크게 만들어 내부 손질 과정을 고객이 그대로 볼 수 있다. 

올해 1~9월 트레이더스의 전체 매출에서 신선식품 비중은 42%를 차지한다. 축산 카테고리는 매출의 15%로 전체 상품 카테고리 중 1위를 달성했다. 전체 상품 중 매출 순위 1위는 냉장 삼겹살, 2위 양념 소불고기, 3위 양념 토시살 구이, 5위가 목심이다. 매출 순위 1~5위 중 4개가 축산 제품이다.

훈제 삼겹살 등 즉석조리 음식도 트레이더스가 자신 있게 내세우는 제품군이다. 즉석조리 제품군의 경우 올해 1~9월 매출은 작년 동기간 대비 33.8% 증가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T카페도 인기몰이 중이다. 미국식 입맛에 특화된 코스트코의 카페 음식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반면 트레이더스는 염도를 낮춰 부드럽고 담백한 맛으로 국내 소비자의 입맛을 겨냥했다.

권오현 구성점 점장은 “경쟁점과 가장 대비되는 장점은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예로 한국인은 경쟁사의 회전식 통닭구이보다는 트레이더스의 두 마리 치킨을 더 선호한다. 경쟁사에는 없는 즉석 반찬도 인기”라고 말했다. SKU 운영부터 카페까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상품 구성으로 고객 마음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강력한 자체 브랜드

트레이더스는 트렌드를 만든다.

어느새 ‘국민생활필수품’으로 안착한 에어프라이어의 유행은 트레이더스가 주도했다. 에어프라이어는 기름 없이 뜨거운 공기로 바삭한 튀김 요리를 할 수 있는 소형 가전제품이다. 2016년 출시한 트레이더스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에어프라이어는 현재까지 47만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에어프라이어다. 에어프라이어가 트레이더스에 입점하는 날에는 1만 대가 오전에 모두 팔리는 폭발적인 인기를 1년 넘게 지속했다.

트레이더스가 자체 브랜드(PL) 상품으로 출시한 에어프라이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며 ‘국민 에어프라이어’라는 별칭을 얻었다.

에어프라이어는 트레이더스만의 ‘스마트 초저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상품이다. 유통단계 없이 상품을 직접 소싱, 필요한 기능에만 집중해 비용을 최소화했다. 소비자 판매 가격을 최대한 낮춰 8만 원대 가격을 현실로 만들었다.

에어프라이어를 탄생시킨 트레이더스의 소형가전 바이어 정재일 부장은 “소형가전의 경우 20년 매출 600억 원으로 코스트코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에어프라이어 등 경쟁사를 압도하는 해외 소싱을 통해서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 디자인을 갖춘 아이템들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트레이더스 PL 브랜드인 ‘T 스탠다드(T STANDARD)’를 출시했다. 소비자들에게 ‘트레이더스가 만든 상품 선택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의미다. 기존 ‘트레이더스 딜’보다 핵심 원재료 비중을 늘리거나 품질을 높이면서도 가성비는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에어프라이어에 이어 다시 한번 트렌드를 선도할 ‘티 스탠다드 더 와인셀러(12병)’부터 화장지, 물, 아몬드 등 생필품, 먹거리까지 티 스탠다드는 현재 30여 종으로 운영 중이다. 와인셀러는 139,800원으로 같은 기능 대비 국내 최저가 수준이다.

다양한 추가 혜택으로 고객 유입

트레이더스에서 만날 수 있는 서비스도 고객을 끄는 인기 요소다. 현재는 이마트와 함께 ‘이워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매월 일정 금액만큼 장을 보면 고가의 가전제품을 할부금 ‘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캐시백 프로모션이다. 월 4,980원에 커피 쿠폰을 31장 지급하는 T카페 구독서비스도 큰 인기를 끌었다. 잔당 158원의 놀라운 가격에 지난 5월 회수율은 40%를 달성했다.

트레이더스 OP운영팀 최혁 팀장은 “매 시즌 꾸준히 푸드 페스티벌, 트러스트 쿠폰, 체인지업 위크, 라스트 찬스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러한 혜택들이 내점한 고객들에게 즐거움과 만족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INTERVIEW 01
권오현 트레이더스 구성점 점장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구성점 점장으로 근무 중이다. 트레이더스의 역사가 시작된 첫 점포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Q. 트레이더스의 시작과 함께했다.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 가성비, 비회원제, 트렌드 리딩 등 객관적인 이유가 있다. 여기에 더하자면 ‘간절함’과 ‘’절박함’이다. 첫 시작 당시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음이었다. 트레이더스 직원들 모두가 ‘영혼 있는 승부’를 걸었다. 회사도 모든 역량을 지원했다. 그 힘으로 지금과 같은 성과가 만들어졌다. 앞으로도 업의 본질에 집중해 상품의 질과 가격을 최우선으로 운영한다면, 다음 10년 이내에 트레이더스가 국내 NO.1 창고형 할인점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Q. 트레이더스 상품을 추천한다면.

우선 버터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라꽁비에뜨 버터’다. 시중가 대비 1만 원 이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한 입 먹으면 ‘세상에 버터가 이럴 수가 있구나!’ 하고 느끼실 거다. 제주 흑돼지를 히말라야 핑크솔트, 통후추, 로즈마리 등과 같은 시즈닝과 함께 구매하는 것도 좋다. 저렴한 가격으로 비싼 외식 못지않은 저녁을 즐길 수 있다. 나무 장작과 숯도 물량이 부족하여 인당 제한 판매를 해야 할 정도로 인기 상품이다.

INTERVIEW 02
최혁 트레이더스 OP운영팀장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트레이더스 OP운영팀 팀장으로 근무 중이다. 상품 하나하나에 대한 고민부터 준법, 위생, 재고관리, 상품입점, 인력교육 등 매장 현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모든 업무의 기준을 마련하고, 실행한다.


Q. 트레이더스의 시작과 함께했다. 10주년이 남다르겠다.

트레이더스는 10년 전, 구성점을 첫 점포로 시작했다. 당시 구성점은 총 매출액이 약 470억 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2,000억 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점포가 되었다. 이러한 기적 같은 일들이 현재 19호점 오픈까지 수없이 일어났다. 이는 모든 트레이더스 직원들의 가슴 속에 벅찬 감동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새겨졌다.

Q. 그동안 지켜본 트레이더스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지.

현장과 본사 사이에 소통이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아무리 본사에서 좋은 기획을 한다고 해도,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이 되지 않거나, 현장의 불편하고 비합리적인 사안이 본사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트레이더스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트레이더스는 본사와 매장 간의 협의가 빠르다. 이 부분이 트레이더스의 최고 강점이다.

사실, 보이는 한 가지 장점만 있다면 그것을 구현하는 타사가 금세 따라잡을 수 있다. 다양한 장점들이 통합되어 시너지를 내고 있기에 타 유통업계에서 트레이더스를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경쟁력이 됐다.

INTERVIEW 03
정재일 트레이더스 소형가전바이어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트레이더스 가전패션매입팀에서 소형가전 바이어로서 에어프라이어, 와인셀러, 밥솥 등 주방가전과 공기청정기, 청소기, 드라이기 등 생활가전 아이템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Q. 공전의 히트작 에어프라이어의 주인공이다. 트레이더스 가전만의 경쟁력을 꼽자면.

트레이더스 가전은 무엇보다 품질과 디자인을 중시한다. 감성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을 특징으로 홈 인테리어로 손색없는 상품들로 구성했다. 가격 역시 코스트코뿐 아니라 오프라인 소매점, 온라인몰보다도 저렴하게 책정하여 트레이더스에 꼭 와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Q. 앞으로 출시할 가전을 살짝 공개하자면.

T- 스탠다드 와인셀러 16병을 12월에 169,800원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원목 트레이로 빈티지 감성을 추가한 상품으로 기존의 와인셀러와 같이 저소음의 우수한 품질의 상품이다. 아울러 미국에서 빅히트를 친 ‘인스턴트 팟 5.7L’를 트레이더스 단독으로 21년 1월에 런칭할 예정이다.

2019년부터 신세계그룹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만들어 가는 데 집중했다. 더불어, 초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노력했다. 그 노력이 이제 답을 하고 있다.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의 매출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7년의 매출차는 2조 2,826억 원, 2019년의 매출차는 1조 8,338억 원으로 맹추격 중이다. 94년 국내에 들어온 코스트코는 총 매출액 3조 원 달성에 15년이 걸렸지만, 트레이더스는 10년 만에 달성할 전망이다.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 점포 개수(19개)는 이미 코스트코(16개)를 앞질렀다.


여기에 국내 상황도 긍정적이다. 유로모니터가 OECD 국가를 대상으로 2019년 창고형 할인점 규모를 집계한 결과, 원조격인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한국이 60억 1,670만 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트레이더스의 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 점유율은 30%를 돌파했다.

트레이더스는 지난 10년간 국내 NO.1 창고형 할인점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기대감이 크다. 오는 2030년까지 점포 수를 50개까지 늘려 총 매출액 1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단단한 하드웨어와 좋은 가격의 상품으로 “TRADE SMART, SAVE BIG”을 향해 달려가는 트레이더스,

이커머스 시대에 오프라인 리테일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전범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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