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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10년 동안 3번만 팔았다는 명절 선물세트의 정체

조회수 2020. 9. 24. 09: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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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현장] 2020년 추석, 제주 은갈치를 선물해야 하는 이유

▶ 갈치 하역부터 진열까지. 서귀포항 현지 르포

▶ 제주 갈치 어획량 59.2% 증가, 은갈치 ‘풍년’의 해

▶ 이마트, 상위 5%의 450g 갈치 담은 추석 선물 세트 선봬

“최근 10년 동안 세 번밖에 못 한 제주 생갈치 선물세트입니다.”

10년 경력의 이마트 수산팀 이상훈 바이어. 이른 시간이었지만 명절 시즌 오랜만에 찾아온 갈치 풍년에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지난 10일 새벽 5시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서귀포항.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새벽 바다에서, 제주 새연교를 배경으로 10여 척의 어선들이 떼를 지어 귀항하고 있었다. 모두 전날 오후 4시경에 출항했다가, 밤샘 조업을 마치고 갈치를 한가득 채워 돌아온 갈치잡이 배들이다.

이른 새벽, 서귀포수협 위판장에 하역한 갈치들이 즐비하다.

새벽 6시가 되자 서귀포수협 위판장은 경매를 기다리는 갈치들로 온통 은빛 천지였다. 시중에서 주로 팔리는 300g짜리부터 이마트 서귀포 새벽 으뜸 은갈치 선물세트에 들어가는 상위 5%, 450g짜리 특대 사이즈까지. 경매장에서는 씨알 굵은 갈치를 차지하기 위해 도매상들의 불꽃 경쟁이 펼쳐졌다.


올해 들어 제주 해역에서 갈치 어획량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25일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발표한 ‘올해 2분기 제주도 어업생산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갈치 어획량은 5,641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43t보다 59.2%나 증가했다. 통계청은 제주 북부 및 서부 근해를 중심으로 어장이 형성된 데다 조업 일수도 많아 갈치잡이가 풍년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처럼 가격이 비싸서 ‘금 갈치’라고 불렸던 제주도 은갈치가 이례적인 풍년으로 어획량이 급증하자, 이마트에서 명절 선물용으로 취급하는 특대 사이즈 은갈치도 물량이 증가했다. 가격도 저렴해지면서 10만 원 이하(특대 생갈치 3마리) 금액으로 선물세트가 구성되며 이번 추석 때 큰 인기를 끌 전망이다.


이마트 수산팀 이상훈 바이어는 “고객이 당일 오후 4시까지 이마트에서 서귀포 새벽 으뜸 은갈치 선물세트를 주문하면, 그 다음 날 새벽 서귀포수협 위판장에서 경매로 구매한 특대 사이즈(450g 이상) 생물 은갈치를 바로 포장해서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배송하고 있다.”며, “특대 사이즈 생물 은갈치는 보통 경매 물량의 상위 5% 이하로, 최근 10년 사이에 올해 추석처럼 물량이 많았던 때만 진행할 수 있었던 귀한 선물세트”라고 말했다.


대부분 갈치는 냉동이다. 갈치는 자연산인 까닭에 공급량을 예측하기 힘들고, 고객 수요도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트는 대량 매입 능력과 물류망, 그리고 서귀포수협과의 협업으로 생물 갈치 배송 프로세스를 최적화했다. 경매-포장-배송을 단시간에 처리하여 고객은 바닷속에 살던 생물 갈치를 경매 후 30시간 내 식탁에 올릴 수 있다. 제주도 현지 맛집 식당의 신선함과 비견할 수준이다.

채낚기 어선이 서귀포항으로 입항하고 있다.

이마트 으뜸 갈치 선물세트는 채낚기로 잡은 갈치로만 구성된다. 채낚기는 갈치를 전등으로 유인한 뒤, 미끼인 꽁치를 긴 줄에 꿰어 바다에 투승하는 어법이다. 갈치는 영어로 ‘hair tail’이라 불린다. 이유는 깊은 수심에서 세로로 나풀거리며 살기 때문이다. 이런 갈치는 낚아 올리면 환경이 달라 금세 죽는다. 가능한 한 빨리 항구로 돌아올 수 있는 채낚기 어선의 갈치가 신선할 수밖에 없다. 채낚기 한 갈치들은 곧바로 크기별로 분류해 수빙 박스에 담긴다.


반대로 그물 어법을 사용하면 갈치가 서로 물어뜯어 비늘이 벗겨지고, 연승 어법을 사용하면 3-4일 체류하다 돌아오기에 선도는 떨어진다. 천남선 서귀포 협회 선주 회장은 “채낚기는 사람의 손으로 많게는 10마리까지 낚아 올리는 낚시와 유사한 방법이다. 신선함은 물론이고 갈치가 지닌 은빛을 해치지 않는다.”고 전했다. 채낚기로 낚은 갈치들은 제주 방언으로 ‘당일바리'(그날 잡은 생선)라 불리는 것들로 갈치 중에서도 신선함이 제일이다.

새연교가 보이는 서귀포항 앞 바다

서귀포항은 예로부터 연근해어업의 중심지로, 좋은 갈치가 많이 나기로 유명하다. 서귀포수협은 갈치로만 연간 1,000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려 제주 갈치 조업을 견인하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하역이 한창인 어선들엔 갈치가 가득하다. 어업인들은 수십 개의 갈치 박스들을 쉴새 없이 위판장으로 옮긴다.


코로나 19와 잦은 태풍이 변수였지만, 위판장은 추석 대목으로 다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올해 서귀포수협에 위판하는 채낚기 갈치는 하루 평균 20t 가량으로 지난해 두 배 수준이다. 8 년간 갈치와 옥돔을 담당해온 오금석 서귀포수협 경매사는 “추석은 연중 갈치 수요가 매우 큰 시기이다. 최근 업무량이 2배로 늘었다. 1,800상자에서 많게는 3,600상자까지 위판된다”고 전했다.

선어 경매는 입항과 동시에 새벽 6시에 열려 9시까지 이어진다. 서귀포항의 주 어종은 갈치로 선어 경매의 90% 상당이 갈치다. 경매는 하역 후, 경매사가 갈치의 크기와 품질을 살펴 최초 입찰가격을 정해 시작한다. 오금석 경매사는 “추석 고급선물세트로 수요가 늘어난 것을 체감 중이다. 갈치를 찾는 수요가 커져, 어민들이 웃고 집으로 돌아가는 걸 보면 기쁘다”며 경매사로서의 보람을 전했다.

서귀포수협 직원이 갈치를 크기별로 분류하고 있다.

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은 “이번 이마트 선물세트는 사이즈가 450g 이상의 특대 사이즈로만 구성한다. 갈치 씨알은 겨울에 굵지만, 9월 중에서도 가장 굵은 것만을 골라낸다. 한 배에서 몇 개 나오지 않는 귀한 갈치다.”고 전했다. 수십에서 수백만 마리의 갈치를 취급했던 수협 관계자들도 자부하는 품질이라며 옆에서 추켜세운다.

서귀포수협 산지 가공 시설에서 으뜸 갈치를 포장 중이다.

아침 10시. 위판장에서 1차 선별이 끝나자 서귀포수협 산지 가공 시설에서 선물세트를 포장한다. 이 과정에서 한 번 더 갈치에 손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전복 정도를 제외하고 수산 선물세트는 냉동상품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새벽 으뜸 갈치’엔 불과 몇 시간 전에 바닷속에서 헤엄치던 갈치를 생물 상태로 고이 모신다. 포장 담당 직원들이 특대 사이즈 갈치 3미를 개별 포장하여 아이스팩 위에 올린다.


이런 노력 덕에 고객은 서귀포에서 경매 종료 후, 30시간 안에 가정집에서 생물 갈치 선물 세트를 받아볼 수 있다. 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은 “누구나 냉동보다 생물 갈치를 크게 선호한다. ‘으뜸 갈치’는 맛도 있고 지금 시점에서 가장 큰 사이즈들만 선별하다 보니, 고객으로서는 신뢰하고 선물로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상우 AM이 이마트 수산코너에서 으뜸 갈치를 소개하고 있다.

가양점 수산코너에서 만난 김상우 AM은 “평일 6시 이전이지만, 금일 들어온 샘플용 선물세트 6개를 진열하자마자 2세트가 팔려나갔다.”며, 생물 갈치에 대한 고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전했다. 이마트의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가 ‘서귀포 새벽 으뜸 은갈치 선물세트’까지 이어져, 신선식품의 초격차를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한편, 이마트 ‘서귀포 새벽 으뜸 은갈치 선물세트(1미 450g 내외/총 3미)’의 가격은 99,000원으로, 행사 카드로 결제 시에는 20% 할인된 79,2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은빛 길쭉한 몸의 갈치는 ‘칼’과 닮았다 하여 도어(刀魚)라고도 불렸다. 칼을 신라 시대에는 ‘갈’로 부르던 것이 이어졌다는 설도 있다. 비늘이 없는 탓에 이국에선 먹지 않기도 하지만, 한국인들에겐 예부터 밥상에 오르내리던 친숙한 반찬이다. 구아닌 성분 덕에 빛나는 은색을 가져서일까. 제주 갈치는 어느덧 은갈치로 더 많이 불리며 추석 선물 세트의 터줏자리를 꿰찼다. 코로나19 때문에 찾아볼 수 없는 고마운 이들에게 마음 전하기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다.


10년에 세 번밖에 없었다던 명절 시즌 갈치 풍년.

올 한가위, “갈치 선물세트는 이마트에 왕 방 갑서(와서 보고 가세요).”

그곳에선 그날의 가장 신선한 제주 생물 갈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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