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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엔 소음 없는 가스냉장고 대세

조회수 2019. 4. 6. 07: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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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fotolia
현재는 전기냉장고가 대세입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냉장고는 '전기냉장고'입니다. 전기냉장고는 전기로 냉매를 압축해 음식의 신선도를 유지합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소음을 유발합니다. 그런데 100여년 전 냉장고 시장의 대세였던 '가스냉장고'에는 이런 소음이 없었다고 합니다.

가스냉장고와 전기냉장고의 소음 차이

새벽녘 조용히 귀를 기울여보면 냉장고에서 '윙~' 하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이는 전기냉장고의 작동 방식 때문인데요. 전기냉장고는 낮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압축기'를 사용합니다. 이처럼 압축기로 냉매를 고온·고압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는 진동이 반드시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는 기술의 발달로 전기냉장고의 해당 소음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소음 발생 자체를 막을 수는 없죠.

출처: fotolia
어둔 밤 문득 나를 습격하는 냉장고 소리.

'가스냉장고'는 전기냉장고와 달리 냉매를 가열할 때 가스를 사용합니다. 가스냉장고는 냉매인 암모니아수가 가스로 가열돼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아 온도를 떨어뜨리는 원리를 이용했습니다.

또 가스냉장고는 가스 불꽃을 일으킬 때 필요한 열 스위치 등 소소한 장치를 제외하면 여타 복잡한 내부 기기가 필요 없습니다. 윙윙거리는 소음이 나지 않고, 기계적인 감가상각으로 야기되는 사소한 고장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냉장고는 모두 '전기냉장고'인 걸까요?

전기냉장고와 대기업의 투자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잘 알려진 건 대기업의 투자 때문이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의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냉장고가 소개된 시기는 1920년대입니다. 이때는 가스냉장고와 전기냉장고가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습니다. 대세는 가스냉장고였다고 합니다. 소음도 잔고장도 없고, 유지와 관리도 전기냉장고에 비해 쉬웠거든요. 또 당시 미국에서는 각 가정에 전기보다 가스가 더 많이 들어온 때였습니다. 공급이 많은 가스는 전기보다 요금도 월등히 저렴했죠.

다 죽어가던 전기냉장고를 살린 것은 미국의 대기업 제너럴일렉트릭과 제너럴모터스 등이었다는 분석입니다. 전력 산업을 영위하던 제너럴일렉트릭 등의 기업들은 냉장고 시장에서 전기냉장고가 헤게모니를 가져야, 각 가정에 전기를 보급할 가능성이 커지고, 결국 자신들의 이익이 늘어난다는 계산을 하는데요.

 

출처: wikimedia commons
지금은 자취를 감춘 가스냉장고.

이를 위해 전력 산업 대기업들은 전기냉장고 기술 개발에 연구 비용을 투자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섭니다. 전기냉장고를 알리기 위해 당시 할리우드의 유명배우들이 홍보 영상물에 출연했습니다. 전력산업 대기업들의 파상공세 속에 가스냉장고는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1940년대에는 미국 가정의 약 45%가 전기냉장고를 들여놓았고요. 1960년대 처음으로 냉장고를 도입한 한국 역시, 도입 초기부터 전기냉장고를 들여와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강양구,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서울:뿌리와이파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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