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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냄새인지 알면 '먹고 싶어져'

조회수 2019. 3. 24. 10: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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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한 향이 나는 몸에 좋은 청국장. 출처:wikimedia commons

청국장의 구수한 냄새는 침을 고이게 하고 입맛을 돋우는데요. 그런데 청국장인 줄 모르고 냄새를 맡으면 심한 악취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아, 청국장이구나!'라는 정보를 접하면 구수하게 느껴집니다.

냄새에 대한 이런 반응에는 과학적인 배경이 있는데요. 후각 정보가 뇌에서 처리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왜곡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이는 후각 이외의 시각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를 뇌에서 처리하는 과정에서 후각 정보를 재평가하는 메커니즘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무슨 냄새인지 알면 '더 맛있어진다'

화학적 감각에 대한 연구 논문이 발표되는 학술지 에는 지난 2017년 냄새에 대한 선호가 정보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프랑스 Lyon Neuroscience Research Center와 캐나다 Montreal Neurological Institute and Hospital 등 공동연구팀은 프랑스인과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사람이 냄새에 대해 내리는 결론에 문화와 냄새에 대한 지각이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냄새에 대한 △쾌적함 △친숙함 △식용가능성 △강도 등에 대해 9점을 척도로 대답하는 피험자들의 구두답변에 더해, 피험자들의 정신생리학적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피험자들의 콧구멍에 공기 흐름 센서를 달고 심박수를 측정하는 장치를 달았습니다.

피험자들에게는 장미향 등 문화권에 따라 친숙한 향기가 주어졌습니다. 출처: pixabay

연구팀은 프랑스인에게 익숙한 향기로 아니스향과 라벤더량을 골랐고요. 캐나다인들에게 친숙한 향기로 당단풍향과 노루발풀향을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두 문화권 모두 친숙한 향기로 딸기향과 장미향을 준비했죠. 피험자들을 모든 실험 단계에서 눈을 가린 채 연구팀이 제시하는 6가지의 향을 맡았습니다.

먼저 연구팀은 향기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고 피험자들의 눈을 가린 상태로 냄새 용액을 피험자들의 코끝에 가져다대었습니다. 그 결과 예상대로 피험자 대부분이 각각의 문화권에 익숙한 향기에 대해 '친숙함'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두 문화권 모두 익숙한 향인 딸기향과 장미향에서는 친숙함 정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쾌적함 △식용가능성 △강도 등의 항목에서도 특기할 만한 점이 없었죠.

냄새의 정체를 알게 된 피험자들은 식용가능성 등의 점수를 더 높게 평가했습니다. 출처: pixabay

연구팀이 피험자들에게 당신이 맡은 향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자 첫 번째 시험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냄새의 실체를 알고 난 뒤에는 대부분의 향에서 친숙함 정도가 높아졌고, 유쾌함과 식용가능성 수치 또한 올라갔습니다. 캐나다에서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향인 노루발풀향의 경우, 캐나다인들의 유쾌함과 식용가능성 항목 점수가 크게 올라가는 식이었습니다.

또 냄새의 정체를 알고 냄새를 맡은 피험자들의 심장 박동이 떨어지고, 들이쉰 공기의 양이 줄어들었습니다. 연구팀은 냄새의 정체를 알고 난 뒤에 후각으로만 냄새를 파악했을 때의 긴장감이 완화된 까닭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이처럼 정보가 냄새를 지각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top-down regulation mechanism'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연구팀은 '냄새 정보(top)'가 '냄새 지각(down)'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참고자료##


Camille Ferdenzi Pauline Joussain Bérengère Digard Lucie Luneau Jelena Djordjevic Moustafa Bensafi, Individual Differences in Verbal and Non-Verbal Affective Responses to Smells: Influence of Odor Label Across Cultures, Chemical Senses, 2017.

강석기, <과학의 위안>, 서울:MI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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