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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으로 바퀴벌레 조종한다?!

조회수 2017. 1. 18. 18: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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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backyardbrains.com

마치 무선 조종 자동차처럼 살아 있는 바퀴벌레를 무선으로 조종할 수 있는 키트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로보로치(Roboroach) DIY 키트입니다. 로보로치(Roboroach)라는 이름은 로봇(Robot)과 바퀴벌레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Cockroach의 합성어입니다.

로보로치 프로젝트는 미국 미시간 주의 백야드 브레인스(Backyard brains)라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시작했습니다. ‘살아있는 곤충을 스마트폰으로 조종하자!’ 라는 모토로 2013년에 처음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에 올라왔고, 최종적으로 목표액인 1만 달러 이상을 모금해 성공적으로 실제 제품으로 런칭되었습니다. 이 제품은 현재 Backyardbrains.com에서 99.99달러(약 11만 7천원)에 판매 중입니다.

출처: www.salon.com/

이 키트에는 바퀴벌레에 배낭(backpack)이라고 부르는 칩을 이식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도구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영상 가이드도 제공합니다. 칩을 설치하면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바퀴벌레의 진행 방향을 조종할 수 있습니다.

바퀴벌레에 칩 이식하기

구체적인 사용법은 이렇습니다. 판매되는 로보로치 번들에는 바퀴벌레가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바퀴벌레를 따로 주문하거나 직접 잡아야 합니다. 잡은 바퀴벌레를 사육할 수 있는 사육기는 들어 있습니다. 바퀴벌레에 배낭을 붙이기 위해서는 일종의 ‘수술’이 필요한데요. 로보로치 번들 키트에는 이 수술에 필요한 도구들이 들어 있습니다.

출처: youtu.be/L0jBzi-gKco

동영상 가이드에 따르면 먼저 필요한 전극을 설치한 후 바퀴벌레를 얼음물에 넣어 마취시킵니다. 그 후 바퀴벌레의 더듬이를 자르고 표시된 각 전극을 잘린 더듬이에 연결시킵니다. 그리고 동봉된 글루건으로 배낭을 바퀴벌레의 등에 붙여서 마무리합니다.

로보로치의 원리는?
출처: backyardbrains.com

개발사의 설명에 따르면 로보로치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바퀴벌레는 머리 앞쪽에 두 개의 더듬이(antenna)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퀴벌레는 어둠 속에서 벽과 같은 다양한 장애물을 인식하는 데에 이 더듬이를 이용합니다. 바퀴벌레는 본능적으로 더듬이에 자극을 받으면 벽이나 장애물로 인식하고 방향을 바꿉니다.

출처: backyardbrains.com

로보로치의 배낭(Backpack)은 바퀴벌레의 더듬이에 전선을 이식하고 전기 자극을 주어 바퀴벌레가 마치 벽에 다다른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합니다. 감각 기관의 전기적 신호를 모방한 셈입니다. 바퀴벌레는 양 더듬이의 전기 자극에 따라서 이리 저리 방향을 바꾸게 되죠.

출처: www.popsci.com/science

단, 로보로치는 바퀴벌레가 기어가는 속도는 제어할 수 없습니다. 또 바퀴벌레는 지속되는 자극에 쉽게 익숙해지기 때문에 몇 분간 계속 조종을 시도하면 전기 자극을 무시하고 조종을 거부합니다. 이 때는 약 20분간 휴식 시간을 주어서 바퀴벌레가 이를 잊어버리게 만들면 다시 조종할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제품을 만들었지?
출처: backyardbrains.com

개발사인 백야드 브레인스(Backyard brains)는 신경생물학자인 그레그 게이지(Greg Gage)가 세운 스타트업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일반 대중이나 학생들에게 뇌와 신경의 원리를 이해시킬 목적으로 다양한 교육 실험용 키트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로보로치도 그 일환입니다.

출처: backyardbrains.com

백야드 브레인스의 설명에 따르면 바퀴벌레는 사람과 비슷한 뉴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바퀴벌레를 대상으로 실험을 함으로서 뉴런이 전기적인 신호로 작동한다는 원리를 직접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바퀴벌레는 분산된 모양의 신경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처럼 뉴런이 집중된 부위인 뇌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대신 머리 부분에 있는 거대한 신경절(ganglion)이 사람의 뇌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윤리적 논란
출처: www.peta.org

로보로치가 킥스타터에 등록되고 관련 실험 동영상이 유튜브(Youtube)에 올라오자 이 실험을 윤리적으로 비판하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00만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동물 권리 보호 단체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에서는 이 키트가 비윤리적이며 곤충 학대라고 주장했습니다.

개발사 백야드 브레인스의 대표 그레그 게이지(Greg Gage)는 로보로치는 불법이 아니며 단지 교육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품이라고 반론합니다. 바퀴벌레와 같은 곤충이 과연 고통(pain)을 느낄 수 있는지는 아직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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