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기 직전 특유의 냄새, "미생물 때문"

조회수 2018. 10. 8. 10: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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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pixabay
비냄새 맡아보신 적 있나요?

비오기 직전, 특유의 '비 냄새'를 맡아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비 냄새를 보통 '페트리코(petrichor)'라고 부릅니다. 이 단어는 그리스어로 돌을 의미하는 '페트라(petra)'와 신화 속 신들이 흘린 피를 뜻하는 '이코(ichor)'를 합친 말입니다.


당연히 비 자체는 냄새가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린 비가 내리기 전 특유의 냄새를 경험하는 걸까요. 텍사스 A&M 대학교 대기과학과 Tim Logan 교수가 에 기고한 내용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비 냄새'라고 부르는 페트리코는 미생물 때문에 만들어 진다고 합니다.

페트리코는 향기 나는 화학적 합성물의 조합

페트리코는 비가 내리기 직전 공기 중으로 퍼지게 되는데, 특유의 흙냄새를 풍깁니다. 페트리코는 땅을 촉촉하게 합니다. 호주 과학자들은 1964년 페트리코가 형성되는 과정을 처음으로 기록했고,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과학자들은 2015년 페트리코가 형성되는 과정을 더 연구했습니다.


출처: Encyclopedia of Life
비냄새를 만드는 미생물 'actinobacteria'

페트리코는 향기 나는 화학적 합성물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는 식물이 만든 기름에서 나오기는 하지만, 페트리코를 만드는 일등 공신은 바로 'actinobacteria'라는 미생물이라는 분석입니다. 이 작은 미생물은 시골, 도시 뿐 아니라 해양 환경에서도 발견되는데요.


이 미생물들은 죽거나 부패한 유기물질이 식물이나 다른 유기체에 영양소가 되도록 단순한 화합물로 분해합니다. 그리고 이 활동의 부산물로 '지오스민(Geosmin)'이라는 유기화합물이 만들어집니다. 이 물질이 페트리코 냄새의 주요 공헌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오스민은 알코올의 한 종류입니다. 알코올 분자는 강한 향기가 나는 경향을 띠지만, 지오스민은 복잡한 화학구조로 인해 향이 약합니다. 우리의 코는 지오스민에 매우 민감하고 공기 분자 1조개 당 5개의 지오스민 분자를 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지오스민~

비가 내리지 않은 상태가 장기간 계속돼 건조한 상태인 경우 actinobacteria 미생물의 분해 활동 속도가 느려집니다. 그러다가 비가 내리기 직전 공기 중에 습기가 많아지고 땅도 촉촉해지기 시작하면 actinobacteria 미생물은 활동을 시작하고 더 많은 지오스민을 형성합니다.


출처: pixabay
비가 올지 알려주는 비 냄새.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게 되면, 특히 입자 간 간격이 느슨한 토양이나 거친 콘크리트처럼 다공성 재질의 표면에 떨어지게 되면 에어로졸(aerosols)이라는 매우 작은 입자가 생겨나게 됩니다. 땅에 있거나 빗방울에 용해돼 있는 지오스민과 페트리코 화합물은 에어로졸 형태로 방출돼 바람에 의해 주변으로 날아가죠.

비가 많이 내리면 페트리코 냄새는 빠르게 바람을 타고 날아가 사람들에게 비 소식을 미리 알립니다. 비 냄새는 폭풍우가 지나고 땅이 마르기 시작하며 이내 곧 사라집니다.


##참고자료##

Bear, I. J., and R. G. Thomas. "Nature of argillaceous odour." Nature 201.4923 (1964): 993.


Joung, Young Soo, and Cullen R. Buie. "Aerosol generation by raindrop impact on soil." Nature communications 6 (2015): 6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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