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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다 알아야 0점 받는다' 정말일까?!

조회수 2018. 9. 11. 13: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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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KBS 방송 갈무리
옴마야 점수가 왜 이래..

시험 기간에 '빵점 맞기도 힘들다, 정답을 다 알아야 0점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곧잘 돌고 합니다. 정말일까요.

출처: MBC뉴스 갈무리
1996년 12월 6일 실제 뉴스.

실제 0점 처리된 수험생들의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는데요. 사실, 이들은 매교시 백지답안을 제출하거나 1, 2교시에 백지답안을 낸 뒤 시험장을 떠난 응시생이었습니다.

정말 문제의 답을 다 알아야 수능 0점을 받을 수 있는 걸까요.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그 진실이 궁금해졌습니다. '다 찍어서 수능 전과목 빵점 받을 확률'을 직접 구해봤습니다.

각 문제를 찍어서 '틀릴' 확률

오지선다형 한 문제를 찍었을 때, 틀릴 확률은 얼마일까요. 5개 중 4개를 선택할 확률이니 ⅘=0.8 즉, 80%의 확률로 틀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1번 문제를 찍어서 틀리고, 이어서 2번 문제도 찍어서 틀릴 확률은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확률에서는 서로 무관한 두 사건이 둘 다 발생할 확률을 구할 때는 각 확률을 곱하면 됩니다.


0.8x0.8=(0.8)2=0.64입니다. 64%, 두 문제를 연달아 틀리려 하니까 확률이 뚝 떨어지는군요.

수능 국어영역 전체를 틀린다면?

그렇다면 첫 도전, 수능 국어영역은 총 45문항입니다. 그렇다면 45문항을 다 틀릴 확률은 어떻게 될까요?

(0.8)45 = 0.00004355입니다. 0.0044%죠. 벌써부터 '차라리 공부를 하는 게 더 쉽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출처: pixabay
엥? 뭐라고요?
수학 빵점이 국어 빵점보다 쉽다

수학은 국어와 조금 다릅니다. 1~21번 문제는 객관식이며, 22~30번까지는 주관식입니다.

출처: pixabay
수학아 고마워!

먼저 객관식 문제는 국어처럼 구합니다. (0.8)^21=0.00922 입니다. 0.92%죠. 문항 수가 적으니 확실히 다 틀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9개의 주관식 문항은 세 자릿수로 돼 있습니다. 각 문항에 0~9까지 기입할 수 있죠. 백의 자리는 0을 기입하는 란이 없으나, 비워두는 게 곧 0에 체크한다고 생각해도 무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주관식을 입력할 수 있는 총 경우의 수는 10x10x10=1,000입니다. 1,000개 중 정답은 하나 뿐이므로, 오답일 확률은 999/1,000=0.999 가 되겠네요.


그렇다면 주관식을 다 틀릴 확률은 (0.999)9=0.9910입니다. 즉, 주관식을 찍어서 다 틀릴 확률은 99.1%나 됩니다.


객관식을 전부 틀리고 주관식까지 전부 오답 적을 확률은 0.00922 x 0.9910=0.009141입니다. 즉, 0.91%로 거의 1%에 육박하네요. 수학은 도전해 볼 만 하겠어요.

다른 과목은?

영어는 전부 객관식이고 국어와 문항수가 같기 때문에 0.0044%입니다. 한국사와 탐구 과목 두 개를 시험칠 경우 각각 총 20문항이므로, (0.8)20 =0.01153입니다. 각각 1.2%죠. 제2외국어나 한문은 30문항입니다. (0.8)30=0.001238 로, 0.12%정도군요.

로또 두 번 사서 일등 당첨 확률보다 1만배 낮아

그렇다면 전과목을 다 찍었을 때 빵점을 받을 확률은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각 확률을 전부 곱해버리죠 뭐.

자그마치 10-20!!

3.319x10-20, 굉장히 작은 숫자 같긴 한데 감이 잘 안 올 수도 있습니다. 보통 로또 당첨 확률이 1/8,145,060입니다. 1.2277x10-7인데요. 로또를 두 번 사서 두 번 모두 1등이 될 확률보다 한참 낮습니다. 두 번 사서 일등에 당첨될 확률은 5.18 x10^-16입니다. 수능 전과목 빵점 확률이 10,000배나 더 낮습니다.


전 과목 0점을 받으려면 문제를 다 알아야 한다는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전 과목 0점에 도전하시려면, 전 과목 만점 맞을 각오로 노력하셔야겠습니다. 어라? 그러다가 수능 점수는 오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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