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4천L 순식간에 '꿀꺽'하는 아스팔트

조회수 2018. 8. 13. 18: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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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2010년 '도시 홍수'가 서울에도 발생합니다. 9월 광화문 광장이 물에 잠겨 물난리가 났는데요. 이듬해 지난 2011년 서울 강남 한복판도 침수됐습니다. 관악구에 시간당 100mm에 달하는 비가 쏟아졌고, 평소 3m 정도였던 잠수교 수위는 11m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100년 빈도의 폭우'라는 식의 설명만 내놓으며 근본적이고 즉각적인 처방을 내놓지 못했는데요.

출처: MBC 뉴스 갈무리
2011년 서울, 기록적 폭우.

이렇게 홍수가 나는 이유는 포장도로 비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도로포장재 회사인 Tarmac사의 설명을 참고하면 자연환경은 빗물의 80~90%를 흡수합니다. 지면에는 10~20%만 흐릅니다. 반면, 아스팔트로 코팅된 도시에서는 포장도로가 지면을 덮고 있어 빗물을 흡수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90~100%의 빗물이 지면위로 흐르게 됩니다. 

'목마른 아스팔트'가 있다고?
출처: Tarmac
시골, 주거지역, 도시의 흡수량 비교.

이에 Tarmac사는 홍수를 대비할 아스팔트를 개발합니다. Tarmac사가 만든 아스팔트는 top-mix-permeable로 별명은 '목마른 아스팔트'인데요. 매 분 약 3천L 이상의 물을 흡수할 수 있다고 해요.

Tarmac사의 목마른 아스팔트는 일반 아스팔트와는 달리 물이 빠르게 빠져나가는데요. 비밀은 '콘크리트'에 있었습니다. 일반 아스팔트 밑에 까는 콘크리트보다 빈 공간이 15~20% 많기 때문이에요.

위 영상을 보면 레미콘 차량에 담은 4천L의 물을 아스팔트 위에 쏟아붓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영상을 빨리 재생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스팔트로 물이 빠르게 흡수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을 이렇게 순식간에 쏟아부을 경우 고이거나 경사를 따라 옆으로 흐르는 경우가 다반사인데요. 이 아스팔트의 경우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출처: Tarmac
목마른 아스팔트가 물을 마시는 과정.

목마른 아스팔트는 A, B, C 타입이 있습니다. 모두 아스팔트와 그 아래 투과성 골재로 구성돼 있으며, 그 아래는 원래 지반을 이루고 있던 흙입니다.

A는 빗물이 아래로 바로 빠져나가는 구조로, 강우량이 충분한 지역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합니다. 반면 강우량이 많지 않은 지역은 물을 모으는 게 중요해 B타입이 적합한데요. B를 보시면 투과성 골재로 만든 두번째 층에 파이프가 있습니다. 이 파이프는 배수로로 물을 일부 또는 전부 모을 수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C는 파이프 뿐 아니라 투과성 골재에서 흙으로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이 투과하지 않는 막을 깔아 아래로 스며드는 걸 최대한 막는다고 합니다.

제조사에 따르면 극단적인 추위가 없는 경우 모든 기후에서 이 아스팔트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목마른 아스팔트는 현재 영국에서만 이용하고 있지만, 도로를 유지하는 비용이 점차 절감되면서 비가 많이오는 다른 국가들의 인프라에도 쓰이길 기대한다고 해요.

심각한 홍수가 아니더라도 젖은 도로는 교통사고를 유발합니다. 지난 2015년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발표를 보면 비오는 날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평소보다 10% 이상 증가하고, 치사율은 4배 이상 높다고 해요. 이런 점을 감안하면 물을 빠르게 흡수하는 아스팔트가 도로 위 안전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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