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가속기 견뎌야했던 고양이 "왜?"

조회수 2018. 8. 4. 10: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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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우주인을 지구로 무사히 복귀시킬 기술이 부족했던 시절, 인간을 대신해 많은 동물들이 우주로 보내졌습니다. 동물이 우주에서 살아남는다면 인간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1957년에는 소련이 떠돌이 강아지 '라이카'를 스푸트니크 1호에 태워 쏘아올렸습니다. 이에 질세라 미국은 1961년 침팬지 '햄'을 우주로 보냈는데요.

출처: kickstarter
우주 고양이 펠리세트.

1963년 프랑스도 부랴부랴 길고양이 14마리를 훈련시켰습니다. 우주 비행사들이 거치는 혹독한 훈련을 똑같이 적용했습니다.

우주선은 지구 중력권을 벗어날 때 엄청난 중력가속도를 받게 됩니다. 우주선이 시속 25,000km로 날아갈 때 우주비행사가 견뎌내야할 중력가속도는 8~9G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G는 gravity의 약자로, 중력가속도의 단위인데요. G 앞에 붙은 숫자는 지구에서 받는 중력 1G를 기준으로 했을 때 몇 배에 해당하는 힘인지 나타냅니다.


 

고양이... 미안...

중력가속도에 적응하기 위해서 우주 비행사들은 '중력가속도 내성훈련'을 받습니다. 우주선이 가속될 때 혈액이 하반신 쪽으로 몰리게 되고, 뇌로 향하는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시야에 제한이 생기고 심할 경우 의식을 잃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인데요. 고양이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몸만 간신히 들어가는 작은 상자에 갇힌 채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원심가속기 안에서 버텨야 했죠.

모든 훈련을 무사히 마친 '펠리세트'가 고양이 대표로 우주로 가게 됩니다. 펠리세트는 1963년 10월 18일 베로니크 AGI호에 탑승합니다. 지구로부터 157km 이상 떨어진 대기권에서 무중력 비행시간 5분을 포함해 총 15분간 비행했는데요. 이후 로켓에서 분리돼 낙하산을 타고 지구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잦은 훈련과 실험으로 건강이 악화된 펠리세트는 3개월 만에 안락사 됐습니다. 

출처: kickstarter
지구로 무사히 돌아온 펠리세트.


처음으로 우주에 다녀온 고양이 펠리세트를 기억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어쩌다 펠리세트의 노력과 희생이 잊힌 걸까요? 1961년 소련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세계 최초로 지구를 한 바퀴 돌고 무사 귀환하면서 묻혀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을 대신해 훈련을 받고 우주까지 다녀온 공로가 사라지는 건 아닐텐데요.


이 고양이를 기리는 마음이 하나 둘 모이고 있습니다. 한 남성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펀딩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펠리세트의 고향인 파리에 동상을 세울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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