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혈의누(blood rain)'가 내렸다?!

조회수 2018. 7. 2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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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현지시간으로 올해 7월 3일 러시아의 도시 노릴스크(norils)에서 붉은 빛깔 비가 내렸습니다. 이 지역은 주민 10만 명이 거주하는 산업도시입니다. 비 색깔이 왜 저럴까요. 종말이라도 다가온 걸까요?


 


사실, 핏빛 비가 내리는 현상은 종종 목격되곤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가장 일반적인 원인은 건조한 지역에서 불어오는 '먼지'입니다. 먼지 성분에 따라 비의 색은 핏빛에서부터 갈색까지 다양하게 내릴 수 있습니다. NASA에 따르면 먼지에 산화철(iron oxide)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을 경우 핏빛을 띤다고 합니다. 보통 산화철은 철과 산소가 만나면서 반응하게 되는데, 대규모의 산화철이 공기 중에 한 번에 떠있는 건 흔한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유럽에서는 주기적으로 싸이클론의 영향으로 사하라 사막의 먼지가 유입된다고 합니다. 특히 봄과 여름철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사하라 사막의 먼지는 바람을 타고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최대 3km 높이까지 치솟습니다. 이렇게 솟은 먼지는 중력에 따라 아래로 내려오게 되는데, 이때 비에 섞이게 됩니다. 특히, 피비(blood rain)는 먼지 입자에 산화철이 충분히 들어있을 경우에 내리게 된다고 합니다.

과거 스페인 북서쪽의 한 마을에서도 피비(blood rain)가 내린 적이 있습니다. 이때는 'Haematococcus pluvialis'라는 조류(algae) 때문이었는데요. 이 조류(algae)는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놓이게 되면, 아스타크산틴(astaxanthin)이라는 붉은 색의 카로틴(carotene) 염료를 만들어 내는데 이 조류가 비에 섞여내리면 핏빛으로 비가 오는 겁니다.


놀라운 점은 피비(blood rain)의 원인이 된 이 조류(algae)는 이 마을 저수지에 살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인데요. 스페인 연구진에 따르면 이 조류는 이베리아 반도 북서부 지역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을 받았고, 북미에서 스페인까지 날아왔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시베리아에서 내린 피비(blood rain)의 경우 스페인 사례처럼 자연 발생이 아니라 인재(人災)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현지 매체 에 따르면, 이번 노릴스크(Norilsk)에서 발생한 피비(blood rain)는 그 지역의 니켈과 팔라듐을 제련하는 '공장' 때문일 수 있다고 하는데요.




금속 제련 과정에서는 산화철(iron oxide) 잔여물이 나오는데 이것들이 공장의 바닥, 벽, 지붕에 쌓여 있다가 거대한 돌풍으로 인해 하늘로 솟아올라가 비에 섞여 핏빛 비가 내렸다는 분석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피비(blood rain), 원리를 알고 나니 더 이상 재앙으로 보이지 않죠? 하지만 산업 발달로 인한 인간의 환경 훼손 관점에서 본다면 또다른 의미에서 자연이 주는 경고일지도 모릅니다.



##참고자료##


White, J. et al (2012, April) Seasonality in European Red Dust/“Blood” Rain Events. Bulletin of the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
  47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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