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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딱따구리, 머리 안 아플까요?

조회수 2018. 6. 7. 0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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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이웃님들 혹시 딱따구리를 보신 적 있나요? 딱따구리는 나무를 빠르게 쪼는데요. 그 속도가 자그마치 초당 20회까지 됩니다. 하루 12,000번 나무를 쫍니다.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장면을 슬로우 모션으로 잠깐 감상해볼까요?

출처: TRT
감기는 눈, 흔들리는 머리.

보는 사람 뒤통수가 저릿저릿할 정도입니다.

영상을 자세히 보면 딱따구리가 나무에 부리를 박기 직전, 수 밀리초(ms) 전에 눈을 감습니다. 이는 나무 파편이 눈에 튀는 것과 안구가 튀어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눈은 그렇다 치고, 머리 자체에 전달되는 충격은 어떻게 견디는 걸까요? 사람이라면 뇌진탕에 걸리고도 남았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딱따구리가 이 충격을 흡수하는지 궁금해집니다.



완충작용 끝내주는 머리 구조

그 비밀은 딱따구리의 독특한 머리 구조에 있습니다. 먼저 딱따구리의 두개골을 보면 일반적으로 동물의 뇌는 말랑말랑하고, 보통 단단한 두개골 안 뇌수에 떠 있습니다. 밀폐용기에 두부를 넣고 물을 가득 채운 것과 같은 구조여서 흔들려도 잘 깨지지 않습니다. 딱따구리는 더합니다. 뇌에 비해 뇌수의 양이 많아요. 따라서 완충작용이 더 잘 이뤄집니다.



이 연구는 2006년 괴짜들의 노벨상인 이그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수상자는 Ivan R. Schwab와 Philip R.A May 인데요. 각각의 논문 제목도 유쾌합니다. '두통 치료(Cure for headache)'와 '딱따구리와 두부 외상(Woodpeckers and Head Injury)'입니다. 상을 받으러 간 Ivan R. Schwab는 딱따구리 모자를 쓰고 상을 받았어요.

출처: Kees Moeliker.
딱따구리모자를 쓰고 수상하는 Ivan R. Schwab.

참고로 딱따구리의 혀는 굉장히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창조론자들이 '딱따구리의 혀의 정교함은 설계 없이 만들어질 수 없다. 그러니 창조론의 증거이다'라고 주장할 정도인데요.

출처: Denise Takahashi
딱따구리의 혀.

위턱에서 시작한 혀는 오른쪽 콧구멍을 통과해 눈 사이에서 둘로 갈라집니다. 그리고 머리 뒤쪽을 따라 돌고 목구멍에서 하나로 합쳐진 채 아래턱 위에 놓이게 되죠. 이 혀 또한 머리가 받는 충격을 줄여줍니다. 수많은 우연이 반복된 진화의 산물입니다.



이웃님들, 괜히 머리가 '띵~' 할 때는 딱따구리를 떠올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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