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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하나 길이가 어마어마하다

조회수 2016. 11. 8.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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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WMO의 번개 기록 평가

2016년에 세계기상기구 WMO(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는 세계에서 가장 멀리 이동한 번개와 가장 오랜 시간 친 단일 번개를 새로 보고했습니다. 이 보고는 단순한 관측 기록의 전달만은 아니었습니다. WMO의 극단 기상, 기후 공문서에 지금까지 열해, 냉해, 풍속, 강수량 등은 자세히 실렸지만 번개 기록이 실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WMO 사무총장 페테리(Petteri taalas)는 “번개는 매년 수많은 피해를 일으키는 주요 기상재해 중에 하나”라며 “이런 위험한 재해를 미리 감지하고 관찰하는 것은 공공 안전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번개를 원거리에서 감지하는 기술이 향상된 덕에 WMO는 그간 관측이 어려웠던 번개를 더 자세히 관측, 기록, 분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올해부터 번개 자료가 함께 발표된 이유입니다.
 WMO 평가위원회(이하 위원회)가 공문서에 올린 번개 관측 기록 평가를 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번개 길이가 ‘대구’에서 ‘서울’까지?

세계에서 횡단거리를 가장 길게 이동한 번개는 2007년 6월 20일에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 쳤던 번개입니다. 무려 321km(199.5miles)를 횡단했다고 합니다. 위원회는 번개 끝 초단파(VHF-very high frequency)를 각각 감지하는 방법으로 대원 반경, 즉 횡단거리를 측정·평가했습니다. 321km는 대략 서울에서 대구까지의 거리입니다. 비유하자면 대구 하늘에서 친 번개가 서울 시민의 머리 위에서 번쩍 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 기록이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낙뢰 피해 방지를 위한 안전 장치를 마련할 때 이렇게 먼 거리에 걸쳐서도 번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WMO 극단기상기후최고보고관 랜달(Randall Cerveny)은 “이렇게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번개가 있는 것을 알았을 때 낙뢰 사고와 관련한 안전기준도 강화돼야”한다며 “전문가들의 조언은 천둥 소리가 들리면 일단 실내로 들어가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번개 방전의 정의를 바꾸는 기록

단일 번개가 가장 긴 시간 지속된 기록은 프랑스 남부 지방에서 2012년 8월 30일에 관측된 번개로 무려 7.74초 동안 연속적으로 방전했다고 합니다. 8초 가까이 번개가 지지지직 나타난 거죠.


횡단거리가 긴 번개와 마찬가지로 오래 치는 번개 또한 낙뢰 안전 기준에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위원회가 당혹스러워한 지점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바로 ‘번개방전(lightning discharge)’의 기상학적 정의를 흔들었다는 점입니다.

한국기상학회와 기상청이 출간한 <최신 대기과학용어사전>을 참고하면 번개방전은 ‘1초 이내의 시간 동안 특별한 통로를 따라 이동하는 전하들에 의하여 발생되는 전기적 방전현상’이라는 정의가 있습니다. 여기서 1초 이내라는 조건이 붙은 이유는 이전엔 기술적으로 그 이상 지속되는 번개를 감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술이 향상되고 기록이 누적되면서 7.74초나 지속되는 번개가 관측되자 이 정의를 고쳐야 한다는 전문가들이 많아졌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기상현상이?

올해 처음 포함된 번개 기록 평가에서 이렇게 이례적인 번개가 두 개나 보고됐습니다. 두 번개의 기록은 안전기준과 번개방전의 기상학적 정의에 시사점을 던지기도 했죠. WMO가 내년엔 또 어떤 새로운 기상현상을 보고할지 기대가 큽니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 데일리> 보도 등을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16/09/16092016561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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