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서류 최초 '형광 개구리' 발견

조회수 2018. 7. 5. 07: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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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형광개구리

지난 2017년 3월 미국국립과학원 회보에 ‘형광 개구리’가 발표되었습니다. 주인공은 위의 사진 속 물방울무늬 청개구리입니다. 남미에 서식하는데요. 물방울무늬 청개구리는 평상시 온화한 녹색을 띱니다. 그런데 어두운 곳에서 자외선 조명을 비추면 형광색을 띱니다.

출처: Credit: Julian Faivovich, Carlos Taboada
물방울무늬 개구리의 평상시 모습(좌)과 자외선을 비춘 모습(우)


여기서 형광이란 짧은 파장의 빛을 흡수해 긴 파장으로 다시 내뿜는 것을 가리킵니다. 대표적인 형광 동물이 해파리인데요. 해파리 세포 속 형광 단백질이 빛을 받으면 녹색의 빛을 발합니다.



1962년 일본의 해양생물학자인 시모무라 오사무가 해파리에서 형광 단백질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이 단백질은 해파리가 내뿜는 청색 빛을 녹색으로 변환시킵니다. 이 단백질은 살아있는 세포에서 유전자의 발현과 단백질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입니다. 각종 연구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으며, 이후 이 공로를 인정받아 시모무라 교수가 2008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습니다.




바다에는 해파리뿐만 아니라 형광 생명체들이 많습니다. 산호, 물고기, 상어 종류 중 형광을 내는 종이 발견됐죠. 육지에 서식하는 형광 생명체는 일부 앵무새와 전갈 종뿐이었습니다. 양서류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출처: fotolia
초록 형광으로 빛나는 해파리
놀라운 녀석

Taboada와 연구진은 아르헨티나 산타페 인근에서 물방울무늬 청개구리를 수집했습니다. 연구진은 수집한 개구리에 자외선을 비췄습니다. 연구진은 적색 형광을 예상했는데 녹색 형광이 나타나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개구리 몸 안에서 ‘빌리베르딘(billiverdin)’이라는 색소를 발견했습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 파충류학자 Carlos Taboada는 “일부 곤충들은 빌리베르딘과 단백질이 결합해 적색 형광을 배출한다”며 물방울무늬 청개구리도 적색 형광을 띨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물방울무늬 청개구리는 적색이 아닌 녹색 형광이 나타난 겁니다.


연구진은 그 원인을 알아냈습니다. 동물의 조직림프, 피부, 샘분비물에 있는 hyloin-L1, hyloin-L2, hyloin-G1이라는 세 분자가 녹색 형광의 원인이었습니다. 이 세 분자들은 고리 구조와 탄화수소 사슬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분자들은 주로 식물에서 발견됩니다. 동물 몸 속 형광 분자에 이 분자들이 포함된 것은 아주 놀랍고 희귀한 발견이었습니다. 

형광 분자가 배출하는 빛의 양도 굉장했습니다. 그 빛의 양이 보름달 가시광선의 약 18%가량 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형광 개구리’도 찾아 나선다

아직 물방울무늬 청개구리의 시각계와 빛에 민감한 조직인 광수용체에 대해서 알아낸 정보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Taboada는 ‘이 개구리가 자신의 형광 불빛을 직접 볼 수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지난 2015년에는 형광 대모거북이 발견돼 화제가 되었습니다. 대모거북을 발견했던 뉴욕시립대 해양생물학자 David Gruber는 “이번 연구로 인해 동물 형광 능력의 생태학, 행동학적인 질문들이 쏟아질 것”이라며 흥미로운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의 파충류학자 Julian Faivovich는 250 종의 청개구리를 조사해 물방울무늬 청개구리처럼 형광을 발할 수 있는 개구리가 더 있을 지 연구할 예정입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른 동료들도 이 현상에 흥미를 가지고 함께 자외선을 비추며 조사를 떠나주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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