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명치 밟혀 잠깬 집사, 그가 받은 압력은?

조회수 2018. 2. 11. 07:30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By 이웃집과학자

고양이 키우는 집사님들이라면 자다가 ‘밟혀서’ 깨신 경험들 있을 겁니다. 저도 종종 당하곤 하는데요. 

한 번은 꿈도 꾸지 않을 정도로 깊이 잠들었던 새벽 4시 반에 괴성 지르며 일어나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니가 날 밟는 게 아플까, 내가 밟는 게 아플까?”

그래서 계산해봤습니다. 다른 집사를 시켜서 “날 밟아봐라”하기에는 좀 무서웠거든요.

숫자가 나온다고 두려워하지 맙시다. 이건 어디까지나 비교를 위한 거니까 큰지 작은지, 그리고 몇 배인지만 따져봅시다!

고양이는 얼마나 저를 세게 밟은 걸까요?

범인의 압력을 계산해봅시다. 평균적으로 고양이의 무게는 3~5kg이라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범인 고양이는 7 kg의 과체중인데다 다른 고양이들보다 발이 작습니다. 따라서 더 아팠을 겁니다. 

먼저 거대 고양이의 발 크기를 재 봅시다.

출처: 필자
범인의 발.

1) 발 면적 구하기

정확히는 재기 힘드니 적당한 원이 집사의 배를 누르는 거라고 쳐 봅시다. 좀 더 있어 보이는 말로 다듬어볼게요. 고양이의 발은 가로, 세로를 각각 장축, 단축으로 하는 타원 모양으로 생겼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타원의 넓이(s) 공식 S = πab 을 이용할 수 있겠군요.

타원 넓이는 S=πab.

가로는 2.4 cm, 세로는 2.8 cm입니다. 그렇다면 고양이 발 하나의 면적은


a= (2.6/2) x (2.8/2) x π = 5.7 cm² 이겠군요.

2) 고양이가 아래로 누르는 힘 구하기

고양이 전체 무게는 7.0kg이므로, 지구가 이 친구를 당기는 힘은 7.0 kgf(킬로그램힘)이겠군요! kgf는 1kg의 물체가 지구에서 아래로 받는 힘을 말한답니다.

3) 고양이 발 압력 구하기

고양이가 도약하거나 착지할 때는 두 개의 발을 쓰니, 2개의 발 면적으로 힘을 나누면 압력을 구할 수 있겠네요. 계산해보면,


P = F/(2a)


=7.0 kgf / (5.7 cm² x 2) = 0.61 kgf/cm²


이네요!

4) 기타 상황 가정

만약 집사의 다리부터 밟고 늠름하게 걸어올라오고 있다면 발 세개로 딛고 있을 것이고, 명치를 딛고(윽) 가만히 서있다면 발 4개로 딛고 있겠죠? 그렇다면 각각

걸어갈 때


P = 7.0 kgf / (5.7 cm² x 3) = 0.41 kgf/cm²


서 있을 때


P = 7.0 kgf / (5.7 cm² x 4) = 0.30 kgf/cm²


이군요.

그렇다면 고양이의 평균치는?

다른 고양이 집사님들의 고통은 어느 정도일까요. 대충이지만 정량적으로 구해봅시다. 필자에게는 다른 고양이가 하나 있으니 이 친구를 기준으로 잡아볼까요.

결백한 동거묘의 발.

다른 고양이를 볼까요? 이 녀석의 몸무게는 5.0 kg이고, 발의 크기는 가로 3.0 cm, 세로 3.4 cm입니다. 이 친구 또한 무거운 편이지만(고양이들이 악랄한 고양이 확대범과 함께 살고있나봅니다) 발 크기가 큰 편이므로 평균치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1) 발의 면적은

(1.5 cm) x (1.7 cm) π = 8.0 cm² 이군요.


압력을 계산하면 


이 친구는 5.0 kg이므로, 같은 방법으로


P = M/(2a)


= 5.0 kgf /(8.0 cm² x 2)= 0.31 kgf/cm² 


가 나오는군요.

2) 기타

걸어갈 때 세 발, 서 있을 때 네 발로도 계산해보면 각각


0.20 kgf/cm², 0.155 kgf/cm² 가 나오는군요.


범인 고양이(0.61 kgf/cm²)의 반 정도로 나오네요. 평균적인 집사님들은 이정도 통증에 시달리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잠에서 깨는 고통은 마찬가지겠지만요.

주의사항

물론 이건 고양이가 두 발, 세 발, 네 발로 가만히 올라와 있을 때이고 뛴다고 하면 충격량을 고려해야 합니다. 훨씬 더 아프겠지요. 그러기 위해선 기계를 이용해서 잰 실시간 압력데이터 혹은 적어도 도약하는데 발을 대고 있던 시간 등등을 알아야 하는데 장비가 열악하니 그냥 넘어갑시다.

그렇다면 사람은?

그렇다면 사람이 밟는 건 어떨까요? 동거 집사를 약 70.0kg로 가정합시다. 그리고 발 사이즈를 약 26.0cm로, 가로를 9.8cm이라고 합시다. 사람 발도 대충 타원으로 가정합시다. 

역시 결백한 사람의 발.

1. 발의 면적

타원의 긴 반지름 13.0 cm, 짧은 반지름 4.9 cm를 넣어 계산하면


S = 13.0 cm x 4.9cm x π = 200.0 cm² 이네요.



그렇다면 압력을 구해봅시다. 


뛰는 등(어우) 한 발로 딛는 경우라면


P = F / s


= 70.0 kgf / 200.0 cm²


=0.35 kgf/cm² 이네요.

2) 만약 두 발로 서 있다면 이 절반인 0.18 kgf/cm² 이겠네요.

그래서 결론은?

이렇게 범인 고양이(0.61 kgf/cm²)가 두 배정도 강력하고, 보통 고양이(0.31 kgf/cm²)는 사람(0.35 kgf/cm²)과 비슷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출처: giphy
역시 고양이는 강하군요.

주의사항

가정 가득한 계산에 불만을 가지고 계셔서 직접 실험해 보신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실제로는 밟히는 근처 뱃가죽에 의해, 뱃속 지방 덕에, 혹은 배 위 이불 덕분에 작은 고양이의 발보다 넓은 면적으로 힘이 분산될 것입니다. 따라서 안심하고 사람 발로 밟았을 때 훨씬 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웃집과학자는 그 도전 정신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오늘도 저를 포함한 집사님들의 숙면을 기원합니다. 행운을 빌어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