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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맨몸 노출되면?

조회수 2017. 12. 14. 16: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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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키가 줄어든다. 척추와 허리에 통증이 생긴다. 다리가 깁스한것 처럼 굳는다. 얼굴이 커진다. 안압이 상승하고 두통이 심해진다.
출처: giphy.com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인 이소연 박사가 우주에서 돌아온 뒤 겪은 질환들입니다. 


일명 '우주병' 이라고 하는데요. 우주의 환경에 한번 적응했던 몸이 다시 지구로 돌아왔을때 변화를 일으켜 발생하는 증상들입니다. 

출처: Wiki Commons
맨 왼쪽이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
우주병?

2016년 NASA Human Research Program 발표 자료를 보면 우주병은 장기간 우주 공간에 머물렀을 경우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몸이 무중력 상태에 반응하면서 순환기 계통이 퇴화하고 뼈가 약해지며 근육이 위축되는 증상을 말합니다.


9박 10일 동안 우주에 머물렀던 이소연 박사도 무중력 상태에 노출돼 척추 뼈, 연골, 관절이 늘어났고, 피가 몸 상체쪽으로도 흘러 얼굴이 부엇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처: giphy.com

우주에서는 혈압의 변화로 머리쪽 압력이 상승하면서 안압이 높아지고 두통도 발생하는데요. 심장쪽 혈액량이 증가해 심박수도 변합니다. 특히 둥둥~ 떠나기 때문에 근육을 쓸 일이 없어 골밀도가 한 달에 1%씩 감소하고 근력이 약화된다네요. 


다리에도 영향을 줍니다. 둥둥 떠서 생활하다보니 다리는 점점 가늘어집니다. 때문에 중력이 있는 지구로 돌아왔을 경우 골격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달에 살게 된다면 우주병에 시달릴까?

만약 인류가 달이나 화성에 이주해 평생을 거기서 산다면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날까요? 

출처: NASA
화성에서 지을 수 있는 얼음집 개념도.

실제로 NASA에서는 화성 거주 시설에 대한 콘셉트 디자인을 공개하기도 하는 등 지구 외 행성에서 거주하는 프로젝트에 관심이 높은데요. 화성에 거주할 사람을 모집하기도 합니다.


이론상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지구에서 태어난 사람이 화성에 간다면 멀미 증세를 보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어디가 아래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전정 기관이 뒤죽박죽이된 정보를 뇌로 보내고 결국, 배멀미를 느끼는 상태와 비슷하게 되죠.

소설 <마션> 작가 소설에도 이 개념이?!
출처: RHK
영화 <마션> 원작자의 신작 소설 아르테미스.

SF영화 <마션>의 원작자 앤디 위어가 이 우주병 개념을 차용해 그의 신작에 녹여냈습니다. 다른 행성에 오랜 시간 거주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지구로 되돌아 올 때는 우주병을 감수해야 한다는 식의 내용인데요.


위어의 신작 <아르테미스>에는 인류가 달에 조성한 첫 번째 도시 '아르테미스'가 등장합니다. 어린 시절 이곳에 이주해 자라난 아랍계 여주인공 '재즈'가 등장하는데요. 지구로 가자는 아버지의 말에 '중력병'이 두렵다는 말을 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빠가 살던 고향이지 제 고향이 아니에요. 그리고 그곳에서 절 기다리는 건 중력병 말고는 아무 것도 없어요. 제 고향은 아르테미스예요"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죠. 우주인들이 겪는 근육 약화 및 골밀도 감소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일 겁니다. 이 상태로 지구에 오면 몸에 이상 증상이 생기겠죠? 소설에선 중력병이라고 표현했네요.

우주 공간에 맨몸으로 노출되면?
출처: giphy.com

진공 상태인 우주에 맨몸으로 노출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구의 1기압에 최적화 돼 있는 인간에게 우주의 0기압은 치명적인 환경입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우주는 온도가 낮고 진공 상태기 때문에 우주복을 입지 않으면 동사하거나 몸이 폭발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출처: giphy.com
영화 <토탈리콜>에서 주인공이 맨몸으로 우주에 노출된 장면.

진실은 어떨까요?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에서 지난 1997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주에 맨몸으로 잠깐 노출된다고 해서 영구적으로 다치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또 노출되는 즉시 폭발하거나 동사하지 않고, 심지어는 바로 기절하지도 않는대요. 


이유는 우리 몸 순환체계 때문입니다. 아무리 우주라고 해도 체온이 곧바로 떨어지진 않습니다. 피 속의 산소가 남아있을 때까지 의식도 차릴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1965년 진공상태에서 훈련하던 우주인의 우주복이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이때 15초 동안 진공에 노출됐지만 피 속의 산소가 다 소모될 정도의 긴 시간은 아니어서 의식을 잃지 않았습니다.

출처: fotolia
아프지만 괜찮아~!

고다드 센터에서는 우주의 자외선이 매우 강력해서 태양에 의한 심한 화상은 입을 수 있다며 '태양'이 큰 위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럼 어느 정도 우주에 노출돼야 사망에 이를까요? 고다드 우주센터에 따르면 노출 10초 전후에는 태양에 의한 화상, 피부나 각종 조직이 부풀어 오르는 등의 '가벼운 문제'들이 나타납니다. 이후 산소 부족으로 정신을 잃게 되며 최종적으로 1~2분 정도 노출되면 사망한다고 하네요.



출처: fotolia
피해봐라~ 얍!

소설 <아르테미스>에도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는데요. 폭발 사고로 우주에 맨몸으로 3분 간 노출된 주인공이 본인의 느낌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장면이 있더라고요.

"햇빛이 눈을 멀게 할 것처럼 공격해왔다. 

폐에서 공기가 빠져나갔다. 


가슴을 팽창시켰지만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이글거리는 햇빛의 맹공격에 얼굴이 아팠다. 진공 상태에서 체액이 끓어올라 입과 눈에서 거품이 일었다.


세상은 깜깜해졌고 의식이 사라졌다"

출처: RHK
소설 속 아르테미스 조감도.

상황이 고다드 우주센터에서 말한 것과 대부분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태양에 의한 화상, 호흡곤란, 체액의 기화 과정을 거쳐 결국에는 산소 부족으로 기절하는 장면이 생생히 그려졌습니다. 앤디 위어는 정말 고증에 철저한 작가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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