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과학자

영화 보고 밥 먹고 카페가고 밥 먹고 영화 보고 카페 가고 카페 갔다 영화 보고 밥 먹는 데이트가 지겹다면, 당신에게 이런 데이트를 추천합니다. 몸과 머리가 새로워지고 사랑도 새로워지는(?) 과학관데이트!

오늘 갈 데이트 장소는 5월에 개관한 서울시립과학관입니다. 들어가볼까요?

로비에서부터 이 과학관은 이과생이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짐 보관함이 원소 주기율표로 되어있는 부분…

어디에 넣어뒀는지 알려면 원소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는 점.

에디터는 이날 제논에 짐을 보관했습니다. 비활성기체는 왠지 기분이 좋거든요.

맨 위에 있는 헬륨에 짐을 넣으려고 도전하는 분들이 있을 법한데요. 맨 꼭대기 1주기 헬륨부터 산소가 있는 2주기, 그리고 세 번째 줄인 3주기까지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높아서 쓸 수 없다고 생각했을까요? 사물함이 아니라 그냥 사물함 그림입니다.

너 어디에 있어? 라고 물어보면 루트 2층이라고 답해주세요. 뭐라고? 루트 2층? 이게 무슨 해리포터 호그와트행 열차타는 소리야. 무리수 개그가 아니라 정말 있습니다! 루트 2층! 1.414…

파이층도 있습니다. 3.141592…

정말 위대한 서울시립과학관입니다.

데이트의 재미는 싸움아니겠습니까(응?) 애인과 함께 몸부터 풀어볼까요?

내가 왕년에 백미터를 12초에 달렸어라고 우기는 애인에게 팩트폭격을 가해봅시다. 아니 100m에 12초면 1분에 500m를 뛰는건데, 그러면 시속 30km인데 그렇게 뛴다고? 이제 증명하기 위해 뛰어볼 차례입니다. 초시계? 아니! 스피드건!

빠르게 달리고 나면 심장이 두근두근, 너 때문에 심장이 빨리 뛴다고 우겨봅시다.

애인이 매번 데이트 할 때 마다 조금씩 늦나요? 중력이 다른 것도 아니고.. 어쩌면 시간 ‘감각’이 정말 없을지도 모릅니다. 

시작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꺼집니다. 

5초를 칼 같이 세고, 다시 버튼을 누르면 내가 5초를 어떻게 세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에디터도 해봤습니다. 여러 번 해봤지만 결코 쉽지 않더군요. 사람의 시간 감각이란..

여기까지 해서 누가 이겼나요? 내가 원래 머리가 좋아서 몸 쓰는 건 좀 약하다고 말하며 빠져나간다면 ‘연결’ 전시실로 데리고 가세요. 뉴턴과 데카르트 레이저 헤드샷!

거울 반사를 이용해 레이저로 저격하는 고난도 보드게임 입니다. 뉴턴과 데카르트 팀으로 나누고 차례가 오면 말을 한 번씩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마치 체스처럼 각 말마다 이동 방법이 모두 다릅니다. 

각 말에는 거울이 달려 있어서 레이저 경로를 변화시킵니다. 반사각을 잘 생각하며 말을 옮겨 레이저가 상대편 상에 닿도록 하면 성공! 저격할 것이냐 당할 것이냐!

이렇게 말하는 친구들이 있죠. 뉴턴 데카르트 매치를 이어가는 꿀잼 뇌파 대결이 기다립니다.

밴드를 머리에 차면 뇌파를 측정하는데요. 특히 집중력을 발휘할 때 나온다는 에스엠알파(SMR)를 주로 측정합니다. 화면에서 뇌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파장이 위아래로 움직이지 않고 평탄하게 이어질수록 집중력이 높은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날 과학관에 견학온 친구들의 대결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야아아아아압!!!??

뇌파로 공을 밀어내다니…정말 언젠간 쉘든이 말한 것처럼 뇌파로 머리를 터지게 할 수도 있을 지몰라..

여기까지 왔는데 인증샷은 필수겠죠? 과학관에서만 누릴 수 있는 포토존!

픽셀은 깨져도 사랑은 깨지지 않는 픽셀 인증샷.

뒤에서 앞으로 갈수록 픽셀 수가 줄어들며 해상도가 현저하게 낮아집니다. 의도치 않은 모자이크 처리!

아무리 데이트의 재미가 싸움이라해도 너무 많이 싸운 것…같다면, 이제 우주의 기운으로 사이를 다시 회복할 차례입니다.

과학관의 자랑, 3D 스페이스!

혹은 아직 썸을 타고 있나요?

온 우주가 나서서 썸을 도와주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이곳으로… 우주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연애가 '과학적'으로 성공하길 빌며, 과학적인 데이트를 위한 코스를 계속 찾아보겠습니다.

이승아 에디터(singavhihi@scientist.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