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먹고 환각 일으킨 사람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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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먹고 환각을 겪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헛소리를 하거나 게거품을 물고, 때론 춤을 추기도 했다고 합니다. 최낙언 식품공학 전문가의 책<감각, 착각, 환각>에 따르면 르네상스 시대에 일어난 '실화'라고 합니다.
이 시대에 빵은 주로 호밀로 만들었는데요. 여기에 맥각(ergot)균이 기생해 알칼로이드 물질을 분비합니다. 이 맥각균이 분비하는 알칼로이드 물질을 섭취하면 맥각 중독에 걸릴 수 있습니다.
맥각균이 기생하고 있는 호밀로 빵을 만들어 먹은 사람들이 이 때문에 환각을 보게 된겁니다. 고용량의 맥각을 먹으면 고통스럽게 죽을 수도 있지만, 저용량의 맥각은 강력한 환각 효과를 발휘한다네요.
환각제 개발로 이어져
빵 때문에 우연히 일어난 환각 사건들은 후에 진짜 환각제, LSD(Lysergic Acid Diethylamide)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LSD는 현재 한국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리돼 있는데요.
이 환각제는 1943년 알버트 호프만 박사가 맥각균에서 우연히 합성한 물질이라고 합니다. 알버트 호프만 박사는 박사 학위를 받고 산도스(Sandoz) 제약회사에 취직해 맥각균을 연구하는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호프만의 저서 <LSD, My problem child>에 따르면 당시 그는 자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순환계 촉진제를 개발하기 위해 리세르그산(Lysergic Acid)으로부터 여러 유도체를 추출했습니다. 대한약학회에 따르면 이 리세르그산이 바로 맥각균이 분비하는 알칼로이드 물질인 맥각 알칼로이드(에르고메트린, 에르고타민, 에르고크리스틴)이 분해되며 생성되는 산입니다.
호프만이 실험 후 손에 묻었던 LSD-25를 우연히 흡입했고 강력한 환각 효과를 경험했습니다. 이후 연구와 임상실험을 거쳐 신약으로 등장하게 된 거죠.
아참, 환각 보고 싶다고 호밀 빵 먹어도 아무 소용없습니다. 일부러 맥각균에 오염된 빵을 찾지 않는 이상 아무리 빵을 많이 먹어도 환각을 볼 수 없어요. 맛있기만 할 겁니다. 살도 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