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로 가죽가방 만든다

조회수 2021. 1. 9. 0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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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가죽은 내구성도 좋고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천연 소재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동물에게서 얻는 가죽을 입는 것이 윤리적인 파문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환경 지속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표준이 변하면서 가죽시장에는 합성 대체물이 늘어나는 실정이었는데요. 합성 중합체로부터 만들어진 가죽 대체품은 환경 지속성 측면에서 더 잘 작동합니다. 최근 몇 년간 상당한 시장 점유율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체품들은 다른 합성 플라스틱과 동일하게 폐기 문제에 직면해있습니다. 이에 가죽 시장은 다른 대체품을 찾기 위해 눈을 돌리기 시작했는데요. 최근 주목하게 된 물질 중 하나는 바로 '곰팡이 균류'라고 합니다. 

출처: NASA/Ames Research Center/Lynn Rothschild
페트리 접시에 있는 균사체.

비엔나 공과대학교 박사후 연구원인 미첼 P. 존스(Mitchell P. Jones)가 <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그는 <Nature Sustainability>에 게재한 연구에서 곰팡이에서 추출한 가죽 대체품을 동물 가죽 및 합성 가죽과 비교했다고 밝혔는데요. 곰팡이에서 파생된 가죽의 역사, 제조 과정, 비용, 지속 가능성 및 재료 특성에 대해 조사했다고 합니다. 

동물 가죽의 지속 불가능성

가죽이 얼마나 지속가능한지는 이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렸습니다. 가죽 생산은 가축의 사육과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또한 가죽을 만들 때 환경적으로 독성이 있는 화학물질을 필요로합니다. 따라서 축산 분야의 지속가능성 문제는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UNFAO, United Nations Food and Agriculture Organisation)에 따르면 축산 분야는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의 약 14%의 책임을 가집니다. 이중 가장 많은 배출을 담당하는 건 소입니다. 소 사육만 해도 축산 부문 배출량의 약 65%를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출처: AdobeStock
큰 비중의 탄소 배출 담당하는 소.

소 사육의 주 생산품은 육고기입니다. 소가죽은 소의 시장가치의 5~10%, 소 무게의 약 7%에 불과합니다. 또한 붉은 고기와 가죽에 대한 수요 사이에는 입증된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하지만 가죽 태닝(leather tanning)은 여전히 에너지와 자원 집약적이라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 많은 폐슬러지를 발생시킵니다. 이는 가죽이 육류 제품으로 판매될 수 있는 혈액, 머리, 장기 등 최소 가공 생산물보다 더 크게 환경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곰팡이로 가죽 어떻게 만드나

곰팡이류에서 파생된 가죽 기술은 약 5년 전 미국의 마이크코워크스(MycoWorks)와 에코베이티브디자인(Ecovative Design)이 처음 특허를 받았습니다. 이 기술들은 게 껍질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중합체를 함유한 균사체(mycelium)로 불리는 버섯의 뿌리 같은 구조를 이용합니다. 

출처: AdobeStock
균사체.

버섯의 뿌리는 톱밥이나 농업폐기물에서 자라나면서 엉겨붙은 두꺼운 덩어리 같은 걸 만들어 내는데, 이게 가죽과 비슷 처리된다고 합니다. 사용하는 부분이 버섯이 아니라 뿌리이기 때문에 이는 자연적으로 생물학적 과정이 가능한 곳 어디에서나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합니다. 빛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폐기물을 유용한 물질로 전환시키며 탄소를 자라나는 균에 축적해 저장하기까지 합니다.

포자 하나에서 완제품인 '곰팡이류 가죽' 혹은 '균사체 가죽'으로 만들어지는데 몇 주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이는 소가 다 자라날 때까지 몇 년 간 기르는 것과 비교했을 때 매우 경제적입니다.

이후 약산, 알코올, 염료 등은 곰팡이류 물질을 변형하는데 사용되며 그 다음 압축, 건조, 양각을 새겨 넣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 과정은 매우 간단하고 장인이 최소한의 장비와 자원만으로 완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또한 대량 생산을 위해 산업적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최종적으로 완성된 제품은 동물의 가죽처럼 생겼고, 비슷한 느낌이 난다고 합니다. 물론 내구성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출처: Ars Electronica/Flickr
MOGU는 곰팡이류의 균사체로부터 재료와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라고 합니다.

하지만, 수년 간 개발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합니다. 전통적인 가죽 생산은 수천 년에 걸쳐 완벽히 다듬어졌지만, 곰팡이류 가죽을 쓰려면 약간의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생분해성이고 낮은 에너지로 생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만으로 지속 가능성의 위기를 해결하기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미첼 P. 존스 박사에 따르면 동물 사육과 플라스틱 사용의 급증에 대한 환경적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데, 이는 모두 가죽 생산과는 무관합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창의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한 걸음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세계가 지속가능한 삶을 향해 점진적으로 방향을 바꾸는 동안, 한 영역에서라도 진전을 보이는 건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이죠.


곧 쓸 수 있을까?

곰팡이류에서 만들어진 가죽은 상업용 제품이고 곧 판매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비싸다는 겁니다. 시제품은 지난해 미국, 이탈리아, 인도네시아에서 시계, 지갑, 가방, 신발 등의 제품으로 출시됐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기금 모금 품목은 약간 비싼 편입니다. 디자이너 가방 하나가 500달러에 팔렸다고 하는데요. 제조비 견적은 이 재료가 일단 더 큰 규모로 제조되면 전통적인 가죽과 경제적으로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출처: Bolt Threads

마이크코워크스는 지난해 벤처 자금으로 1,70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하는데요. 궁극적으로 많은 소비자 제품에서 곰팡이 가죽을 대체하지 못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 Jones, Mitchell, et al. "Leather-like material biofabrication using fungi." Nature Sustainability (2020): 1-8. 
  • The Conversation, “Vegan leather made from mushrooms could mould the future of sustainable 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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