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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안 걸고 합리적으로 짝짓기 하는 동물

조회수 2020. 11. 29.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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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동물의 세계에서는 짝짓기 경쟁은 흔히 목숨을 걸고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동물 사회에서는 그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사향소 수컷들은 짝짓기 경쟁에서 치열한 싸움을 합니다.

예를 들어, 사향소 수컷들의 경우 암컷을 두고 목숨을 건 경쟁을 벌이는데요. 싸움에서 패배한 사향소 수컷은 기존의 무리를 떠나 새로운 땅을 찾기도 하죠.

하지만 '이성적으로' 짝짓기 경쟁을 벌이는 동물들도 있습니다. 경쟁을 하기 위해 목숨을 걸거나, 치열한 싸움을 하지 않는 것인데요. 앞뒤 가리지 않고 싸움에 뛰어들었다 상처라도 입는다면 번식은 고사하고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는 까닭입니다.


늑대와 대눈파리의 '이성적' 짝짓기 경쟁

늑대는 대표적인 맹수로 알려졌습니다. 늑대의 짝짓기라고 하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며 쏘아보다가 득달 같이 달려들어 상대의 목덜미를 물어뜯는 광경을 상상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출처: pixabay
늑대의 짝짓기 경쟁은 의외로 이성적입니다.

늑대의 짝짓기 경쟁은 '놀이처럼'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암컷을 두고 경쟁하는 수컷 늑대들은 엉덩이 사이로 꼬리를 말아 넣고는 다치지 않을 정도로만 살짝살짝 몸을 부딪친다고 합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암컷과 수컷이 서로 사랑을 나누는 것처럼 보일 정도라고 하는데요. 실제로는 수컷 간 짝짓기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해요.

두 마리 수컷의 귀여운 경쟁은 한 마리가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나면 승자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결코 이빨을 드러내는 일 없이 '지쳐쓰러질 때까지' 몸을 부비는 것이죠.

늑대보다 더 평화로운(?) 짝짓기 경쟁을 하는 동물도 있는데요. 아프리카 우간다에 서식하는 대눈파리(Diopsidae)가 그 주인공입니다. 대눈파리의 눈은 몸통만큼 긴 눈자루의 끝에 달려있습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대눈파리는 눈 사이가 먼 수컷이 짝짓기 경쟁에서 이깁니다.

대눈파리가 태어날 때는 눈자루가 길지 않은데요. 고치에서 나온 직후 머리의 관에 공기를 불어넣어 눈자루를 길게 만든다고 합니다. 다소 불편해 보이는 대눈파리의 이런 외양은 짝짓기 시기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암컷을 두고 경쟁하는 대눈파리 수컷들은 서로 누가 눈 사이가 더 먼지로 승부를 가린다고 합니다. 이때 눈자루의 길이가 중요한데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대눈파리 수컷들은 앞다리 사용하기도 합니다. 다리를 벌려 눈 사이가 더 길어보이는 '착시효과'를 얻기 위해서 말이죠.

대눈파리의 눈 사이가 멀다는 것은 성체가 되기까지의 영양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고 해요. 그래서 육체적 조건이 더 뛰어난 것을 눈자루의 길이로 미루어볼 수 있는 것인데요. 이런 사실을 본능적으로 아는 대눈파리 수컷들은 자신보다 눈 사이가 멀어 육체적 스펙이 좋아 보이는 상대 수컷에게 괜한 힘을 빼지 않고 패배를 인정한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 정용, 정재승, 김대수,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서울:사이언스북스,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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