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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과학자

CT 찍었을 뿐인데 '왜 암 걸렸지?'

By 이웃집과학자 X 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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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츠도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출처AdobeStock

14살 밀란은 호수에서 고무보트를 타다가 머리를 다쳤습니다. 담당 의사는 두개골 내 출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밀란의 머리를 CT 촬영했습니다. 그런데 이 CT 촬영 이후 밀란은 발작을 일으켜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공교롭게도 밀란의 아버지 샘 갬비어는 스탠퍼드대학교 방사선과 과장이었는데요. 그는 CT 촬영 기계로 아들의 두개골 속 커다란 덩어리를 확인했습니다. 밀란은 암 진단을 받은 후 열여섯 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밀란은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을 앓았습니다. 책 <퍼스트 셀>에 따르면 발병하면 5년 간 생존할 가능성은 5% 미만입니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교모세포종은 뇌-척수 조직이나 이를 싸고 있는 막으로부터 발생되는 원발성 종양입니다. 정상적으로 뇌조직에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는 신경교세포(Neuroglia Cell)에서 시작된 종양입니다.

그런데 암 조기 발견법을 평생 연구했던 밀란의 아버지 샘 갬비어(Sam Gambhir)는 "CT 촬영 때 노출된 방사선 때문에 아들에게 종양이 생겼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한 걸까요?

P53 돌연변이

샘 갬비어의 아내 아루나 갬비어는 이미 유방암을 두 차례 앓았습니다. 밀란이 암 진단을 받은 뒤 어머니와 아들은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요. 둘 다 'P53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샘 갬비어는 "P53 돌연변이가 있으면 방사선에 훨씬 민감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P53은 종양억제유전자(TSG, Tumor suppressor gene) 중 하나입니다. 세포 상태를 살피면서 DNA가 손상되진 않았는지 확인하는데요. P53은 복구되지 않은 DNA 조각이나 비정상적인 성장 신호를 추적합니다. 대상을 포착하면 세포에 자체적으로 복구할 것을 명령하거나 '자살'할 것을 지시합니다. P53이 '유전체의 수호자'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암세포는 마치 경찰처럼 기능하는 P53을 피하기 위해 P53의 정상적인 감시 기능을 억누르려 합니다. 이런 가운데 모종의 기전이 작동해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비정상적인 P53 단백질이 생산됩니다. 비정상 P53 단백질은 세포 전반을 감찰하지 못합니다. 세포가 관리가 안 되기 시작하면 당연히 세포가 제멋대로 성장하겠죠?

CT 촬영 시 방사선량은 피촬영자에게 큰 위험을 끼치지 않을 정도로만 발생합니다. 인체에 악영향이 아예 없는 건 아니죠. 이 돌연변이가 발생한 사람이라면 암이 생길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합니다. 샘 갬비어가 "정말 CT 촬영 때문에 암이 생긴 것인진 정확히 알 수는 없다"고 덧붙이긴 했지만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면 이 부분을 자세히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유전자 손상 원인으로는 방사선 및 화학물질의 노출, 바이러스, 뇌손상, 면역결핍 등이 있다고 합니다.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

출처AdobeStock

샘 갬비어는 이러한 비극을 겪으며 '리프라우메니증후군(LFS, Li-Fraumeni syndrome)'을 발견하기도 했는데요. 리프라우메니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거의 모두 암에 걸린다고 합니다. 그들 중 절반은 서른살이 되기 전에 암에 걸리고, 일흔 살이 되면 암 발병률이 100%에 가까워집니다. P53 돌연변이는 리프라우메니증후군 환자의 70%에서 발견됩니다. 나머지 30%에서는 CHEK2라는 또 다른 종양억제유전자 돌연변이의 영향을 받습니다.

P53은 암의 예후와도 관련 있는데요. 책 <퍼스트 셀>의 저자인 종양전문의인 아즈라 라자에 따르면 "예를 들어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들에게 다양한 염색체 손상이 있으면 암 유전체는 아주 불안정하고 그에 따라 환자들의 예후도 좋지 않다"며 "여러 연구에서 밝혀낸 바에 따르면 세포유전적 손상이 복잡하게 나타날 때 P53 돌연변이까지 있으면 예후가 매우 나쁘다"고 합니다. 반대로 P53 돌연변이가 없는 경우 손상된 염색체가 많더라도 질병이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코끼리에서 발견한 P53의 뜻밖의 특성

코끼리는 왜 암에 안걸릴까?

출처pixabay

책 <퍼스트 셀>에 따르면 최근 P53의 또 다른 특징이 밝혀졌다고 하는데요. 코끼리에게는 P53의 사본이 스무 쌍이나 있다고 합니다. P53의 사본수가 많으면 암을 예방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코끼리가 거의 암에 걸리지 않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돌연변이가 자연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하는데요. 몸집이 큰 동물일수록 세포가 더 많으니 돌연변이도 더 많을 것이고 암도 발생하기 더 쉽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즈라 라자에 따르면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인간의 암 발병률은 쥐보다는 낮고 돌고래보다는 높다고 합니다. 이 난제를 '피토의 역설(Peto’s paradox)'라 부르는데요. 이는 역학자 리처트 피토(Richard Peto)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피토는 동물이 몸이 커지고 나이 먹는 동안 그 동물의 세포 내 고유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암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한다고 추측했습니다. 

피토의 역설(Peto’s paradox)

출처THE ROYAL SOCIETY PUBLISHING

코끼리에게서 발견된 P53 사본은 학자들에게 '암 종식'의 희망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러나 P53은 사실 더 복잡했습니다.


연구자자들은 P53이 과잉 활성화된 쥐를 만들고 암을 유발하는 DNA 손상 물질에 쥐를 노출시켜봤습니다. 그 결과 실제로 쥐는 암 발생 저항력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P53이 과잉 활성화된 쥐는 빠르게 늙어버렸습니다. 몇 달 만에 겉모습이 급격히 늙어버렸고 생애 주기가 30% 줄었습니다. 즉, P53이 없으면 세포는 암세포로 발전하기 쉽지만 P53이 과잉활성화 되면 세포는 빨리 나이가 들고 사멸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몸 속 암의 기원이 되는 첫번째 세포를 왜 찾아야 할까요?

책 <퍼스트셀>에 따르면 P53이 몸집이 큰 동물과 암의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해답은 아닐거라고 말하는데요. 수명이 200년이나 되는 거대 북극고래에게는 종양억제유전자 P53의 여분 사본이 따로 없다고 합니다.

몸집이 큰 동물이 암을 예방하는 한 가지 방법은 물질대사의 속도를 늦추고 DNA의 손상을 초래하는 활성산소의 생산을 줄이는 것입니다. 암 예방을 위해 몸 속 암의 기원이 되는 첫 번째 세포를 찾아야 한다는 아즈라 라자. 암을 극복하기 위한 그의 전략을 책을 통해 만나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 라즈라 라자, 퍼스트 셀, 윌북(2020) 
  • Caulin, Aleah F., et al. "Solutions to Peto's paradox revealed by mathematical modelling and cross-species cancer gene analysis." 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370.1673 (2015): 201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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