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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 위성이 '뭔가를 엄청나게 뿜었다'

조회수 2020. 11. 9. 17: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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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X 푸른숲
출처: NASA
명왕성 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

2006년 1월 19일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 기지에서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발사됐습니다. 1년 후인 2007년 2월 28일, 태양계의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을 '플라이바이(fly-by)'합니다. 목성 근처까지 스윽 날아가 목성의 중력을 이용해 일정 기간 탐사선의 속도를 높이는 비행 기술인데요. 덕분에 뉴호라이즌스호의 속도는 시속 14,000km까지 빨라졌습니다. 구 명왕성까지 3년을 단축해 도착했습니다.


책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에 따르면 뉴호라이즌스호는 여러 면에서 과거 목성으로 날아간 우주선들보다 수행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무엇보다 관측 장비 성능이 뛰어났는데요. 명왕성 가는 길에 목성과 그 주변을 살펴볼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명왕성에 도착하기 전 탐사선의 시스템을 모두 가동시켜보고 목성과 그 위성들에 해당 장비를 시험해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26년에 걸친 명왕성 탐사의 모든 것

뉴호라이즌스호는 2007년 1월부터 6월까지 목성에 접근했습니다. 플라이바이 하려고 간 거죠. 뉴호라이즌스호는 목성에 가까이 갔을 때 여러 가지를 관측합니다. 과거에도 목성과 그 위성들을 가까이서 살펴본 적이 있었고, 장기적으로 관찰한 기록도 남아 있지만 목성이 워낙 변화무쌍한 곳이어서 최신 장비로 한 번 더 탐사할 수 있다는 점은 많은 학자들을 흥분시켰습니다.

출처: NASA
플로리다 발사 현장에서 최종 조립 중이던 뉴호라이즌스호.

행성지질학자이자 뉴호라이즌스 지질학 및 지구물리학팀장인 제프 무어가 뉴호라이즌스의 목성 연구팀(JEST)을 이끌었는데요. 목표는 목성의 위성 이오(Io)의 화산 활동을 기록하는 일이었습니다. NASA 자료에 따르면 이오는 태양계에서 화산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입니다. 이오는 지구의 달보다는 조금 큽니다. 목성의 위성 중에서는 크기가 세 번째입니다. 이오에는 수백 개의 화산이 있습니다. 일부 화산에는 수km 높이에서 분출되는 용암천(lava fountains)도 존재합니다.


출처: 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 Southwest Research Institute (JHUAPL SwRI)
목성과 뉴호라이즌스호.

뉴호라이즌팀은 플라이바이를 계획하면서 먼지로 이뤄진 목성의 얇은 고리 또한 연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행성 고리 전문가인 마크 쇼월터(Mark Showalter)가 팀에 합류한 이유입니다. 쇼월터는 목성의 위성 이오가 가장 커다란 고리 앞을 지나가는 순간을 노렸습니다. 뉴호라이즌스 호에 탑재된 망원카메라 격인 로리(LORRI)로 다섯 프레임의 동영상을 찍기로 했습니다. 고리가 이오에 가려지는 순간, 고리의 고해상도 지도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출처: NASA/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Southwest Research Institute
이오의 북극에서 거대한 기둥 같은 것이 뿜뿜!!

이 사진들이 지구로 전송됐을 때, 연구진은 뜻밖의 장면을 얻게 됩니다. 목표만 이룬 줄 알았는데 이오의 커다란 화산 중 하나인 트바쉬타(Tvashtar)가 분화하는 모습까지 포착된 겁니다. 이오의 북극에서 거대한 물질이 분출하는 장면을 확보했습니다. 잠시 감상해보시죠.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이오의 화산 분화 과정을 저속 촬영한 것은 뉴호라이즌스 호가 처음입니다. 이오에서 뿜어져 나온 물질들은 우주 공간을 향해 분수처럼 치솟았다가 표면으로 다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영상으로 보면 마치 분수처럼 보이지만 화산재를 비롯한 각종 화산 잔해로 이뤄진 구름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이 이오 화산을 이해하기 애쓰는 이유는 이오가 지구 초기의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엄청난 양의 화산가스를 쏟아내며 대격변을 일으키고 있는 이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뉴호라이즌스호팀이 포착한 셈이어서 더욱 뜻깊은 발견입니다.

목성, 위험한 녀석

한편, 뉴호라이즌스호는 목성의 무서운 폭풍 시스템을 기록하는 임무도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데이터 송신이 다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뉴호라이즌스호는 목성을 지나 명왕성으로 향하는 길에 목성의 자기권을 관측해냅니다. 목성의 넘실거리는 자기권 꼬리를 타고 1억 6천만 킬로미터를 비행한 덕분입니다. 우주 최초입니다. 뉴호라이즌스호는 이런 식으로 목성과 위성들을 700건가량 관측합니다.


한 가지 장애 요소는 목성의 복사(Radiation)였습니다. 탐사선에 탑재된 전자기기가 망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뉴호라이즌스호가 목성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을 때 복사 때문에 사고가 나기도 했습니다. 탐사선이 갑자기 '안전모드'로 전환된 건데요. 안전모드란 문제를 일으킨 시스템이 꺼지고 백업 시스템이 가동된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 상태에서 탐사선은 문제가 있으니 지시를 내려달라고 지구에 연락합니다. 지구에서는 재빨리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합니다.

출처: NASA JPL
복사를 피해서.

엔지니어팀은 목성의 강력한 자기권에 주목합니다. 전하를 띤 입자들이 복사돼 기계를 손상시켰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컴퓨터가 리셋됐다는 가설을 내놓습니다. 비슷한 일이 여러 달 뒤에도 반복됐습니다. 손상된 회로들은 점차 정상을 되찾았고,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에 도착할 무렵에는 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명왕성 탐사 이야기!

책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은 지구에서 명왕성까지 우주선을 보내는 그 긴 시간 동안 집념과 끈기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관심 받지 못하던 작은 행성이 어떻게 스타 반열에 오르게 됐는지 그 스토리를 흥미롭게 정리했습니다.


왜소행성으로 지위가 추락한 명왕성이 지닌 과학적 의미는 무엇일까요. 26년 간 명왕성 탐사만을 꿈꾼 행성과학자 앨런 스턴(Alan Stern)과 과학커뮤니케이터이자 우주생물학자인 데이비드 그린스푼(David Grinspoon)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봅니다.

##참고 자료##

  • 앨런 스턴, 데이비드 그린스푼,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푸른숲(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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