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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하면 피부처럼 멍드는 소재

조회수 2020. 10. 27. 18: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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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사람의 피부에 충격이나 둔탁한 힘이 가해지면 조직과 근육이 손상을 입어 멍이 듭니다. 하지만, 피부가 아닌 소재의 손상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표면을 조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일례로 항공기의 경우 안전을 위해 전수검사를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만약에 피부에 멍이드는 것처럼 소재의 표면에 물리적 충격이 가해져 망가진 부분의 색이 변한다면 수리가 필요한 부분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텐데요.

출처: KIST
물리적 자극 주면 파랗게?!

외부의 힘에 반응하는 분자 수준의 물질인 스피로피란(Spiropyran)은 물리적 자극을 받으면 화학구조가 변하여 색이 변하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 물질을 콘크리트나 실리콘 등의 소재에 주입하면 그 소재 자체가 힘, 변형, 손상 등의 기계적 자극에 반응해 색이 변하는 스마트 소재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소재는 실리콘의 경우 500% 이상의 높은 변형 후에야 색의 변화를 보일만큼 기계적 민감도가 낮아 실제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스피로피란(Spiropyran)

기계적 힘에 반응해 메로시아닌(merocyanine, MC)으로 화학적 구조가 변환되고 이 때 색 및 형광 특성이 변하는 분자 센서입니다.
출처: KIST
스피로피란(SP) 분자 센서의 화학적 구조 및 힘에 반응하여 메로시아닌으로의 변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김재우 박사 연구팀은 웨어러블 센서, 인공 피부의 소재로 사용될 수 있는 차세대 응력 감응형 소재의 민감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KIST
용매 함침 시간에 따른 기계적 민감도 및 (b) 인장, 압축, 및 굽힘 변형 모드에서의 색 발현 향상

민감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연구들은 스피로피란과 소재를 합성하기 전에 스피로피란의 분자구조를 소재에 맞게 변형해 합성하는 방식을 사용해왔습니다. KIST 연구진은 기존과는 다르게 소재와 스피로피란을 합성한 이후에 특정 용매에 넣어 일종의 숙성과정을 통해 민감도를 향상시켰습니다. 용매를 통해 흡수시키는 시간을 조절하며 개발한 소재의 색, 형광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처리 시간이 길수록 민감도가 향상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공정을 통해 개발한 스피로피란-고분자는 기존 대비 850%의 획기적인 민감도 향상을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효과는 인장, 압축, 구부림 등 다양한 변형에서도 성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KIST
색이 변한다.

또한, 소재별로 별도의 조작을 통해 민감도를 향상시키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단순히 용매에 넣어 숙성시키는 후공정만으로 민감도를 높인 새로운 방식은 다양한 소재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출처: KIST
김재우 선임연구원

KIST 김재우 박사는 "본 연구를 통해 스피로피란 기반 응력 감응형 스마트 고분자 소재의 기계적 민감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공정이 개발됐고 분석을 통해 감도 향상에 대한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말하며 "이를 기반으로 미래형 웨어러블 센서 및 인공 피부로 응용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분자 분야 국제학술지 <Macromolecules>에 게재됐습니다.


##참고자료##

  • Kim, Dong Woo, et al. "Enhancement of Mechano-Sensitivity for Spiropyran-Linked Poly (dimethylsiloxane) via Solvent Swelling." Macromolecules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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