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과학자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선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이른바 붉은 고기로 불리는 식단보다 닭이나 오리 등 가금류로 된 흰 고기 식단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최근 연구에 따른 이 같은 주장도 걸러서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투로대학 약학과 등 공동 연구팀은 붉은 고기와 흰 고기 모두 저밀도지질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동일하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은 심혈관계통 질환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입니다. LDL 콜레스테롤은 동맥에 지방을 축적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인데요. 이 때문에 뇌졸중 등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것이 정말로 나쁜 것이냐는 것에 대해선 현재 의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입니다.

최근 미국 하버드의대 브리검여성병원 연구팀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여성이 높은 여성보다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2.2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이번 캘리포니아 투로대학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선행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 21~65세 사이의 남녀 113명을 실험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붉은 고기와 흰 고기, 식물성 단백질 식단을 각각 4주 동안 맛봤습니다. 연구팀은 실험 기간 동안 실험 참가자들의 비타민 섭취와 알코올 섭취를 통제했습니다.

연구팀은 붉은 고기 식단에 기본적으로 쇠고기를 제공했고 흰 고기 식단에는 닭고기를 제공했습니다. 연구팀은 연구의 시작과 끝에 실험 참가자들의 혈액샘플을 채취해 비교했는데요. 연구 결과 쇠고기 등 붉은 고기 식단을 먹은 실험 참가자들과 닭 등 흰 고기 식단을 섭취한 실험 참가자들 모두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동일하게 올랐습니다. 두 식단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던 것인데요. 반면, 식물성 단백질 식단을 섭취한 실험참가자들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졌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다른 주요한 영양소 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물론이고 실험 참가자들의 활동량 또한 통제되는 상황에서 진행됐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모든 환경이 통제된 상황에서 붉은 고기와 흰 고기, 식물성 단백질 섭취 식단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최초라는 설명입니다. 

연구팀은 "우리는 붉은 고기보다 흰 고기를 먹는 것이 건강한 식단이라고 알려진 통설처럼 흰 고기를 섭취한 실험참가자들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낮을 것을 기대했다"며 "하지만 연구 결과 붉은 고기와 흰 고기 사이의 수치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연구팀은 "동물성 단백질은 종류에 상관없이 모두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였다"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길 원한다면 콩 등 식물성 단백질 식단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참고자료##

• Nathalie Bergeron et al, “Effects of red meat, white meat, and nonmeat protein sources on atherogenic lipoprotein measures in the context of low compared with high saturated fat intake: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Published Online(2019), 
• Pamela M. Rist et al, “Lipid levels and the risk of hemorrhagic stroke among women”, Neurology Published Online(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