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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본 우주와 외계에서 본 우주

조회수 2020. 10. 17. 17: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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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지구로부터 약 70억 km 떨어진 곳에서 성간 우주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우주선이 있습니다. 바로 NASA의 뉴 허라이즌스(New Horizons)호 인데요. 뉴 허라이즌스 호가 보내온 성간 우주의 밤하늘은 지구에서 보는 것과 조금 달랐습니다. 어떤 별들은 지구에서 보는 것과 다른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단지 관찰자 위치만 바뀌었을 뿐

뉴 허라이즌스 호는 지구로부터 먼 우주로 진출했습니다. 이제 가장 가까운 별들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시야를 갖게 됐습니다. 사우스웨스트연구소(Southwest Research Institute, SwRI)의 뉴 허라이즌스호 연구 책임자인 Alan Stern는 "뉴 허라이즌스호가 지구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외계하늘을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전했는데요. 이어 "덕분에 우리는 전에 할 수 없던 것들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우리가 지구에서 보이는 가장 가까운 별의 위치가 눈에 띄게 바뀌는 것을 볼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입니다.

출처: NASA
프록시마 센타우리. 뉴호라이즌스호가 얻은 이미지와 지구에서 얻은 이미지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시차를 보여준다.

몇 해 전 뉴 허라이즌스호는 장거리 망원카메라로 방향을 돌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켄타우리(Proxima Centauri)와 볼프 359(Wolf 359)를 촬영했습니다. 덕분에 과학자들은 우리가 지구에서 볼 때와 어떻게 다르게 보이는지 알 수 있었는데요. 

출처: NASA
볼프 359(Wolf 359)볼 때 시차 효과.

아주 오래 전부터 과학자들은 별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시차효과(parallax effect)'를 이용해왔습니다. 시차란 동일한 물체를 다른 각도로 바라봤을 때 고정된 배경에 맺히는 물체의 겉보기 위치의 차이를 말하는데요. 두 눈과 손가락만 이용하면 지금 당장 시차를 쉽게 느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코 앞에서 10cm쯤 떨어진 곳에 검지나 다른 손가락을 세우세요. 그런 다음 한쪽 눈을 감은 채 손가락을 바라본 뒤 다시 다른 쪽 눈을 감은 채로 봅니다. 이렇게 한 눈씩 번갈아서 보면 손가락이 좌우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러한 겉보기 움직임이 바로 시차입니다. 

그런데, 이 때 손가락을 더 멀리 두고 해보세요. 눈을 좌우로 바꿀 때 손가락이 좌우로 이동하는 손가락 거리가 작아지는 게 느껴지시나요? 일반적으로 시차가 작을수록 거리는 더 멀어집니다.

천문학자들도 이러한 시차를 이용해 가까운 별들의 거리를 재는데요. 일반적으로는 반년의 시간차를 두고서 같은 별을 찍은 2장의 망원경 사진을 이용합니다. 천문학자들은 두 사진을 비교해 별의 시차를 재는데요. 이렇게 찍으면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궤도의 절반씩을 완주하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의 왼'눈'과 오른'눈' 사이의 거리가 최대가 됩니다. 이렇게 얻어진 시차를 이용해 천문학자들은 별까지의 거리를 알아냅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시차 이용해 별까지 거리 구하기.

하지만 가까운 별조차도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 궤도의 지름보다 수 십 만 배나 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시차 이동은 아주 작으며 정밀한 장비로만 측정이 가능합니다. Alan Stern은 "어떤 사람도 육안으로 이러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같은 날, 같은 별 쳐다봤더니

같은 날짜에 같은 별을 찍은 뉴 허라이즌스호의 이미지와 지구의 망원경이 찍은 사진을 비교해보면 시차이동이 즉각적으로 보입니다. 배경 별의 시야 앞을 떠다니는 별을 3D로 보여줍니다. 뉴 허라이즌스호 연구팀의 Tod Lauer는 "뉴 허라이즌스호 실험은 지금까지 수행된 것 중에 가장 큰 시차 비교의 기준점(70억km 이상)을 제공한다"며 "이는 쉽게 관측할 수 있는 별의 시차를 최초로 보여준 것"이라고 전합니다. 

한편 관측 당시, 지구에서 70억 km이상 떨어져 있는 뉴 허라이즌스호는 성간우주를 향해 계속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전파 신호로 행성 과학을 위한 흥미롭고 새로운 데이터를 계속해서 지구로 보내오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들이 지구에 도착하는데 불과 6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2006년 발사된 뉴 허라이즌스호는 명왕성과 카이퍼 벨트를 최초로 탐사했습니다. 2015년 7월 명왕성과 그 위성을 탐사했고 2019년 1월에는 카이퍼 벨트의 눈사람처럼 생긴 천체 '아로코스(Arrokoth)'를 근접통과(flyby)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결국 뉴 허라이즌호 역시 태양계를 떠나 성간 우주로 진입한 보이저호와 합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이 우주선이 보내 올 놀라운 장면은 또 어떤 걸까요?


##참고자료##

  • NASA’s New Horizons Conducts the First Interstellar Parallax Experiment 
  • 닉 폴슨·제임스 스콧, 수학의 쓸모(2020), 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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