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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각이 '착각'할 때

조회수 2020. 9. 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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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pixabay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구반문촉'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장님이 쟁반을 두드리고 초를 어루만진 것만 가지고 태양에 대해 말한다는 뜻으로 남의 말만 듣고 판단하지 말라는 의미의 고사성어죠.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도 이 고사성어에 적용할 수 있는 말인데요. 사람의 눈은 착시현상 등으로 착각과 속임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시각 뿐만 아니라 촉각도 착각에 빠질 수 있다고 합니다. < PsyArXiv Preprint>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은 물체의 무게 등을 착각할 수 있다고 합니다. 

피부의 감각 작용
출처: fotolia
피부 감각 수용기.

촉각은 피부 감각으로부터 기인합니다. 피부의 감각은 피부나 안쪽의 수용기를 통해 받아들여집니다. 피부 감각 수용기는 접촉을 통한 피부자극이 감지되면 이 신호를 척수로 보냅니다. 척수로 접수된 신호는 뇌로 전달됩니다.

피부 감각 수용기는 다른 수용기와 차별화를 두고 있습니다. 보호막에 둘러싸여 있으며 피부 바로 아래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죠. 

촉각 및 피부 감각의 종류로는 통각, 온각, 냉각, 압각 등이 있습니다. 그런 만큼 피부 감각 수용기도 종류가 여럿입니다. 그 중에서 압각은 압력이나 무게를 느끼는 감각인데요. 압각은 '파치니 소체(Pacinian corpuscle)'라는 수용기가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실험, 어렵지 않아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의 심리학 및 뇌과학 부교수 Chaz Firestone의 연구진은 상자의 무게를 이용해 간단한 실험을 했습니다. 상자는 같은 생김새와 사이즈로 총 3개를 준비했는데요. 하나는 무게가 250g, 나머지 둘은 30g짜리입니다. 250g의 상자는 A, 두 개의 30g의 상자는 각각 B, C라고 지정합니다.

출처: fotolia
많은 사람들이 한 개의 상자가 세 개의 상자보다 무겁다 착각했습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250g의 상자 A 하나만을 맨손으로 집어들게 했습니다. 그 다음 상자를 내려놓고 다시 세 개의 상자(A+B+C)를 맨손으로 집어들게 했습니다. 연구진은 상자 하나를 들 때와 상자 세 개를 들 때 중 어느 것이 더 무겁게 느껴졌는지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실험 결과 90%의 참가자들이 상자 A 하나만을 들었을 때가 상자 A, B, C를 함께 들었을 때보다 무겁게 느껴졌다고 답했습니다. 

연구진은 결과를 더 확실히 하기 위해 두 번째 실험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도구를 이용해서 상자를 들어올리게 했는데요. 연구진은 상자 A와 상자 A, B, C를 테이프로 감아 실을 붙었습니다. 그 다음 참가자들이 실로 상자를 들어올리게 했죠.

다시 무엇이 무거웠는지 설문조 사를 한 결과 80%의 참가자들이 상자 A 하나만을 실로 들었을 때가 상자 A, B, C를 함께 들었을 때보다 무겁게 느껴졌다고 답했습니다.

연구진은 다시 방향을 바꿔 세 번째 실험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참가자들의 손 위에 상자를 얹었는데요. 처음에는 상자 A만을 손 위에 얹고 그 다음에는 상자 A, B, C를 함께 손 위에 얹었습니다. 

다시 무엇이 무거웠는지 설문 조사를 한 결과 90%의 참가자들이 상자 A 하나만을 손 위에 얹었을 때가 상자 A, B, C를 함께 손 위에 얹었을 때보다 무겁게 느껴졌다고 답했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

연구진은 촉각이 착각을 일으키는 원인이 시각이 착각을 하여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과 유사할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착시현상과 같은 환각은 뇌 때문에 발생합니다. 우리의 뇌는 이따금 시각 정보를 잘못 해석하기도 합니다. 

출처: pixabay
착시와 같은 현상은 뇌가 정보와 현실의 틈을 메우기 위해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착시는 뇌가 정보를 충분히 갖고 있지 않거나 뇌가 받아들이는 다른 정보로 인해 발생합니다. 뇌는 외부 세계상을 재구성하거나 뇌가 갖고있는 정보와 현실의 틈을 메우려고 하죠. 착시를 포함한 환각은 여기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시각과 마찬가지로 촉각에서도 뇌의 정보와 현실 간의 틈을 메우고 이해되지 않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뇌가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여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보고 듣는 것뿐만 아니라 만지고 느끼는 것도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 Firestone가 말했습니다. Firestone은 "이 실험은 정신적 처리에서의 몇몇 원칙들이 어떻게 하면 불합리하고 논리적이지 못한 결과를 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이 실험의 의의를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 데릭 홀 <인간의 몸> 
  • Sherwood <동물생리학> 
  • Won, Isabel, Steven Gross, and Chaz Firestone. "Impossible Somatosensatio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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