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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 후 주스 마시면 맛 없는 이유

조회수 2020. 8. 24. 19: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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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ㅍ
오렌지 주스.

양치한 후 곧장 음식을 먹으면 맛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오렌지 주스 마실 때는 특히 그렇습니다. 그럴 때마다 '뭐 치약 맛 때문이겠거니' 하며 넘겨오셨을 텐데요. 

하버드대학교 영양학과 Guy Crosby교수가 <Live Science>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이는 치약에 들어있는 라우릴황산나트륨(sodium lauryl sulfate, SLS) 화합물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화합물이 일시적으로 우리가 미각 수용체를 이용해 맛을 처리하는 방식을 바꾸기 때문이라는 해석입니다.

혀부터 이해해요
출처: fotolia
혀의 단면도

혀를 한 번 만져보세요. 혀가 작은 여러개의 돌기로 덮여 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돌기는 미뢰(taste bud)라는 미각수용기입니다. 우리는 입안에 총 2,000~4,000개의 미뢰가 돋아 있습니다. 각각의 미뢰는 10개에서 50개의 수용체를 가졌죠. 모든 미뢰에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5가지 맛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우리가 맛을 느끼는 과정은 마치 화학적 퍼즐을 맞추는 것과 비슷합니다. 초밥을 입에 넣는다고 가정하면 입에 초밥을 넣는 그 행복한 순간에서부터 음식은 특정 모양을 가진 분자를 방출합니다. 그리고 이 분자들은 우리 입 안에 떠다닙니다.

음식의 각각의 맛은 고유한 모양을 가지는 분자로 이뤄져있고 이 분자는 자신과 일치하는 형태를 가진 맛 수용체와 짝을 맞춥니다. 가령, 초밥의 생선살의 단맛을 내는 분자가 단맛 수용체에 결합하면, 뇌에 신경 신호가 전달되며 우리는 '달다'는 맛을 느끼게 되는 거죠. 

양치 후 맛의 변화
출처: pixabay
치약에 들어있는 라울릴황산나트륨

그런데 치약에 존재하는 화합물은 맛의 분자와 맛 수용체 간의 퍼즐을 사정없이 파괴합니다. 격렬한 칫솔질은 입 안에 거품을 만듭니다. 이 거품은 치약 안에 들어있는 라우릴황산나트륨(sodium lauryl sulfate, SLS) 화합물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 화합물은 쉐이빙 크림이나 식기세척용 가정세제에도 함유된 세정제입니다.

출처: fotolia
라울릴황산나트륨(SLS) 화학식

라우릴황산나트륨(sodium lauryl sulfate, SLS) 화합물은 우리의 맛 수용체의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우리가 쓴맛에 더 민감하게 느끼게 만드는 반면, 달콤한 향을 맛볼 수 있는 능력은 저해합니다.

양치 후 오렌지 주스, 쓴 맛 나는 이유

오렌지는 구연산(citric acid)이 포함돼 있어 약간 씁쓸한 맛이 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오렌지 주스를 만드는 회사에서는 음료에 추가적으로 설탕을 가미해 쓴맛을 가린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양치 후 오렌지 주스를 마시면 우리가 쓴맛을 느끼는 이유가 있습니다. 추가적인 화학작용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미국화학협회(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따르면 라우릴황산나트륨(sodium lauryl sulfate, SLS) 화합물은 우리의 단맛 수용체를 억제할 뿐 아니라 쓴맛 수용체를 방해하는 인지질(phospholipids)를 없애버린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작용 때문에 양치 후 오렌지 주스를 마실 때 오렌지 주스 안에 있는 단맛보다는 쓴 맛을 갑자기 더 많이 맛보게 되는 겁니다.

출처: fotolia
그럼에도 맛있어 오렌지 주스.

라우릴황산나트륨이 만드는 이 이상한 맛은 단지 수 분 내로 사라진다고 합니다. Crosby 교수는 "라우릴황산나트륨과 맛세포 사이의 물리적 상호작용은 일시적 변화이기 때문에 몇 분정도 기다리면 된다"며 "추가적인 침이 나오면서 라우릴황산나트륨을 용해시킬 것이고, 일단 다른 음식을 먹으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 DeSimone, John A., Gerard L. Heck, and Linda M. Bartoshuk. "Surface active taste modifiers: a comparison of the physical and psychophysical properties of gymnemic acid and sodium lauryl sulfate." Chemical Senses 5.4 (1980): 317-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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