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발견된 거대한 알의 정체

조회수 2020. 7. 30. 15: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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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Legendre et al
거대한 알 화석의 측면도.

2011년 칠레 과학자들은 남극 대륙에서 축구공처럼 생긴 신기한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거의 10년 동안 이 표본은 칠레의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소장품으로 분류되지 않았고 이 표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요. 과학자들은 공상과학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The Thing'이란 별명으로만 이를 식별했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대학교(The University of Texas) 연구진들이 이 화석을 분석하며 이 거대한 화석의 정체가 드러나게 됐습니다. 이 알에 대한 연구는 지난 6월 <Nature>에 게재됐는데요. 이 화석은 약 6천 6백만년 전 거대하고 껍데기가 연한 ‘알’이었습니다. 6천 6백만년 전이라면 공룡이 멸종되던 시기인데요. 그렇다면 공룡 알인 걸까요? 

거대한 알 화석을 낳은 건?!

가로 11인치, 세로 7인치가 넘는 이 알은 지금까지 발견된 껍데기가 연한 알 중에 가장 컸습니다. 또한 알려진 동물의 알 중에 두 번째로 큰 알이었습니다. 참고로 세상에서 가장 큰 알은 달걀보다 무려 200배의 부피를 가지는 코끼리새의 알입니다.

이 표본은 남극에서 발견된 최초의 알 화석인데요. 껍데기가 연한 이 알이 얼마나 크게 자랄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자들의 생각을 뛰어 넘는 크기입니다. 놀라운 크기 외에도 과학자들은 이 화석이 모사사우루스(mosasaur) 같은 멸종된 거대한 해양 파충류가 낳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화석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 발견은 이러한 생물들이 알을 낳지 않았다는 널리 알려진 생각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이자 오스틴(Austin) 잭슨스쿨(Jackson School of Geosciences 박사 후 연구원인 Lucas Legendre는 "커다란 공룡 크기의 동물이 낳은 알인 것 같지만 공룡알과는 전혀 다르다"며 "도마뱀이나 뱀의 알과 가장 비슷하지만, 이 동물들의 거대한 친척에게서 나온 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칠레 국립자연사박물관의 David Rubilar-Rogers는 2011년 남극 대륙에서 이 화석을 발견한 과학자 중 한 명인데요. 그는 박물관을 찾은 지질학자마다 이 화석에 대해 아이디어가 있기를 바라며 보여줬지만 2018년 잭슨 스쿨 지질학과 교수인 Julia Clarke가 방문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David Rubilar-Rogers는 "그녀에게 보여줬더니, 몇분 후에 Julia Clarke가 이건 수축된 알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합니다.

출처: Legendre et al.
알 화석을 이루고 있는 부분과 크기를 성인과 비교해 나타낸 다이아그램. 거대한 알은 껍질이 연하다.

샘플을 연구하기 위해 현미경을 사용했는데요. Legendre는 그 화석이 정말로 알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여러 겹의 막을 발견했습니다. 이 구조물은 오늘날 일부 뱀과 도마뱀이 낳은 투명하고 빠르게 부화하는 알과 유사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알 화석은 이미 부화됐고 뼈가 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Legendre는 이 알을 낳은 파충류 종류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다른 방법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출처: Francisco Hueichaleo
과학자들이 알을 낳았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하는 멸종된 해양 파충류인 모사사우르스. 모사사우르스와 그 옆에 알과 부화한 새끼가 보인다.

그는 살아있는 파충류 259마리의 몸집과 알 크기를 비교하기 위한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알을 낳은 파충류가 주둥이에서 몸 끝까지의 길이가 꼬리를 제외하고 약 6m 이상 됐을 것이란 사실을 알아냅니다. 크기와 살아있는 파충류 간의 관계를 모두 고려했을 때 이는 고대 해양 파충류가 유력해 보였습니다. 이 증거에 더해, 알이 발견된 암반층은 또한 모사사우르스 새끼 와 플레시오사우루스(plesiosaurs) 뼈 표본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Legendre는 "연구원들은 이곳이 얕은 보호수역으로, 탁아소처럼 어린 개체들이 자랄 수 있는 조용한 환경일 것이라고 추측해왔다"고 말합니다.


파충류는 어떻게 알을 낳았을까?

한편, 이 논문에서는 고대의 파충류가 어떻게 알을 낳았는지에 대해서는 논하고 있지 않은데요. 다만, 연구원들은 두 가지의 경쟁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John Maisano/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Jackson School of Geosciences
알을 낳은지 얼마 되지 않아 새끼 모사사우르스가 알에서 부화한다. 이 장면은 백악기 말 남극의 얕은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배경에는 따뜻한 기후로 산들이 초목으로 뒤덮여 있다. 오른쪽 상단에는 대립 가설 중 하나인 모사사우르스가 해변에 알을 낳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하나는 개방된 해안에서 알을 부화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는데요. 이는 바다뱀과 같은 일부 종들이 어떻게 새끼를 낳는가와 관련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파충류가 해변에 알을 낳고 바다거북처럼 갓 부화한 새끼가 부화하며 바다로 뛰어드는 것과 관련 있습니다. 연구원들은 거대한 해양 파충류들이 육지에서 그들의 체중을 지탱하기에는 너무 무겁기 때문에 이는 복잡한 움직임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알을 낳기 위해서 파충류가 해안에서 꼬리를 꿈틀거리며 움직여야 하며 대부분 물에 잠겨 떠 받혀져 있어야 할 것 입니다. Clarke는 "이러한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해양 파충류들이 결국 꼬리를 해안가에 밀어 넣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Francisco Hueichaleo
남극해 연안, 알에서 부화한 모사사우르스 새끼. 배경에 어미가 보인다. 알은 해저에 있다.

##참고자료##

  • Legendre, Lucas J., et al. "A giant soft-shelled egg from the Late Cretaceous of Antarctica." Nature (202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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