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의 뇌 감염 조절 유전자 대량 발굴

조회수 2020. 7. 23. 18: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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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반용선·정은지 교수 연구팀이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진균)의 뇌 감염조절 유전자를 대규모로 발견했습니다. 감염기작과 관련된 기능을 규명해 연간 15조원에 이르는 항진균제 및 진균성 뇌 감염질환 치료제 개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해당 연구는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습니다. 

  • 항진균제 (Antifungal drug)

진균(효모 및 곰팡이) 감염증의 치료약입니다. 진균 감염증에는 표재성 및 심재성 질환이 있는데 표재성 진균증에는 대표적으로 무좀과 같은 백선증 등이 있으며 비교적 치료하기 쉽습니다. 이에 반해 심재성 진균증은 칸디다, 크립토코쿠스, 아스퍼르길러스 등이 원인균이며 치료가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현재 크립토코쿠스에 의한 뇌수막염 치료를 위해서는 Amphotericin B(암포테리신 비)와 Flucytosine(플루사이토신)의 병용치료법과 Azole(아졸) 계열의 항진균약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곰팡이로 인한 질병, 치료제 나오나

전 세계적으로 곰팡이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150만~200만 명에 이릅니다. 특히 최근에는 곰팡이가 치매를 비롯한 각종 뇌질환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으나 이러한 곰팡이가 어떻게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질병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그 중 크립토코쿠스증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20만 명 이상 감염되고 18만 명이 사망하는 주요 곰팡이성 감염질환으로 그 치료제 시장은 연간 6~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앰틱스바이오와 공동연구를 통해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인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를 모델시스템으로 활용하여 곰팡이의 뇌-혈관장벽 통과 및 뇌 감염조절 인자를 대규모로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병원성 곰팡이의 유전자 중 뇌-혈관장벽을 이루는 세포 표면에 부착하거나 통과에 관여하는 유전자, 뇌 안에서 곰팡이가 생존하는데 중요한 유전자를 분류해냈습니다.

출처: 연세대학교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의 뇌 감염조절 유전자 대규모 발견.

이 중 Hob1이라는 전사조절인자는 이러한 뇌 감염과정에 핵심적인 유전자의 발현뿐 아니라 기존에 알려진 뇌 감염 관련 인자들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상위 조절자로 드러났습니다. 연구팀은 뇌 감염을 조절하는 상위 유전자 Hob1이 뇌 감염질환을 유발하지 않는 다른 곰팡이에서는 특별한 기능이 없는 것을 확인하여 Hob1이 곰팡이의 뇌 감염과정에 필요한 핵심 유전자임을 밝혀냈습니다.

또한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의 이러한 핵심 유전자가 저해됐을 때 뇌-혈관장벽 세포로의 부착, 통과와 뇌 감염 정도가 감소하고 동물 감염모델의 생존일수가 증가했습니다. Hob1과 같은 뇌 감염조절 핵심 유전자를 타깃하는 저해제를 개발한다면 향후 새로운 차원의 항진균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뇌 안으로 곰팡이 균 치료제 전달 가능해지나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는 우리 주변에 다양하게 존재하며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습니다. 주로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이즈, 장기이식 및 암 환자 등)나 노인들에게 주로 발병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면역이 정상인 사람에게 감염된 예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거나 신장 및 간 독성과 같은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는 항진균제 약물은 아직 개발되지 못했습니다. 특히 곰팡이 균이 혈액까지 침투한 이후에는 혈관과 뇌 사이에 있는 뇌-혈관장벽을 자유롭게 통과해 뇌 수막과 뇌를 감염시키는데 이러한 뇌-혈관장벽은 상당히 작은 크기의 약물도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기존의 항진균제 약물을 뇌 안으로 전달하여 곰팡이 질환을 치료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출처: AdobeStock
크립토코쿠스증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20만명 이상 감염.

현재 연구팀은 공동연구기관인 ㈜앰틱스바이오와 합작하여 뇌 감염조절 유전자 용도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는 등 국내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연간 15조원이 넘는 글로벌 항진균제 시장에 국내 산업계가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출처: 연세대학교
반용선 교수.

반용선 교수는 "이번 연구로 밝혀진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의 뇌 감염조절 인자를 저해하는 새로운 항진균 약물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습니다.


출처: 연세대학교
정은지 교수.

공동연구자인 정은지 교수는 "현재는 뇌로 약물을 원활하게 전달하는 것이 각종 뇌 질환 치료에 가장 큰 이슈인데, 뇌수막염균의 뇌-혈관장벽 통과 조절 인자를 반대로 이용하면 뇌-혈관장벽 통과 약물전달시스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어 획기적이고 응용 범위가 넓은 약물전달시스템으로 산업적 가치가 클 것"이라고 추후 활용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참고자료##

  • Kyung-Tae Lee et al., "Fungal kinases and transcription factors regulating brain infection in Cryptococcus neoformans", Nature Communications(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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