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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이 관측한 외계행성 사라져

조회수 2020. 7. 3. 17: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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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NASA
허블 우주망원경.

허블이 발사되기 전 우리가 알고 있는 유일한 행성은 태양계에 있는 행성들뿐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다른 별들의 궤도를 도는 수천 개의 외계행성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허블은 외계행성을 연구하는데 있어 선두적인 역할을 해왔는데요. 허블은 광활한 하늘을 탐색하기에는 좁은 시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허블은 외계행성을 발견하기에 적합한 망원경은 아닙니다. 다만, 정밀하고 세부적인 후속 관찰은 가능했죠.

허블이 외계행성을 발견한 드문 케이스가 있긴 한데요. 이 외계행성은 포말하우트(Formalhaut) 항성 주변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허블은 이 세계를 추적하기 위해 몇 년에 걸쳐 그 곳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촬영했습니다. 이 별은 약 200억 km까지 뻗어 있는 먼지 고리에 둘러싸여 있었는데요. 이는 명왕성보다 세배나 더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 외계행성이 지닌 특별한 점은 바로 가시광선 영역에서 최초로 포착된 외계행성이라는 점입니다.


출처: ESA, NASA and M. Kornmesser
25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포말하우트 행성 주위를 도는 얼음과 먼지투성이의 두 천체가 충돌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NASA의 성명서에 따르면 태양계 밖의 행성이라고 여겨졌던 이 외계행성이 시야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SF소설 속 슈퍼맨의 고향인 크립톤 행성이 폭발하는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한거죠! 

사실은 행성이 아니었다?!

<PNAS>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2004년 처음 촬영된 행성이 사실은 포말하우트 항성 궤도에서 충돌하는 두 개의 커다란 천체가 만들어 낸 막대하게 팽창하고 있는 구름이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잠재적인 후속 관찰이 이 특별한 결론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애리조나 대학교(University of Arizona)의 András Gáspár교수는 "이번 충돌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실제로 볼 수 있는 대단한 일"이라며 "허블 망원경이 발생할 가능성이 드문 사건을 목격하기에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장소에 있었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NASA, ESA, and A. Gáspár and G. Rieke (University of Arizona)
이건 행성이 아니었어..!

위 사진 속 도표는 허블 우주망원경 관측을 연구한 천문학자들이 수년에 걸쳐 다른 항성계에서 발생한 엄청난 행성 충돌의 여파를 처음 감지한 증거를 시뮬레이션 한 것 입니다. 왼쪽의 색칠된 허블 이미지는 25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포말하우트 별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얼음 파편 고리의 모습입니다. 2008년 천문학자들은 별에서 멀리 떨어진 궤도를 도는 외계행성을 처음으로 직접 촬영한 이미지라고 여겨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2014년까지 이 외계행성 후보는 허블의 관측에서 점차 희미해졌습니다. 이에 대한 가장 좋은 설명은 이 외계행성이 완전히 형성된 행성이 아니라 약 125마일 직경인 두 개의 작은 천체 사이의 충돌로 인해 팽창하는 먼지 구름이었을 것이란 추측입니다.


오른쪽 도표는 팽창하고 희미해지는 구름의 시뮬레이션에 기초합니다. 미세한 먼지 입자로 이뤄진 이 구름은 현재 2억 마일을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와 같은 충돌은 20만 년에 한번 포말하우트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따라서 허블은 이 순간적인 사건을 포착하기에 적당한 기회를 잡은 겁니다.


애리조나 대학교의 스튜어드 천문대(Steward Observatory)의 George Rieke는 "포말하우트 시스템은 외계행성과 항성 체계가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모든 아이디어를 위한 최고의 실험실"이라며 "우리는 다른 시스템에서 이러한 충돌의 증거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 태양계에서 이정도 규모도 관측되지 않았고, 이는 행성이 어떻게 서로를 파괴하는지 보여주는 청사진"이라고 전했습니다.


알고보니 소행성 쓰레기로 만들어진 먼지 구름이었어?!

포말하우드b(Fomalhaut b)라 불리는 이 천체는 2004년과 2006년에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2008년 처음 발표됐습니다. 이는 움직이는 점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허블 망원경은 몇 년 동안의 관측에서 분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외계행성에 대한 증거는 대부분 간접적인 관측 방법을 통해 유추돼 왔는데요. 예를 들어 앞뒤로 별이 흔들리거나 항성 앞을 지나는 행성의 그림자를 통해 추측해왔습니다. 

이에 가시광선으로 직접 촬영된 이 외계행성 이미지는 단연 주목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천체는 가시광선에서 유난히 밝았지만 열 신호를 감지하는 적외선에서는 탐지할 수 있는 어떤 징후도 없었습니다. 이에 천문학자들은 더해진 밝기는 아마도 충돌과 관련 있었을 지 모른다고 추측했습니다. 혹은 행성을 둘러싼 먼지의 고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예상했죠. 포말하우트 b의 궤도 또한 특이하게 보였는데요. 편심 궤도를 그리며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Gáspár는 "이번 연구를 위해 포말하우트에 대한 구할 수 있는 모든 허블 데이터를 분석했다"며 "우리의 연구는 행성 크기의 물체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그림과 함께 몇 가지 특성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2014년 촬영된 허블 사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천체가 사라진 듯 했습니다. 이전의 이미지들을 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해서 희미해지는 천체를 볼 수 있었습니다.

흩어지는 먼지 구름을 퍼뜨리는 폭발을 통해 포말하우트b가 서서히 우주로 확장되고 있다는 걸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Gáspár에 따르면 2004년 처음 관측되기 얼마 전 충돌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쯤 인간 머리카락 직경의 1/50 정도의 먼지 입자로 구성된 잔해 구름들은 허블의 검출 한계치보다 낮다고 합니다. 소행성 잔해로 만들어진 먼지 구름일 뿐이었던 거죠. 먼지 구름은 지금쯤 우리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의 궤도보다 더 크게 확장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찬가지로 혼란스러운 것은 연구팀이 이 천체가 행성이라고 예상했을 때 타원 궤도에 놓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이 천체가 탈출 경로에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측된 것이었습니다. 이는 이전의 궤도 데이터의 추가된 관측치를 기반으로 합니다. Gáspár에 따르면 최근에 만들어진 거대한 먼지 구름은 중심성인 포말하우트로부터 상당한 복사력을 경험하게 되면서 이러한 궤도에 놓이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포말하우트b는 현재 별을 둘러싸고 있는 얼음 파편의 광대한 고리 안에 있기 때문에 충돌한 천체들은 우리 태양계의 바깥쪽 가장자리에 있는 카이퍼 벨트에 존재하는 혜성과 같은 얼음과 먼지의 혼합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Gáspár and Rieke는 이 혜성과 같은 천체 각각이 소행성 베스타(Vesta)의 절반 크기에 가까운 직경 약 200km으로 측정됐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한편, Gáspár and Rieke는 향후 발사될 NASA의 웹 우주망원경으로 포말하우트 시스템을 관찰하게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참고자료## 

  • Gáspár, András, and George H. Rieke. "New HST data and modeling reveal a massive planetesimal collision around Fomalhaut."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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