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과학자

경북대학교 생물교육과 채원석 교수 연구팀이 초파리가 지구자기장을 각인하고 이를 이용해 먹이를 찾는다는 걸 규명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에 게재됐습니다.

동물들은 오감 이외 자기장을 감지하는 '제6의 감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철새, 연어, 바다거북 등은 출생 후 출생지의 지구자기장을 감각, 기억해 회귀하는것으로 추정돼 왔습니다. 하지만 성장단계 중 어느 시기에 자기장을 기억하는지, 기억한 지구자기장 정보를 무엇이 이용하고 어떻게 후손에게 전해주는지 등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지구자기장을 감각할 수 있고 행동학, 유전학 등의 실험에 널리 쓰이는 초파리를 실험모델로 이용했습니다. 초파리는 산란된 지 여섯 시간에서 아홉 시간 사이의 알(egg) 시기에 노출된 자기장을 각인했습니다.

성체 초파리가 된 이후 30시간 정도 단식 상태에 놓이게 되면 알 시기에 노출됐던 자기장과 동일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하지만 초파리라도 굶지 않은 상태 또는 '대구자기장'과 세기가 다른 '밴쿠버자기장'이나 '마드리드 자기장'에 놓였을 때는 각인 행동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각인이 이뤄졌던 시기의 특정한생리적 상태(실험에서는 단식) 및 지구자기장에서만 각인 행동을 보인 겁니다.

한편 부모 세대의 각인 행동은 특정 지구자기장에 노출되지 않고 성장한 후손 1세대에서도 관찰됐습니다. 각인된 수컷과 각인된 암컷 부모 초파리로부터 태어난 후손에서만 나타난 초파리의 지구자기장 각인 행동 유전은 부·모 개체 모두에 의존적이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자기감각 연구가 시작된 이래 50여 년간 미해결 문제 중 하나였던 지구자기장 각인과 그의 유전, 각인의 생물학적 기능을 규명한 것이어서 주목받습니다. 연구팀은 향후 지구자기장 각인 기작을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한편 인간의 지구자기장 각인여부와 기능을 탐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번 연구는 초파리 모델을 이용해 도움의 생존활동에 관련된 자기각인행동을 규명한 연구로 보편적 현상으로 동물에 적용하기에 이르지만 향후 고등동물에서의 기초연구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참고자료##

• Oh, In-Taek, et al. "Behavioral evidence for geomagnetic imprinting and transgenerational inheritance in fruit flie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