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과학자

극저온 고환조직에서 원숭이 Grady가 탄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Science>에 발표됐습니다. 미국 피츠버그 의대와 미국 오레곤 국립영장류연구소 등 공동연구팀의 연구 결과인데요. 극저온으로 냉동된 고환조직을 활용해 원숭이 새끼를 탄생시킨 것은 최초라고 해요.

과학자들은 원숭이 이외에 다른 동물들의 경우 냉동 고환조직에서 생명을 탄생시키는 연구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생쥐와 돼지 등의 냉동 고환조직에서 정자를 추출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켰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극저온 냉동 고환조직에서 추출한 정자로 신생아가 탄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리적 문제 등을 미루어 놓고서라도 사람을 제외한 영장류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실패를 거듭해왔다고 해요.

연구팀은 아직 성인이 되지 않아 정자를 생산할 수 없는 히말라야 원숭이의 고환조직을 사용했습니다. 연구팀은 추출한 5마리의 원숭이의 고환을 잘라 제거한 뒤 극저온 냉동보관했습니다. 

이를 다시 5~7개월 뒤에 고환을 제거했던 원숭이에게 이식해 경과를 관찰했는데요. 극저온으로 냉동됐다가 이식된 고환조직은 테스토스테론과 정자를 정상적으로 생산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해당 고환조직에서 정자를 채취해 '세포질 내 정자주입술(ICSI)' 방법으로 난자의 세포질에 수정시켰습니다. 

ICSI 방법은 남성의 정자의 농도나 형태, 운동성의 결합이 있어 일반적인 시험관 아기 시술로는 수정률이 떨어져 수정이 힘들 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채취한 정자 1개를 난자의 세포질에 직접 주사하는 체외수정방법인데요.

연구팀은 히말라야 원숭이 5마리에게서 추출한 정자를 ICSI 방법으로 총138개 난자에 수정시켰고, 그 가운데 11개의 수정란이 원숭이 암컷 6마리의 자궁으로 이식됐습니다. 이번에 태어난 Grady는 이식된 6마리 수정란에서 최초로 탄생한 원숭이입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실험 결과가 성인이 되기 전 방사선 치료 등으로 불임이 될 확률이 있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되면 치료받기 전 정자를 채취해 냉동 보관할 수 있지만, 아직 정자를 생성할 만큼 성숙하지 않은 남성은 방사선 치료 전 정자를 냉동보관하는 선택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치료 후에 불임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원숭이의 고환을 제거해 냉동시킨 뒤 다시 이식해 출산에 성공한 이번 연구가, 나이가 어려 정자를 채취하지 못하면서 방사선 치료를 앞 둔 남성에게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연구팀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인간 조직으로 연구를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 Adetunji P. Fayomi, Autologous grafting of cryopreserved prepubertal rhesus testis produces sperm and offspring, Science,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