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안 씻어도 냄새 안 나는 사람 있어"

조회수 2020. 2. 18. 18:48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By 이웃집과학자
출처: fotolia
씻지 않아도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비누나 바디워시, 샴푸 등 세정 제품들은 현대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았는데요. 샤워를 하지 않으면 며칠 못 가 몸에서 땀 냄새 등 불쾌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죠. 뿐만 아니라 샤워를 해도 세정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물로만 씻어도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세정 용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은 물론 아예 씻지 않아도 냄새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열대우림 원주민, 안 씻어도 냄새 안 난다

인류학자이자 동물학자인 기타 카스탈라 박사는 열대우림의 원주민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첫 번째 그룹은 서구 문명을 전혀 모르고 열대우림 깊숙이 살면서 자신들의 문화를 그대로 이어가는 원주민입니다. 두 번째 그룹은 생활 터전은 그대로인데 서구 문명을 알고 접촉하면서 비누 등 서구의 세정 제품을 사용하는 원주민입니다. 마지막 그룹은 서구 문명이 현지에 세운 토목회사 등에 취업해 완전히 서구화된 원주민들이죠.

출처: fotolia
열대우림 속에서 서구 문명을 모르고 사는 원주민들은 잘 씻지 않아도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카스탈라 박사에 따르면 이 가운데 몸에서 가장 냄새가 나지 않는 그룹은 첫 번째 그룹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세정 용품을 사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땀 냄새 등을 풍기지 않았는데요. 그렇다고 자주 씻는 것도 아닙니다. 물고기를 잡으러 갈 때나 가끔 씻는 정도라고 해요.

반면 가장 자극적이고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그룹은 두 번째 그룹입니다. 두 번째 그룹에 속한 원주민들은 서구 문명에서 만든 세정 용품을 사용하면서도 생활 터전은 열대우림 속 그대로입니다. 상하수도가 완비되지 못해 자주 씻지는 못 한다고 하는데요. 오히려 가끔 비누를 이용해 씻는 이들이 냄새가 심했던 것입니다.

완전히 서구화된 마지막 원주민 그룹은 현재 문명화된 사회 일반인들과 비슷하다고 해요. 하루나 이틀 꼴로 세정 용품을 사용해 샤워를 하는 원주민들은 평소 몸에서 냄새가 잘 나지 않는데요. 하지만 며칠 씻지 못하면 역시 심한 냄새를 풍겼습니다.

출처: fotolia
세정 용품을 드문드문 사용하는 원주민들에게선 냄새가 가장 심하게 났습니다.

그렇다면 왜 씻지도 않는 원주민들에게서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일까요? 또 왜 세정 용품을 사용하는 원주민들에게서 땀 냄새 등이 나는 것일까요?

박테리아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

토양 미생물을 전공한 화학 엔지니어인 데이비드 휘틀록은 현대인은 피부에 사는 박테리아들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에 조금만 씻지 않아도 냄새가 난다고 분석했습니다. 세정 용품이 대부분 강하고 자극적인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까닭에 우리 피부의 박테리아가 살아갈 환경을 파괴했다는 것이죠.

사실 우리의 몸에서 풍기는 체취의 대부분은 아포크린샘(냄새선) 때문입니다. 이 아포크린샘은 사타구니와 겨드랑이 등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는데요. 이는 아포크린샘이 성(性)과 관련됐기 때문이라고 해요. 아포크린샘은 인체가 성숙해지는 사춘기 이후로 불쾌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합니다. 일종의 성호르몬으로 작용하는 건데요.

본래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에는 냄새가 없지만 사춘기 이후에 흐르는 땀은 우리 피부에 사는 미생물과 섞여 냄새를 풍기게 된다고 합니다. 세정용품은 박테리아 가운데 암모니아 산화균을 파괴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휘틀록은 암모니아 산화균이 피부의 박테리아들이 균형과 조화를 이뤄 살아가게 하는 데 필수적인 박테리아라고 지적합니다.

출처: fotolia
화학 세정제를 사용하면 박테리아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고 합니다

암모니아 산화균이 파괴되면서 다른 박테리아들이 부식되고 그 결과 박테리아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면서 우리 몸에서 냄새가 난다는 것인데요. 휘틀록에 따르면 문명화된 인류는 오랜 세정제 사용으로 몸의 박테리아 구조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정 용품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열대우림 원주민들은 암모니아 산화균을 제거하지 않고 피부에 계속 보유하고 있는 까닭에 피부의 박테리아와 조화를 이루게 돼 씻지 않아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참고자료##

  •   앨러나 콜렌, <10% HUMAN>, 조은영, 서울:시공사, 2016.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