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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저주파' 지속 노출시킨 결과

조회수 2020. 2. 12. 17: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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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귀신 나올 듯한 으스스한 분위기, '저주파'

사람의 청각이 감지하지 못하는 20Hz(헤르츠) 미만의 소리를 '초저주파(infrasonics)'라고 합니다. 청각이 알아챌 수 있는 소리의 폭은 20~2만Hz인데요. 이게 20Hz 아래로 내려가면 가벼운 진동으로 다가옵니다.

출처: AdobeStock
저주파에 노출되면 심령 현상 겪을 수도 있어요.

사람은 2~7 헤르츠의 음역에 해당하는 초저주파에 장기간 노출되면 발작으로 쓰러지거나 환각, 환청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실제로 독일 나치는 저주파를 이용해 '음파 대포'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포탄 속에 메탄가스를 압축해 날려 터트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먼 곳까지 저주파를 쏘지 못하고 살상력도 크게 떨어져 실전에는 사용되지 못했다고 해요. 

더구나 음파 대포를 제조하는 공장에서 늘 저주파에 노출됐던 직원들은 불안 신경증을 앓았습니다. 저주파는 벽도 통과하기 때문에 벽 너머에서 쏘더라도 쉽게 불쾌감을 안겨줄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수력발전기가 설치된 댐이나 낡은 환풍기가 있는 통풍구 주변에서 저주파가 많이 관측되는데요. 이로 인해 심령 현상을 겪는 사람들이 종종 나타납니다.

심령 현상과 결합한 초저주파 연구는 1960년대에 시작했는데요. 프랑스에서 초저주파를 실험하던 중 연구원들도 원인 모를 한기와 공포, 이명에 시달렸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귀신 존재 느낄 수 있는 장치

<Current Biology(2014)>에 실린 연구를 보면 스위스 연구진은 사람들이 유령의 존재를 느끼게 해주는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실험실에서 사람들은 귀신의 존재를 느꼈다고 하는데요. 

각 참가자 앞뒤로 로봇 두 대를 설치했습니다. 각 참가자들은 앞에 있는 로봇의 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이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뒤에 앉아 있는 로봇에게 전달됐고 로봇은 실시간으로 그들의 움직임을 흉내 내며 참가자 등에 손을 얹게 했습니다. 하지만 로봇의 움직임이 참가자의 움직임과 동기화 돼 있었는데요. 참가자들은 자신의 등을 누군가 만지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고 곧 이 느낌에 적응했습니다.

그런데 연구진은 실험에 약간의 변화를 줬습니다. 참가자의 손 움직임과 로봇의 움직임 사이에 약간의 시간 차이를 두었는데요. 3분 정도 지연된 로봇의 손길에 몇몇 참가자들은 뒤에 누군가의 존재를 느꼈습니다.


심지어 어떤 참가자는 이 방에 4명의 유령이 있다고 세어보기까지 했는데요. 일부 참가자는 이 느낌이 너무 강해 실험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참가자들은 자신의 뒤에 로봇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말이죠.

출처: 유튜브/EPFL
참가자들이 무언가의 존재를 느꼈다.

참가자들 뒤에 로봇이 있는 것과 별개로 다른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차이는 운동 정보와 감각 정보를 통합할 때 뇌의 회로에서 오작동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감각 정보와 운동 정보가 일치하지 않아 뇌가 혼란을 느꼈기 때문이죠. 

호기심을 자극하는 과학적 정보가 가득하다
귀신의 속삭이는 목소리, '파라메트릭 스피커'

잠을 자다 가위에 눌렸는데 그 순간 갑자기 누군가 귓속말로 뭐라고 속삭인다면? 기분이 썩 개운하지 않겠죠. 이렇게 소름끼치는 귀신의 속삭이는 목소리를 구현하려면 어떤 기술을 이용해야 할까요? 

<기묘한 과학책>에 따르면 파라메트릭(Parametric) 스피커라는 장치를 이용하면 된다고 합니다. 이 스피커는 초음파의 형태로 발사된 소리가 귀에 도달하면 피부에 맞고 반사돼 당사자들만 들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출처: AdobeStock
으악..

만약 벽이나 바닥처럼 초음파를 흡수하지 않는 소재 쪽으로 소리를 쏘면 마치 초음파를 맞은 자리에서 소리가 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음원이 실제로 어디 있는지 특정하기 어렵다고 하는데요. 특정한 소리를 단 한 사람만 듣게 만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귀신의 속삭이는 목소리를 재현하기에 딱 적합할 것 같습니다. 

책 <기묘한 과학책>에서는 귀신도 최신 기술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밖에도 '공룡을 부활시키려면?', '용이 실제 존재한다면?', '무엇이든 자르는 칼을 만들려면?'과 같이 픽션을 현실로 구현하는 여러 팁을 풀어줍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설정과 기술들은 상상의 산물이 아닌 현재의 과학에서 비롯됐습니다. SF와 판타지의 경계를 허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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