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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전혀 흥미 못느끼는 증상

조회수 2020. 2. 13. 07: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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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Podfeet Podcasts
앨리슨 셰리던 사진.
앨리슨 셰리던(Allison Sheridan)은 퇴직한 엔지니어입니다. 셰리던은 스티브라는 남자와 결혼해 두 자녀를 뒀으며 자동차 왁싱과 운동을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셰리던은 남들과 다른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었는데요. 단순히 좋아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어떤 음악을 들어도 감정을 느끼지 못하며 무관심하다는 의미입니다. 셰리던의 집안에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음에도 셰리던은 음악에 냉담한 태도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셰리던은 "사랑이나 감동을 주제로 한 음악을 들어도 눈물이 흐르지 않으며 웅장한 고전 음악이 흘러나와도 놀랍지 않다. 리듬감 있다는 음악을 들어도 춤을 추고 싶지 않다. 라디오가 있지만 팟캐스트나 뉴스를 들을 때만 사용한다.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 나에게 음악을 보낼 생각은 하지 말길 바란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시도를 성공한 적이 없다. 나에게 음악이란 그저 지루하고 혼란스런 존재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셰리던은 한 가지만 당부했습니다. "음악에 대한 무관심은 고통이나 우울증의 원인이 아니다. 유일한 고통은 이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것 뿐이다. 모든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 The Atlantic 뉴스
출처: pixabay
음악에 흥미나 쾌감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셰리던처럼 음악에 흥미나 쾌감을 갖지 않고 냉담한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특징을 '음악적 무쾌감증(musical anhedonia)'이라고 부르는데요. 음악적 무쾌감증을 가진 사람들은 전 세계에서 3~5%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음악적 무쾌감증의 원인을 알기 위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대학과 벨버티지 바이오메디칼연구소의 공동 연구진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음악에 대한 선호도는 뇌 영역 간의 연결이 결정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실험했는가

연구진은 38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참가자들 중 1/3이 음악적 무쾌감증을 갖고 있었는데요.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고전 음악을 들려주면서 fMRI로 뇌의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동시에 참가자들은 음악에 대한 흥미도를 1-4단계로 평가했습니다.

출처: University of Barcelona
음악적 무쾌감증이 없는 사람들은 뇌(A)와 음악적 무쾌감증을 가진 사람들의 뇌(B).

실험 결과 음악적 무쾌감증이 없는 사람들은 측두상 청각 피질이라는 청각 피질 영역의 일부와 복부 선조체의 연결성이 강해졌으며 fMRI에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반면 음악적 무쾌감증이 있는 사람들은 이 두 영역의 연결성이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약했으며 fMRI에서도 약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연구진이 뇌를 면밀히 관찰한 결과 측두상 청각 피질과 복부 선조체를 이어주는 뇌의 백질 영역이 있었다고 합니다. 음악적 무쾌감증이 있는 사람들은 fMRI에서 두 영역을 연결하는 뇌의 백질 영역이 약하게 반응했습니다.

선조체와 보상 회로
출처: Wikimedia Commons
선조체.

선조체는 뇌의 '보상회로' 영역 중 하나입니다. 보상회로는 음식 등의 1차적 보상, 돈 같은 2차적 보상, 음악 감상처럼 추상적인 보상 모두를 매개하는 영역입니다. 어느 실험에서는 과학자들이 참가자들에게 행복한 기억과 중성적인 기억을 떠올리도록 유도한 후 fMRI로 뇌를 관찰했는데요. 사람들이 행복한 기억을 떠올릴 때 보상회로인 선조체와 내측전전두엽 피질이 더 활성화됐다고 합니다.

보상회로는 도파민과도 연관돼 있다고 합니다. 도파민은 행복감, 사랑, 동기부여와 관련된 신경전달 물질인데요. 도파민은 중추신경계의 흑질, 복측피개 영역 등의 신경핵에서 합성돼 보상회로 영역인 선조체과 전전두엽, 중격의지핵, 편도체 등으로 분비해 몸의 움직임과 동기부여, 그리고 보상행동에도 관여한다고 합니다.


선조체는 보상에 대한 기대감에도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라고 합니다. 물질적인 보상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보상에도 활성을 보이는데요. 과학자들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퀴즈를 내고 뇌를 관찰했습니다. 정답자들은 퀴즈를 맞춘 후 선조체가 더 활성화됐으며 오답자들은 오히려 선조체의 활성이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모든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퀴즈를 푸는 과정에서 어떤 외적 보상이 없음에도 선도체가 활성화됐다고 합니다.


다른 과학자들은 기억 자극을 맞히는 실험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정서가 없는 중성적인 느낌의 단어들을 긴 기간 동안 학습하고 기억 과제를 수행했는데요. 마찬가지로 과제를 맞히면 선조체가 활성화됐죠. 마찬가지로 모든 참가자들은 과제를 푸는 동안 어떤 외적 보상이나 피드백이 없어도 선조체가 활성화됐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선조체의 특징을 통해 '청각피질과 보상회로 영역인 선조체의 연결성이 음악의 선호도와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구진 중 한 명이자 바르셀로나 대학의 신경과학자인 Josep Marco-Pallarés는 "음악과 같은 특정 자극에는 특정한 무쾌감증이 있지만 게임이나 음식에는 이런 무쾌감증이 없는 이유와 특정 자극에 대한 중독과 무쾌감증을 병리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참고 자료##
  • 강석기 <사이언스 칵테일 - 강석기의 과학 카페 시즌4> 
  • 최인철 외 <뇌로 통하다>
  • Martínez-Molina, Noelia, et al. "White matter microstructure reflects individual differences in music reward sensitivity." Journal of Neuroscience 39.25 (2019): 5018-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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