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 골프공이 더 멀리 나는 이유

조회수 2020. 2. 14. 09: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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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AdobeStock
골프에서 날씨는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골프칠 때 날씨는 스코어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세계 4대 메이저 골프대회인 마스터스, 브리티시오픈(디 오픈), PGA 챔피언십, US오픈 대회가 개최되는 시기를 보면 주로 온화한 날씨를 보이는 4월에서 7월 사이에 대회가 진행됩니다. 대다수 골퍼들은 더운 날 공이 더 멀리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따뜻한 기후에서 드라이브 비(飛)거리는 늘어난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왜 발생하는 걸까요?

더운 공기, 대기 밀도↓, 비거리 ↑

기온이 높을때 공기 분자들은 더 많은 운동 에너지를 갖게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공기 분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대기 밀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낮아진 대기 밀도는 공에 대한 항력을 줄여주기 때문에 드라이브의 비거리를 늘려준다고 하는데요. 항력은 공기로 인해 발생하는 저항력을 말합니다. 참고로 대기 밀도와 기압, 온도 사이의 관계는 아래 공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요. 만약 기압(P)와 기체 상수(R)이 변하지 않고 T가 상승한다면 ρ(대기 밀도)는 감소합니다.

대기 밀도, 기압, 온도 사이의 관계.

물론 상온에서 낮은 대기 밀도는 공에 대한 양력(lift force)를 감소시켜 비거리가 감소시키는 경우도 존재하지만, 보편적으로는 온도가 상승하면 공은 더 멀리 날아가게 됩니다.

기온 높을수록 임팩트 시 탄력↑, 비거리 ↑
출처: AdobeStock
골프 클럽의 평평한 면인 클럽 페이스로 공을 치는 순간 발생하는 충돌이 바로 '임팩트'

기온이 높을 때 임팩트 시 더 많은 탄력을 갖게 된다고 하는데요. 이 덕분에 에너지 손실이 줄어들면서 공의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임팩트란 골프 클럽의 평평한 면인 클럽 페이스로 공을 칠 때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충돌을 말하는데요. 클럽 페이스와 공이 접촉할 때 공은 압착됐다가 제 모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압착될 때의 에너지는 다시 제 모양으로 되돌아올 때의 에너지보다 크다고 하는데요. 이는 반발계수와 관련 있습니다.

반발계수는 두 개의 물체가 충돌할 때 반작용에 의해 튕겨나가는 정도를 수치화시킨 건데요. 충돌 전에 운동에너지는 충돌 시 탄성에너지와 열 에너지, 소리 에너지 등으로 변하지만 두 물체가 반발할 때 탄성 에너지는 다시 운동에너지로 변하게 됩니다.

클럽페이스와 공이 접촉할 때 반발계수는 임팩트 이후 공과 클럽이 분리되는 속도와 클럽이 접근해 가는 속도(클럽 헤드의 속도)의 비율로 결정되고, 이는 공의 온도가 오르면 증가합니다. 그 결과 기온이 높을 때에는 임팩트가 더 많은 탄력을 갖게 되면서 에너지 손실이 줄어들게 되고 그 결과 공의 속도는 빨라지게 됩니다.

빗방울의 영향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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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엔 왜 골프공 덜 나갈까?

그렇다면 비오는 날은 어떨까요? 습도가 높은 공기는 공이 날아가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비오는 날 드라이버의 비거리가 짧아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게 생각될 수 있는데요. 실제로 비가 오면 공이 느려지고 하강 속도가 빨라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빗방울이 공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비의 모멘텀 양이 공의 모멘텀 양보다 작기 때문입니다. 모멘텀이란 물체의 운동량을 말하는데요. 물체의 질량과 속도의 곱으로 나타내는 물리량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골프공의 질량이 45.9g이고 출발할 때 속도가 대게 70m입니다. 빗방울의 평균 질량은 0.008g이고 초속 4.75m로 비가 내린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골프공의 모멘텀은 3.2kg·m/s가 되는반면 빗방울의 모멘텀은 0.00004kg·m/s가 됩니다.

즉, 골프공이 날아가는 동안 비의 영향은 거의 없습니다. 공의 질량과 속도가 빗방울의 평균적 질량과 속도보다 무겁고 빠르기 때문입니다. 만약 비와 공이 정면으로 충돌하더라도 공의 속도는 초속 0.013m이상 줄이지 못합니다. 결국 공이 빗방울과 여러번 되풀이해 충돌하더라도 공의 속도와 비거리에는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수증기 多, 공기 밀도↓, 저항력↓

수증기가 많은 대기는 공기의 밀도를 감소시킨다고 하는데요. 물의 분자(H2O, 18)가 대기 중의 질소분자(N2, 28)나 산소분자(O2, 32)보다 가볍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기의 밀도의 감소는 오히려 저항력을 감소시켜주기 때문에 샷의 비거리를 늘려준다고 합니다. 이는 아래 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습도가 높은 대기에서 공의 비거리 길어지는 이유

습한 대기에서 CD와 A가 동일하게 유지되고 ρ가 작아지면 v에 상관없이 FD도 감소합니다. 그러므로 비가 온다고 해서 빗방울이나 습기 때문에 드라이버의 비거리가 감소하진 않습니다.

다만, 비가 올 경우에는 여러 요인에 의해 드라이버 비거리가 짧아지는데요. 우선 지표면에 물기가 고이면 공이 굴러가는데 방해가 됩니다. 또 골퍼의 복장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비옷을 입고 임팩트할 때 클럽 헤드의 속도가 줄어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가 올 경우 바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바람에 영향을 받아 드라이버의 비거리가 짧아질 수도 있다고 하는군요.

##참고자료##

  • Mark F. Smith, <골프의 과학-티에서 홀까지 최상의 플레이 방법>, 명인문화사(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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