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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종 vs 일부 멸종' 뭐가 더 심각?

조회수 2019. 12. 11. 13: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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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인류가 자연 멸종하게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물론 자연적이라는 말에 포함되는 건 소행성 충돌이나 슈퍼 볼케이노 폭발과 같은 자연재해도 포함됩니다. 그런데 옥스퍼드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연구진이 이 확률을 알아냈다고 합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20만년 동안 존재해 온 정보만을 이용했다고 하는데요.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떤 해에도 우리 인류가 자연적 원인으로 인해 멸종될 확률은 '14,000분의 1보다 낮다', 이건 확실하다고 합니다. 아마 87,000분의 1보다도 낮을 거라는군요.

출처: AdobeStock
인류가 멸망할 확률은?

옥스포드대학교(University of Oxford)의 또다른 연구진은 <Scientific Reports>에 인간 멸종에 관한 '도덕적 판단'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인류의 멸종을 특별히 비극적으로 보는 것 같진 않습니다.

전멸 vs 80% 멸종

연구진은 영국의 일반 대중, 미국의 일반 대중, 영국 학생 세 그룹 총 2,507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구진은 어떻게 일반 사람들이 인류 멸종을 추론하는지에 관해 연구했는데요. 3개의 시나리오를 주고 순위를 정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커다란 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것, 두 번째는 인류의 80%를 멸망시키는 재앙, 세 번째는 지구에서 완전한 인류의 멸종을 일으키는 재앙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첫 번째 시나리오를 최고로 꼽았습니다. 당연히 아무 재해가 없으니 제일 좋죠. 반면, 인류를 완전히 멸종시키는 재앙을 최악으로 꼽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류의 멸종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놀라운 점은, 연구진이 피실험자에게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에 대해 '나쁨(badness)'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질문을 했을 때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80%의 인류가 멸종한 두 번째 시나리오를 인류가 완전히 전멸한 세 번째 시나리오보다 더 비극적이라고 여겼습니다.

출처: AdobeStock
얼룩말이 멸종하면?

이제 연구진들은 인류가 아닌 동물 종에 초점을 맞춰 전체 시나리오를 바꿨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응답자들은 이번에는 얼룩말의 80%가 멸종되는 것보다 얼룩말 종 전체가 멸종되는 것이 더 심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상만 인류에서 얼룩말로 바꼈을 뿐인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셈이죠. 이러한 차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남겨진 자들의 슬픔

피실험자들은 두 번째 시나리오에 의해 목숨을 빼앗긴 하나의 인격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들의 고통과 즉각적인 죽음이 인류가 일부라도 살아남았다는 결과보다 중요한 듯 했습니다. 그래서 인류 전체가 사라지는 것보다 80%만이 멸종된 시나리오에 대해 더 많이 신경쓰고 있는 거죠. 살아남은 자들에게 죽음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출처: AdobeStock
비극적..

피실험자들이 인류의 절멸을 더 나쁘게 생각하도록 할 방법이 있었는데요. 연구진은 피실험자에게 "인류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면에서 현재보다 더 나은 오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만 하면 됐습니다. 즉, 사람들은 이상적인 미래를 더 이상 꿈꿀 수 없다고 인지할 경우 인류의 절멸에 대해 더 비극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출처: pixabay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요?

소행성 충돌이나 화산 폭발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핵전쟁의 피해자가 되지 않게 막을 순 있습니다. 사람들이 우리의 미래를 낙관적이라고 느낀다면 사람들은 인류의 잠재적인 몰락에 대해 좀 더 많은 신경을 쓸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인류가 스스로 자기 파괴적인 경로에서 침몰하지 않도록 해줄 장치가 될 것입니다.

공동 저자인 Stefan Schubert에 따르면 인류는 가까운 미래에 인류 멸종의 위협에 어떻게 대처할지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인류 멸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찾는 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인류가 인류 멸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연구한 실험이라니, 참 흥미롭습니다.

##참고자료##

  • Snyder-Beattie, Andrew E., Toby Ord, and Michael B. Bonsall. "An upper bound for the background rate of human extinction." Scientific reports 9.1 (2019): 1-9.
  • Schubert, Stefan, Lucius Caviola, and Nadira S. Faber. "the psychology of existential Risk: Moral Judgments about Human extinction." Scientific reports 9.1 (201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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