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에 '미니언' 이름 붙은 사연

조회수 2019. 12. 5. 16: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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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새로운 단백질, ‘미니언’

노바티스 연구재단의 유전자 연구소에서 새로운 단백질을 발견했습니다. 6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된 이 단백질의 이름은 미니언(Minion)인데요. 융합 유도 미세 단백질(microprotein inducer of fusion)의 줄임말입니다.

이 미니언 단백질은 우리 근육 세포가 서로 연결되도록 해줍니다. 이 단백질 없이 태어난 쥐는 태어나자마자 죽었다고 합니다.

근데 왜 단백질 명 앞 글자를 딴 MIF가 아니라 미니언이라고 지었을까요? 그 이유는 영화 <미니언즈>에서 따왔기 때문입니다. 진짜로요.

미니언즈는 2010년 개봉한 어린이 영화 <슈퍼배드>에 처음 등장한 노란 외계인입니다. 슈퍼 악당을 보스로 섬기는데요. 딱히 하는 일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다 2015년에 영화 <미니언즈>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미니언을 발견한 연구진을 이끈 Srihari Sampath 박사는 “우리는 영화도 좋아하고 단백질도 좋아한다”며 “영화 미니언즈와 단백질 미니언은 공통점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니언 없는 쥐는 살기 힘들더라

Sampath 박사는 아미노산 100개 이하의 길이를 가진 미세 단백질을 찾기 위해 조사하던 중 미니언을 발견했습니다. Sampath 박사는 미니언 DNA의 대응 부분이 짧아 미니언의 위치를 찾아내기 어려웠기 때문에 ‘숨겨진 유전자’ 혹은 ‘암흑 속의 유전자’라고 표현했습니다.

연구진은 쥐가 근육에 부상을 입자 이 미니언 단백질을 만들어내기 위한 RNA가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유전자 변형 기술인 CRISPR/Cas9를 이용해 쥐의 미니언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DNA를 제거했습니다. 미니언이 거의 없어진 쥐는 폐를 팽창시키지 못해 호흡기관에 문제가 생겼고 얼마 살지 못했습니다. 미니언이 없는 쥐들은 근섬유도 부족했다고 합니다.

미니언 단백질을 만드는 RNA 구역은 이른바 논코딩, 그러니까 단백질을 만드는데 쓰이지 않는다고 여겨졌던 부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근육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미니언이 발견된 거죠. 조그만 미니언이라고 무시하면 안되겠습니다.

미니언은 과학자들이 다른 두 물체를 병합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Sampath 박사는 “바나나랑 사과를 하나로 융합시켜 ‘바나과’를 만들면 멋지지 않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언젠가는 미니언이 치료에도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Sampath 박사는 아직 이 단백질을 갓 발견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까지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다른 유전자를 찾아서

Sampath 박사는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단백질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연구진 “몇몇 단백질은 너무 작아서 자세히 분석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니언의 발견 이후 연구진은 또 다른 발견되지 않은 단백질을 찾아볼 계획입니다. Sampath 박사는 “우리가 찾은 유전자는 아주 중요하고 유용하고 멋지다”며 “실제 존재하는 유전자에 대한 지식을 넓혀가고 싶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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