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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였던 고시원 다큐 원장님 근황..월세 23만원에 매일 공짜 밥

조회수 2021. 4. 14. 10: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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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흉하고 각박하죠, 요즘 시대. 그래도 '아직 살만한 세상이다' 라고 느끼게 해주시는 분들이 주변에 있습니다. 고시원 투숙객 수십명에게 하루 세끼 식사를 제공하시는 사장님. 당연히 적자죠. 도망가는 사람을 신고하시긴 커녕, 실망할까봐 짐도 안버리시는... 심지어는 '월세를 안내는 손님'도 많답니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드리는 순간, 사장님의 얼굴을 앞에서 처음 본 순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십년간 조금씩 조금씩 '사랑'이 스며든 얼굴... 단지 인터뷰를 하고 왔을 뿐인데 마음이 정화된 기분이었습니다.

근황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지내시나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똑같이 지내죠. 밥하고, 청소하고.. 고쳐야 될 게 있으면 또 고치기도 하고요. 공구함이 엄청 많아요. 없는 장비가 없을 정도로. 남의 손을 빌리면 비용이 많이 들잖아요.

원장님 영상,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어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덧글을 되게 안 보려고 해요. "천사다", "석가다" 이런 얘기들도 많이 쓰여있고 그런데 사실 그렇게 자랑스럽게 하는 일이 없어요. 그냥 사람들이 배고파하니까 밥 주는 것 뿐이고, 방이 비어있는 곳도 있으니까 오갈 데 없는 사람 있으면 잠 재워 주는 것 뿐이고.. 그냥 그러는 것 뿐인데 좋은 일을 굉장히 많이 하는 것처럼 비춰져가지고. 

언제부터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셨는지..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어느 날, 늦은 밤에 아주머니가 애기를 업고 왔어요.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가정불화가 있어가지고 이리로 왔는가보다..' 했죠. 밤도 깊었고 그래서 방도 내주고, 비도 맞았으니까 수건도 내줬죠. 또 아침이 됐는데 그 사람들 밥은 먹여야 되잖아요. 나 혼자만 밥을 먹을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같이 먹자고 했죠. 같이 먹다 보니까 옆에 있는 사람들도 밥을 안 먹을 수가 없잖아요. 다 어려운 사람들이 온건데.. 그렇게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밥을 해주게 됐고… 이렇게 해주다 보니까 나도 이제 욕심이 나서 '어휴~ 저거 조금 사다가 된장 풀어서 이렇게 해주면 되는데.' 싶어지고 계속 하게 됐죠. 

고시원 한 달 월세는 얼마 정도인지..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적게는 23만원부터 받아요. 운영이 안돼죠. 겨울하고 여름에는 좀 적자를 보는 편이에요. 난방비가 많이 들어가고요. 시원하게 해야 되니까 에어컨이 많이 돌아 가야 되고.. 금년 겨울에 400만원 적자봤어요.

월세를 밀린 채 도망 가는 사람도 있다고..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좀 섭섭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면 안쓰럽죠. 그 사람이 얼마나 나 보기가 미안했으면 이런 짐 같은 것도 놓고 갔을까. 나는 조금 섭섭할 지 모르지만 마음 아리면서 가는 거잖아요. 그 사람 입장에서 뒤돌아 보면 조금 눈시울이 젖어지죠. 오죽하면 갔을까..

쉬운 일들이 아닌데…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그 절박한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걸 잘 몰라요. 제가 98년도에 서울신문, 스포츠서울에서 일을 할 때 갑자기 구조조정으로 그만두게 됐거든요. 구조조정됐다는 소리를 집에다가 못하고 돈도 없으니까 밥도 굶었죠. 뭘 하고 싶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고… 그래서 '세상을 포기해야 되겠다' 하고 자포자기해서 바다로 뛰어들려고 했죠. 그런데 애 엄마랑 우리 딸들이 "아빠!!!!", "여보!!!!!" 하고 귀가 떨어져나갈 정도로 막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환청이 들렸던 거죠. 그래서 주저앉고서 펑펑 울었어요. 막일이라도 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내가 우리 애들, 우리 식구들 먹여 살려야겠다 싶었어요. 그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고시원 사람들을 돕는게 당연한 일이고, 오히려 못해줘서 미안하죠. 

기억에 남는 투숙객도 많았을 거 같아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한 투숙객이 직장을 일찍 잃고 고시원에 와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공인중개사 시험을 봐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을 하다가 계속 공부를 해서 지금은 강릉 시청에 가서 공무원으로 근무를 해요. 직장을 그만뒀다던지,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했다던지, 그런 사람을 방치해두면 안돼요. 조금만 힘을 보태주면 그 사람이 재기 할 수 있어요. 또 한 분은 몸이 조금 불편하셨는데 오갈 곳이 없다고 해서 맨 처음에 여기 왔어요. 여기에 있다가 LG디스플레이 공장에 미화원으로 가서 일을 해요. 기술자도 중요하지만 그 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것도 굉장히 소중한 일이에요. 청소하는 일도 매우 소중해요. 그 사람이 역할을 담당해서 거기 가서 일을 하잖아요. 국가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느냐는 말이에요. 만일 그 사람을 팽개쳐 놨다면, 이 벼랑 끝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모르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퇴근하고 오면서 "다녀왔습니다~!" 그러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그래서 "오늘 수고했어! 잘했어!" 하고 맞아주는거죠.

영상 마지막으로 인사를 부탁드려요.

출처: '근황올림픽' Youtube
출처: EBS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이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환경이나 여건을 계속 만들어 주고 싶은데, 여러분들께서 혹시 도와줄 수 있다면 쌀도 좋고요, 옷이라도.. 맞는 게 있으면 걸쳐 입을 수 있도록 보내주시면 좋고, 그냥 마음만이라도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고시원 사람들을 돕는게 당연한 일이고,
오히려 못해줘서 미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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