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데이' 탈퇴 후 고시원 생활도..원년 멤버 근황
최장 기간 연습생 기간을 거쳐 걸스데이로 데뷔, 한두 번의 앨범 활동 이후 팀을 탈퇴해 멤버들과 다른 길을 걷게 된 사람이 있습니다. 당시 생활고로 당장 살아갈 돈이 필요해 수입이 없었던 신인 시절을 버티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이후 밴드 활동할 때는 고시원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좋은 기회로 다시 마이크를 잡아 최근 트로트 시장에 뛰어든 그녀, 장혜리 님의 근황입니다.
'근황이 궁금합니다'
3개월 전에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어요. 지금 트로트 앨범 ('서방님') 내고 활동하고 있어요. 편하게 얘기해서, '아이돌 하다가 망하니까, 트로트 하네'라고 주변에서 그랬거든요. 그런데, 저는 어쨌든 노래하는 사람이고 노래하는 게 좋아요. 그냥 다시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전 그냥 감사하게 생각해요.
'걸스데이의 원년멤버로 데뷔하셨어요'
(걸스데이 데뷔 전에) 14살에 데뷔를 했어요. 그때 게임방송 MC를 했었어요. 게임 마니아이신 분들은 그때의 저를 오히려 더 기억 많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2004년에 SM 주최 '외모짱' 에 당선됐다고 들었어요'
친언니가, 저를 연예인 시키려고 했었죠. 저는 춘천에 살았었는데 언니가 자꾸 오디션 신청해줬어요. 우리 어렸을 때 '진실게임' 있잖아요. 제가 나갔었어요. '보아 사촌동생'으로...ㅎ 어우 찾아보지 마세요~!
'이후, 걸스데이 데뷔조 연습생으로 들어가신거죠'
제가 정말 노래를 못 했었거든요. 노래 학원 매일매일 다니고 애국가부터 연습을 했어요. 춤 연습하고. 그래서 연습 기간은 (멤버 중에) 제가 제일 오래됐었죠. 그러다가 멤버들이 더 들어왔어요. 민아가 들어오고 소진 언니가 맨 마지막에 들어와서 6개월간 다섯 명이서 연습하다가 딱 데뷔를 했던 게 2010년이에요.
'어렵게 데뷔하신 후, 그만두시게 된 계기가 뭔가요?
멤버들 간에 뭐 갈등이 있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고 사이가 굉장히 좋았어요. 제가 포기한 거죠. 그런데 그게 생활고 때문이었어요. 왜냐하면 당시 저는 이 직업으로 돈을 벌어서 내가 내 월세를 내야 되고 내 보험료를 내야 되고 내 핸드폰비를 내야 됐거든요. 제가 14살 때 방송한다고 서울로 올라 온 거예요, 엄마랑. 그래서 그때부터 이제 집안의 가장이 됐어요. 생활비를 부모님한테 받아 쓴 게 아니라 그때부터 드리게 되면서 제 돈은 제가 알아서 벌어 썼어요. 집이 조금 어려웠어요. 그래서 제가 딱 (데뷔 연습) 여기에만 매진해서 연습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연습생이) 데뷔 준비에 올인을 하고 집중을 하는 게 더 중요하잖아요.
그 뒤에, 처음 걸스데이가 음악 방송에서 1위를 했을 때 우연히 가로수길에서 만났어요. 소진 언니랑 민아는 저랑 같이 연습을 했으니까 인사하고, 축하한다고 하고.. 훈훈~하게 이런 얘기 나눴었죠.
'걸스데이 탈퇴... 후회되거나 아쉽지는 않으신가요?'
그 질문을 정말 10년 동안 받았거든요ㅎㅎ 물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너무 잘 됐으니까 부럽기는 하죠. 그런데 그렇게 항상 질문을 받았을 때 생각했던 게 제가 나와서 (걸스데이가) 잘 된 것 같고, 그 친구들이 열심히 버텼기 때문에 그 자리까지 간 거예요. 저는 못 버틴 거고요. 제가 망쳐놓았을 거라는 건 아닌데 그냥 딱 그 네 명.. 그 네 명의 합이 좋아서 잘 된 거예요.
근데 또 진짜 다르게 생각해 보면 제가 속해있던 그룹이 잘 되면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 그 후에 제가 속하게 된 밴드 (비밥) 같은 경우는 잘 안 됐으니까 아무도 거론을 안 하잖아요.
'걸스데이 탈퇴 이후의 삶도 궁금해요'
10년의 세월이요? 어우.. 정말 힘들었습니다. 정말 많은 일을 했었어요. 그 뒤에 바로 걸그룹을 한번 더 준비했었어요. 그때는 6인조로 준비했었는데 녹음도 다 끝내고 데뷔만 하면 됐었어요. 근데 회사에 새로운 매니저분이 들어오면서 남자그룹을 데리고 들어온 거예요. 우리가 밀려난 거예요. 사장님이 갑자기 저희한테 사과를 하면서 '미안하고.. 그냥 나가고 싶은 친구들은 나가라..' 하셔서 그렇게 또 '부웅' 날아갔죠.
그러다가 이제는 '돈을 벌어야 되겠다' 싶어서 피팅모델 일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 밴드에 있을 때는 그 옆에 고시원을 얻어서 있었던 적도 있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PC방 등) 그냥 회사에 들어가서 월급을 받으면서 일을 했어요 그때는. 그러다가 '내 귀에 도청장치'라는 밴드랑 콜라보를 해서 공연을 할 기회가 생겼어요. 홍대에서 했는데 그 영상을 (대표님이) 정말 우연히 보시고 지금 회사 대표님을 만난 거예요. 저한텐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
'가장 힘들었던 날,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하루가 있으신가요?'
모든 날이.. 예전에는 너무 제 마음이 조급했어요. 빨리 돈 벌어야 되고 빨리 잘 되고 싶고.. 근데 결국에 그게 진짜 안 좋게 얘기하면 다 '제자리걸음'이고 '헛걸음'이었던 거고 내 욕심만 과했던 거예요. 근데 지금 다시 이름을 바꿔서 (이지인 > 장혜리) 트로트를 시작하려고 보니까 그 10년이 나한테 헛되지 않다. 내가 쌓아 온 것이고 나중에 사용할 수 있는 거니까.. '그동안 난 '연습'했고 '내공'을 쌓은 거다. 이제부터 시작해보자!' 이렇게 또 생각을 하니까 너무 좋게 다가오고 마음을 급하게 안 먹게 되더라고요. 사람마다 다 때가 다르고 기회가 다르고 운이 오는 때가 다 다르잖아요. 이제는 제 차례가.. 오지 않을까요?ㅎㅎ 이 근황올림픽 출연을 계기로 (성공이) 시작됐으면 좋겠네요.
'마지막 인사 부탁드려요'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제 얘기를 잘 안 하는데 여기에서 이렇게 얘기를 하게 됐어요. 제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제 '트로트 가수 장혜리'의 이미지를 여러분들이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고 그냥 응원 많이 해 주시면 좋겠어요. 많이 사랑해 주세요ㅎㅎ
저는 다시 무대에서 노래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