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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F, 여성을 최고로 생각하는 Liv의 열정과 신념

조회수 2018. 6. 25. 14: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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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남성이 공적인 채널에서 얘기를 꺼내기가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남녀가 다름은 사실이다. 무대에 남녀를 동시에 세울 경우, 여성에게로 시선이 집중된다. 6월 22일 10집 앨범을 발표한 자우림은 혼성 밴드지만, 보컬인 김윤아 씨를 자우림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미안한 얘기지만 기타 이선규, 베이스 김진만 두 남자 멤버에게는 관심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자전거 제조에 있어서만큼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주목했던 게 사실이다.

휠이 클수록 속도를 내기 쉽고 레이스에 유리하다는 점은 MTB 휠 변화를 통해 검증됐고, 과거에도 이론은 정립돼 있었다. 로드바이크는 레이스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큰 휠을 쓰도록 설계됐고, 700c라는 규격은 당시 평균 신장의 남성이 감당할 수 있는 가장 큰 사이즈였다. 프레임과 부품도 마찬가지다. 남성 사용자에 초점을 맞춰 생산하다 보니 여성은 자신에게 맞는 자전거를 찾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 변화를 주기 위해 리브(Liv)는 여성을 위한 자전거를 만들기 시작했다.

리브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신장 173cm인 남성과 여성을 비교했을 때 여성의 팔은 0.2%, 다리는 1.4%, 인심(Inseam)은 1.8% 더 길고, 상체는 1.2% 짧다. 키가 작을수록 이 차이가 더 크다고 한다. 남성용 자전거의 작은 사이즈를 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설계 단계에서 수정해야 한다. 리브는 남성용 자전거에서 일부를 수정하는 보수적인 방법을 쓰는 대신, 완전히 백지에서 새롭게 설계했다.

설계에는 3F라는 개념을 적용했다. 영문 앞 철자가 F인 핏(Fit), 형태(Form), 기능(Function) 세 가지다. 여성의 신체에 맞춘 설계와 자이언트의 높은 기술력은 물론 아름다움까지 갖춰야 한다. 여성을 최고로 생각하는 리브의 열정과 신념의 상징이다.

핏은 프레임 디자인과 관련돼 있다. 남성과는 다른 여성의 신체 치수는 골격에 관한 부분이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근육의 활동까지 고려돼야 한다. 리브 엔지니어들은 신체 치수에 관한 세계의 다양한 자료, 해부학과 관련 지식, NASA에서 발표한 연구 등을 활용해 근력과 파워 출력 등 여성의 움직임에 관한 지식을 완성했다.

자이언트코리아에서는 자세, 형태 등으로 번역한 폼은 영문 그대로 써도 좋을 듯하다. 멋있다는 의미로 ‘폼 난다’고 할 때의 폼과 같은 뜻이다. 자전거를 보는 눈에도 남녀 차이가 있다. 모두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많은 남성들이 원하는 성능과 부품 구성에 적당한 가격이라면 디자인은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는 반면 여성들은 그 조건을 모두 갖추고도 예뻐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브는 여성을 위한 자전거인 만큼 여성이 디자인한다. 설계도에 그려진 예술작품은 그대로 현실이 됐다. 자전거만으로 완성을 논하기는 이르다. 처음부터 자전거를 탄 사람을 생각하고 의류, 헬멧, 신발, 양말, 장갑 등 다양한 용품을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자전거에 사람이 더해져야 예술작품이 완성된다. 멋진 스타일, 좋은 느낌, 섬세한 디테일까지 살리는 것이 3F 중 두 번째인 형태의 의미이다.

핏이 프레임, 형태가 눈에 보이는 디자인을 말한다면 기능은 프레임과 부품의 조화를 비롯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관한 내용이다. 여성 라이더에게 맞는 무게와 강성의 프레임, 최적화된 서스펜션 세팅 등이다.

자이언트의 어드밴스, 어드밴스 SL 기술을 적용한 카본 프레임은 여성 라이더에게 적합한 무게와 강성을 지녔고, 휠과 구동계 같은 부품 역시 정밀하고 신중하게 결정한다. 핏, 형태, 기능까지 세 가지 요소를 합쳐 3F라고 하며 그 결과로 편하고 예쁜 고성능 자전거가 완성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자전거라는 결과물이 나오기 전에는 실제 여성 라이더들의 경험과 라이딩 방식이 반영됐다. 자료와 데이터에 초점을 맞춰 얘기하다 보니 자칫 간과할 뻔했으나 리브에 연구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의 많은 여성 라이더가 리브 자전거를 타며 피드백을 주고, 리브가 만들어낸 제품에는 그 경험들이 담겨 있다.

리브가 여성을 위해 자전거를 만드는 이유는, 사이클링이 여성에게 힘을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힘은 육체적이고 물리적인 부분 말고도 활력, 인내심, 끈기 같은 정신적인 부분도 포함한다. 그러나 아름답지도, 즐겁지도 않은 라이딩은 우리의 힘을 빠지게 할 뿐이다. 훌륭한 기술이 적용되고 내 몸에 맞는, 예쁜 자전거를 타고 라이딩을 즐기다 보면 어느 날 더욱 활기차고 힘이 넘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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