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데일 시스템식스 - 스피드를 만들어 내는 6원소의 결합

조회수 2018. 7. 20. 16:03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지로가 끝나고 투르가 시작되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여름 투어 시즌을 알리는 포성에, 자전거 메이커들 역시 일제히 감춰두었던 최신예 전투기를 레이스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간 공기역학적 디자인과 디스크브레이크 같은 신기술의 투입, 이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마무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다이내믹스, 전동식 구동계와 디스크브레이크는 펠로톤 도로를 반으로 가르며 돌진하는 투사들의 무기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올해 투르를 앞두고 메이커들이 일제히 신형 로드바이크를 내놓을 것은 예견된 일이다. 캐논데일 역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그저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경쟁자들을 압도할만한 신예기가 필요했다. 캐논데일은 이미 슈퍼식스 에보(SUPERSIX EVO)라는 걸출한 경량 올라운더를 보유하고 있다. 그와 호흡을 맞출 새로운 파트너는 슈퍼식스 에보의 올라운더 성향을 일부 공유하면서, 언덕보다 평지에 초점을 맞춘 에어로 로드바이크가 될 것이라 예상되었다. 예상대로 캐논데일은 지난 3년 6개월간 혼신의 힘을 기울여 강력한 에어로다이내믹스 디자인을 완성했고, 그 결과물에는 ‘시스템식스(SYSTEMSIX)’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실 캐논데일은 이전에도 시스템식스를 내놓은 적 있다. ‘캐논데일의 첫 에어로 로드바이크가 2세대라니, 무슨 말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슈퍼식스가 등장하기 이전 알루미늄과 카본의 하이브리드 기술로 완성한 올라운더의 이름이 시스템식스였다. 신·구 시스템식스 간 외형적인 공통점은 없지만 ‘스피드를 위한 6원소의 통합’이라는 캐논데일의 디자인 철학을 담은 의미 있는 이름이다.


 


 


 

스피드를 위한 6원소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로드바이크’를 만들기 위해(캐논데일이 실제로 말하는 바에 의함), 캐논데일은 프레임과 포크, 시트포스트, 스템, 핸들바 그리고 휠의 6원소를 ‘통합’하는데 주력했다. 각각의 부품들을 아무리 잘 설계해도, 하나로 모았을 때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의미 없다. 세상에 공기저항이 적은 휠은 많지만, 시스템식스 프레임에 장착했을 때 가장 빠른 휠은 캐논데일 노트64(KNOT64)다. 시스템식스에 맞춰 최고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함께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자전거의 모든 구성요소를 오직 스피드에 초점을 두고 개발했고, 캐논데일은 시스템식스가 현존하는 로드바이크 중 가장 빠르다고 말한다.

현대 레이스바이크의 프레임과 포크는 분리되어있는 두 개의 부품이 아니라, 결합되었을 때 마치 하나처럼 보여야만 한다. 처음부터 결합되었을 때 어떤 모습과 성능을 보여줄 것인지를 예상하며 디자인하고, 테스트된다. 다른 로드바이크와 마찬가지로 캐논데일 역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없이 많은 디자인을 그리고, 윈드터널에서 테스트하며 개발을 진행했다.

특히 캐논데일은 공기역학적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면서도, 성능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엄격한 목표를 갖고 시스템식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시스템식스가 처음부터 오직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로드바이크로 개발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디스크브레이크가 림브레이크보다 큰 공기저항을 만들 것이라 예상하지만, 캐논데일은 디스크브레이크가 제동력 뿐 아니라 공기역학적 측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말한다.

디스크브레이크가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한 것은 단순히 부품의 모양 때문이 아니다. 기존 림브레이크는 프레임과 포크의 중간에 장착되어야만 했다. 이 부분을 공기역학적인 형태로 다듬고 싶어도, 브레이크가 그 위치에 있기 때문에 쉽게 손을 댈 수 없었다.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하면 프레임 헤드튜브와 포크의 연결부를 매끄럽게 만들 수 있고, 또 브레이크캘리퍼를 포크블레이드 뒤에 장착하고, 호스를 프레임과 포크 내부로 감추기도 쉽다. 특히 케이블이 휘어지고 꺾이면 제동력에 악영향을 주던 기존 브레이크와 달리, 유압 호스는 핸들바-프레임-포크 안에 넣어도 부드럽고 정확한 제동력을 낼 수 있다.

캐논데일은 프레임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헤드튜브였다고 말한다. 헤드튜브가 앞쪽으로 살짝 돌출되었고, 포크블레이드의 뒷전과 헤드튜브가 만나는 부분이 살짝 턱처럼 튀어나왔다. 이 부분을 차인(Chine)이라 부르는데, 자전거의 휠과 포크블레이드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공기의 흐름을 뒤쪽으로 꺾어주며, 헤드튜브-다운튜브 연결부를 따라 흐르는 공기와 부딪혀 소용돌이치지 않도록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공기역학적 디자인의 효과를 하나하나 체감하기엔 미미할지도 모르지만, 모두 합쳐졌을 때 레이스의 기록을 좌우할 만큼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노트 시스템 바’라 불리는 핸들바와 스템은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되었고, 기존의 일체형 부품들과 달리 핸들바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두 개로 분리된 부품이지만 결합되었을 때는 마치 하나처럼 보이며, 컨트롤레버의 전선과 유압 브레이크호스를 완전히 내장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핸들바-스템을 거쳐 앞 브레이크호스는 헤드튜브 앞쪽을 통과해 포크블레이드 안으로 들어간다. 브레이크호스와 헤드튜브의 간섭 때문에 핸들바의 좌우 조향 각도에는 어느 정도 제한이 있지만, 실제 라이딩 중 포크가 좌우로 움직이는 범위를 충분히 커버하기 때문에 성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시트포스트 역시 최근에는 프레임과 하나로 통합된 디자인을 적용하는 추세다. 시트튜브의 형상과 일체감을 이룰 때 보기에 좋으며 공기역학적으로 우수하다. 과거 여러 에어로 로드바이크가 끝이 뾰족한 물방울 형태의 단면(에어포일, Airfoil)을 가진 시트포스트를 사용했지만, 자전거가 달리는 속도와 라이더의 페달링 같은 여러 조건을 고려할 때, 에어포일 형상에서 뒷부분을 납작하게 잘라낸 단면의 시트포스트가 더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기역학적 효과 뿐 아니라 좌우방향으로의 비틀림에 대해서도 잘 견디며 더 가벼운 무게로 높은 강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 시트포스트 뒷부분은 반사도료 처리해 어두운 도로를 달리는 라이더가 더 쉽게 눈에 띌 수 있도록 했다.

공기역학적 디자인과 슈퍼식스에서 증명된 캐논데일의 경량 카본 복합소재 기술의 만남은 시스템식스를 에어로바이크일 뿐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빠른’ 로드바이크로 완성했다. 두터운 튜빙을 사용한 외형에 걸맞게 무거울 것이라는 상상은 던져버리기 바란다. 47사이즈 기준 시스템식스 하이모드 프레임의 무게는 894g에 불과하다.

시스템식스의 완성을 위한 방점을 찍는 부품이 바로 노트64 휠이다. 림 높이 65mm 미만의 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UCI 규정에 맞춰, 64mm 카본 림을 사용한 디스크브레이크 휠세트다. 노트64의 림은 바깥쪽 폭이 32mm로 일반적인 로드바이크용 휠보다 훨씬 넓다. 타이어는 23c에 최적화되었는데, 넓은 림 폭 덕분에 더 넓은 타이어를 장착한 것과 비슷한 높은 안정성과 에어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타이어가 장착된 상태에서, 반원에 가까운 둥근 타이어의 바깥으로 림의 측면이 돌출된다. 캐논데일은 이 상태에서 공기의 흐름이 최적화되고, 특히 노트64 휠세트가 시스템식스에 장착되었을 때 최적화된 공기역학적 성능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적화된 공기역학적 성능은 평지에서만 힘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자전거가 더 빨리 달릴수록, 공기역학적으로 우수한 로드바이크일수록 컨트롤하기 쉽다. 슈퍼식스 에보와 시스템식스를 비교할 때, 평지에서 시속 30km로 달리는 시스템식스는 10%정도의 힘을 절약할 수 있고, 시속 48km에서는 차이가 약 50와트에 이른다.

여기에 기존 에어로 로드바이크의 패러다임을 부수는 가벼운 무게가 더해졌다. 캐논데일은 에어로 로드바이크의 디자인이 가벼운 무게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구간이 경사도 6%까지라고 말한다. 경사도 6% 이하의 오르막에서 시스템식스가 슈퍼식스 에보보다 빠르다니, 사실상 산악 스테이지가 아닌 대부분의 도로에서 시스템식스는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내는 로드바이크로 군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떤 이들은 ‘이미 자전거는 충분히 진화했기 때문에, 더는 발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캐논데일은 레이스바이크의 진화를 이끌어나가며, 아직도 더 강력하고 빠른 로드바이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제 캐논데일에게 남은 일은, 그들의 말처럼 시스템식스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로드바이크임을 레이스에서 증명하는 것뿐이다.



글: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제공: 라이드매거진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