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C 퓨리온, 해외에서 먼저 알려진 국산 경량 에어로 헬멧

조회수 2017. 5. 5. 09: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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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와 모터사이클은 공통점이 많다. 우선 빠른 속도로 달린다. 안전을 위해 헬멧은 필수다. 그리고 더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공기저항은 적을수록 좋다. 이것 말고도 공통점이 더 있겠지만, 이번 이야기의 주제는 안전을 책임질 ‘헬멧’이니 일단 여기까지만.

대부분의 모터사이클 라이더에게 HJC는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홍진 크라운’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헬멧 브랜드로 성장한 HJC는 해외에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모토GP 월드챔피언의 헬멧을 만드는 메이커로 알려질 만큼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반면 자전거 라이더에게 HJC는 국내 브랜드임에도 별로 익숙한 이름이 아니다. 품질이나 디자인을 떠나 브랜드 자체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사실 그동안 국내에서 판매되었던 HJC의 자전거용 헬멧은 주로 입문자를 위한 저가형 모델이었기 때문에 큰 관심을 끌지 못했고, HJC가 자전거용 헬멧을 만든다는 사실을 아예 모르는 이도 많았다.

그런데 놀라운 소식은 해외에서 날아왔다. 작년 겨울 해외 매체가 ‘한국 브랜드의 경량 에어로 헬멧’으로 HJC의 ‘퓨리온(FURION)’을 소개한 것이다. 국내 브랜드인 HJC가 퓨리온 헬멧을 해외에서 먼저 공개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깜짝 놀랐고, 지금까지 HJC 헬멧과는 한 차원 다른 멋진 디자인과 품질로 국내의 자전거 라이더 사이에서 HJC 헬멧이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에어로다이내믹스와 가벼움, 우수한 착용감

드디어 HJC의 명성에 걸 맞는 헬멧이 등장했다! HJC가 저가형 헬멧만을 만드는 브랜드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HJC는 헬멧의 성능 테스트를 위한 윈드터널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높은 기술력을 가진 헬멧 메이커다. 이미 모터사이클 헬멧 분야에는 충분히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자전거 분야에서는 실력 발휘의 타이밍이 조금 늦었을 뿐이다.

퓨리온은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적용한 ‘빠른 속도’를 내기에 적합한 헬멧, 즉 레이스에 최적화된 헬멧이다. 모터사이클 헬멧 개발의 노하우로 헬멧의 디자인 단계에서 전산유체역학을 통해 헬멧 주변 공기의 흐름을 최적화할 수 있는 형상을 만들고, 윈드터널 테스트를 통해 성능을 실험하며 디자인을 다듬었다.

퓨리온은 15개의 통풍구를 가진 헬멧이다. 공기 유입을 위한 헬멧 전면부의 인테이크 벤트의 크기는 작지만, 자전거가 빠르게 달릴 때 헬멧 외부를 따라 흐르는 공기가 내부와의 압력차를 만들어내고, 헬멧 안쪽의 더운 공기를 이그저스트 벤트로 ‘뽑아내는’ 벤츄리 다이나믹 디자인을 적용했다. 헬멧 내부에는 공기흐름을 최적화하기 위한 환기 통로인 에어채널이 구성되어, 헬멧이 머리에 완전히 밀착된 상태에서도 공기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쾌적함을 유지한다.

헬멧의 내부는 충격 흡수를 위한 EPS를 사용했고, 외부는 폴리카보네이트 셸을 사용했다. 두 소재를 금형 내부 성형 단계에서 열을 이용해 접합해 완전히 융합될 수 있도록 하는 인몰드(In-Mold) 공법을 사용했다. 충격을 고르게 분산하며, 강한 충격에도 외부 셸과 충격흡수재가 분리되지 않는다. 셸의 들뜸이 없어 마무리가 깔끔하다는 장점도 있다.


사고 발생 시 충격으로 헬멧이 깨져 머리에서 벗겨지거나 2차 충격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EPS 충격흡수재 내부에 골격을 넣어 보강했다. KC 인증과 유럽의 CE EN 1078 인증을 통과했고, 우수한 보호성능에도 불구하고 무게는 200g에 이르는 초경량을 자랑한다. XXS/XS 사이즈 헬멧의 무게는 190g이며, S/M과 L/XL 사이즈 헬멧도 200g 초반에 불과하다.

헬멧의 내피 구조는 단순하다. 이마와 머리의 직접 닿는 부분을 중심으로 폼 패드가 부착된다. 패드는 일반적인 스펀지보다 탄성이 높아 압축 후 복원력이 우수하다. 게다가 HJC는 퓨리온 헬멧이 완벽한 항균 방취를 위한 폴리진 은염 기술을 적용, 박테리아와 곰팡이 증식을 영구적으로 억제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척 후에도 원단에 남아있는 은염이 항균 성능을 꾸준히 유지한다고 하니 놀랍다.

헬멧을 머리에 고정하는 스트랩은 세밀한 피팅이 가능하다. 후두부의 다이얼을 통해 스트랩을 죄거나 풀 수 있다. 다이얼은 콤팩트한 사이즈지만, 한 손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또 스트랩의 상하 높이 조절 폭이 크다. 조절 단계가 무려 17 클릭으로 세분화되어 가장 편한 위치로 정확히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턱끈은 귀 아래에서 Y자 형태로 갈라지는, 일반적인 형태다. 클립을 이용해 턱끈의 각도를 조절하고 고정할 수 있으며, 플라스틱 버클로 턱끈을 고정하거나 풀 수 있다. 부품 하나하나의 품질이 우수하고 마무리가 깔끔하다. 지금까지 HJC가 출시해왔던 저가형 헬멧과는 전혀 다른 뛰어난 품질에 놀랄 수밖에 없다.

헬멧 전문 메이커의 제품답게 구성품에는 퓨리온 헬멧을 스크래치 없이 보관할 수 있는 부드러운 파우치와 여벌의 내부 패드 한 세트가 포함되어 있다.

퓨리온 헬멧은 HJC의 독자적인 인터내셔널 핏이 적용되었다. 머리둘레를 기준으로 비슷한 사이즈의 다른 헬멧과 비교할 때, 해외 브랜드의 인터내셔널 핏 모델보다 좌우가 넓지만, 아시안 핏 모델과 비교할 때는 살짝 좁은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대부분의 라이더가 무난하게 착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며, 필자의 경우 머리의 좌우가 넓어 평소 타사의 아시안 핏 헬멧을 주로 착용했으나 HJC 퓨리온 헬멧은 착용에 큰 문제가 없었다.

HJC 퓨리온 헬멧을 직접 보기 전까지, 국내 브랜드의 첫 레이스용 에어로 헬멧이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줄 지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었다. 그러나 퓨리온은 기대 이상, 아니 해외 브랜드의 어떤 에어로 헬멧과 비교해도 부족함 없는 품질을 보여주었다. 디자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다른 브랜드의 에어로 헬멧을 흉내 낸 것이 아닌 독자적인 디자인을 가지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이번 리뷰에는 화이트 컬러의 헬멧을 사용했으나 HJC 퓨리온 헬멧은 해외 판매 모델과 국내 판매 모델의 컬러가 약간 다르다.

국내 판매 모델은 글로시 화이트/실버, 매트/글로시 블랙, 글로시 네이비, 글로시 핑크의 4가지 컬러가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24만 8000원이다.




글: 장낙규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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