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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매거진

매너가 라이더를 만든다. 산악 자전거 에티켓을 갖춰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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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산길을 달리는 산악자전거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땀을 흘리며 스스로 페달을 굴려 동력이 되고, 자전거라는 기계를 움직이는 동작은 중력을 거스르기도 하지만 때로는 중력을 이용한 자유로움을 느낄때 일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간이 만든 탈것 중 가장 뛰어난 이동수단이자 오락거리를 꼽으라면 단연코 자전거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자는 약 10년간 산악자전거를 타면서 여러 가지 즐거움을 느꼈지만 가장 즐거운 것은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뱉으며 까마득한 오르막을 멈춤 없이 올라 내려다보는 경치와 반대로 내려올때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빠른 속도가 주는 즐거움이라 하겠다. 이는 엔진과 모터의 힘을 빌리는 자동차나 모터 바이크와는 또 다른 맛이다. 거친 산이 됐든 시원하게 뻗은 도로가 됐든 신체를 끊임없이 움직여 균형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찌 보면 우리 삶과 비슷하지 않는가 하는 다소 철학적인 물음으로 귀결되는 생각에 잠길 때도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들이 산악자전거를 좋게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아래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서로 시각차를 알아보자.

사례 1

서울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하다 은퇴한 A씨는 아내 건강관리 차원에서 도시를 떠나 산과 가까운 경기도 모처로 이사를 했다. 몇 해 전 큰 수술을 받아 건강이 좋지 않은 아내를 위해 내린 결단이었다. 인적이 드문 숲속을 아내와 함께 걸으며 도시의 소음과 인파에 시달리지 않고 고요한 전원생활을 기대했던 A씨 그러나 최근 거칠고 위험하게 산길을 달리는 산악자전거로 인해 심기가 불편하다. 아내와 함께 길을 걷고 있는 도중에도 갑작스럽게 나타나 빠른 속도로 스치듯 달려가는 자전거로 인해 놀란 적도 있었다. 좁은 길에 서있던 아내는 넘어질 뻔했다. 심지어 빠르게 달리며 흙먼지를 일으키는 바람에 눈살을 찌푸린 적도 있었다. 몇 차례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자 A씨는 관공서에 몇 차례 민원을 제기했고 얼마 후 그가 찾는 산길에는 '산악자전거 출입금지‘ 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하지만 출입 금지라는 현수막이 붙었음에도 종종 보이는 자전거들로 인해 A씨가 기대했던 편안하고 고요했던 전원생활 대신 불편함과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사례2

한 중견 기업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는 B씨는 40대가 되자 몸에 이상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업무 특성상 잦은 야근과 술자리가 문제였다. 건강 검진을 받은 결과 B씨의 몸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이러다 큰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닐까? 하며 덜컥 겁이 난 B 씨는 건강관리 차원에서 운동을 시작하려고 알아보았다. 마침, 지인의 권유로 자전거를 시작해보라는 말을 듣고 호기롭게 자전거를 구입하였다. 처음엔 자전거 도로만 달렸지만 우연히 지인과 함께한 산악 라이딩에 매력을 느껴 이젠 틈나는 대로 산을 찾는 마니아가 되었다. 하지만 그가 즐겨 찾던 산 곳곳에 ‘산악자전거 출입금지’ 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는 것을 본 B씨는 이제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1. 자전거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들

이처럼 자전거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오솔길을 조용히 걸으며 자연을 느끼면서 즐기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비좁은 산길을 빠르게 달리며 스릴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서로 다른 즐거움이 한 공간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산악 자전거라는 종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현실에서 보행자는 자전거 산악 주행에 거부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에 비해 자전거 라이더는 불법이나 범죄가 아닌 건전한 여가 생활이자 스포츠 활동인데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마찰이 극에 달하는 경우 불행하게도 자전거 사용자를 위험에 빠트릴 목적으로 고의로 설치한 부비트랩을 설치하여 타이어를 손상시키거나, 나무를 가로지르는 굵은 와이어를 설치하거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나일론 낚시 줄로 전복사고를 유도하여 큰 부상을 입히는 등 크고 작은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2. 해외는 다르다?

해외라고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흔히들 해외에선 산악자전거 문화가 잘 갖춰있고, 산에서 자유롭게 자전거를 탈 수 다며 부러워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해외의 경우도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Transition Bike의 창업자 캐빈 메너드(Kevin Menard)는 인터뷰에서 처음엔 불법으로 몰래 만들었다고 얘기했다. 시간이 흘러 사용자가 많아지고 합법적인 트레일로 인정받았지만 그만큼 관리와 책임이 부여되었다는 말도 빼지 않았다. 즉, 처음에는 무단으로 시작했지만 나중엔 그에 따른 관리책임이 부여되었고, 허가된 곳을 벗어나지 않는 최소한의 양심은 지켜야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주목할 점은 캐빈 메너드 역시 미국 전역의 트레일 기원은 무단과 불법이었지만 자유에 따른 책임을 진다면 얼마든지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얘기한 점을 주목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국토 면적이 작고 사유지와 국유지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많은데다 산악자전거 인구도 적어서 해외처럼 활성화된 문화를 가꾸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또한 정부 부처나 담당 부서가 산악 자전거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부족해 안일한 행정으로 인해 사용자들끼리 마찰을 일으켜 양쪽 모두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관련 법규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단순히 산악자전거 출입 금지라는 현수막을 걸어두어 이렇다할 해결책이나 합의점이 없이 쌍방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 혼란이 가중되어 서로 마찰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는 상황에서 몇 가지만 지적한다고 해서 전체 문화를 바꿀 수 없다. 사실, 산악자전거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에겐 산에서 자전거를 탄다는 행위가 낯설고 어색할 수밖에 없다. 자전거 인구는 늘어났고 산악자전거가 정식 올림픽 종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악 자전거를 타는 인구는 좀처럼 늘지 않는다. 걷기도 힘든곳을 자전거를 타고 간다고 하니 위험해 보여서 그런것인지 소수 사람들만 즐기는 스포츠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을 것이다. 사실,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거나 무리한 주행만 하지 않는다면 얼마든 안전하게 즐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악자전거=위험한 스포츠라는 인식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前 미국 산악 자전거 챔피언인 네드 오버랜드 (Nerd Overland)는 그의 책 'Mountain Bike Like A Champion'에서 밝히길 '처음엔 미국도 등산객과 산악 자전거 라이더들 간에 마찰이 극심했다. 상대적으로 숫자가 많은 등산객들은 행정기관에 압력을 행사했고 그로인해 트레일은 폐쇄되고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산악 자전거인들도 단체를 결성하고 기금을 마련하며 트레일을 가꾸고 에티켓을 갖추고 책임을 다하는 노력을 했다'. 고 말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했던가? 그들도 자연을 즐기되, 그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 하는 노력을 통해 모두에게 인정받는 단체가 된 것이다. 트레일을 가꾸고 유지 보수하며 단체를 조직하고, 회비를 내고, 기금을 마련하며 의무와 책임을 다 하고 합법으로 인정 받기위해 꾸준히 노력했기 때문에 얻어낸 결과물이다. 국내 산악 자전거 라이딩 환경의 열악함과 법규의 미비함을 말하기전에 스스로 얼만큼 노력을 했는지 되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3. 라이딩의 매너를 갖춰야

기자는 개인적으로 산악자전거를 10년째 타면서 산에 갈 때마다 배낭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오는 일을 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산에 갈 때마다 쓰레기는 항상 버려져 있었고 치우는 사람, 버리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부끄럽게도 자전거 타는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그런 일들이 많았다. 누가 봐도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쓰는 용품들의 포장지나 물품들이 숲속에 버려져있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렇게 항변 할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무거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등산객들이 산 가운데서 흡연과 음주를 일삼고 쓰레기 무단투기하며 야생동물들 먹이로 쓰이는 도토리와 각종 임산물을 캐간다. 오히려 산악 자전거 타는 사람보다 더 많은 등산객들이 문제니까 아예 입산금지가 형평성에 맞는 것 아니냐’ 고 말이다. 이런 부분들은 기자도 개인적으로 참 안타깝게 생각하며 왜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느냐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사회적 불행에 대한 책임은 공동이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막연히 산악자전거를 혐오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부 라이더들의 무책임한 행동과 등산객들을 배려하지 않는 사례들이 누적되어 생긴 일이 아니겠는가? 보행자나 등산객들과 마주치는 일 없이 재미있게 타고 싶다면 지산, 고창, 용평 같은 MTB 전용 파크를 이용해보자 더욱 즐겁게 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인원들이 그곳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인근의 야산이나 등산로를 이용한다면 최대한 서로서로 배려하고 천천히 가더라도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아침에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과 같은 인프라와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없겠지만 조금씩 꾸준히 만들어간다면 우리도 그들처럼 성숙한 자전거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치며

산악자전거 역사는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발상지인 미국에서조차도 처음엔 환영받지 못했고 멀쩡한 길 놔두고 왜 험한 산에서 구르고 넘어지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괴짜들이나 하는 놀이(?) 로 취급했다. 그러나 현재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으며 건전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또한 TV를 포함한 각종 매체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실내 스포츠보다 야외에서 사회적 거리를 자연스럽게 유지 할 수 있는 스포츠로 자전거를 주목하고 있으며, 복잡한 대중교통보다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처럼 일상에서 취미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전거 사용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에 따른 필요한 제도나 교육, 인프라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 혹은 관련부서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고, 체계적인 교육과 홍보가 이뤄진다면 이상적인 결과를 가져올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개개인 마음가짐과 행동이다. 짧은 시간에 이상적인 결과를 이루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보행자, 등산객 그리고 라이더가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다. 작은 노력들이 모인다면 산악자전거 산악 주행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는 한층 밝아지리라 믿는다. 



글: 이실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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