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 독인가? 약인가?

조회수 2020. 4. 29. 10: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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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업 전반 트렌드는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미니멀리즘’이다. 화려하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요란한 장식이 유행하던 80년대 스타일을 넘어 이제는 단순하고, 간단한 구조, 직관적인 형태의 것들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숨기고, 감추고, 없애고, 빼고, 기능은 더하고 크기는 줄이는 이른바 ‘다이어트’ 가 유행이다. 과거, 무선 전화기에서 탈착형 배터리를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일체형 배터리로 바뀐 지 오래다. 더 간결하게, 더 단순하게를 외치며 화려한 로고도 사라지고 얼핏 봐야만 알 수 있는 브랜드들 그러나 그 와중에 특유의 개성을 강조하는 미묘한 줄타기. 이는 산업분야 전반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레트로 스타일이라고 해서 ‘유행은 20년 주기로 돌아온다’ 는 속설답게 과거 80년대 요란했던 스타일이 유행하며 향수를 자극하기도 하지만 주류를 상징하지는 않는다.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최근, 자전거들은 종류에 상관없이 대부분 자전거 변속 케이블, 브레이크 케이블이 프레임 안으로 들어간 인터널 라우팅(Internal Routing)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복잡한 선들이 프레임 내부로 감춰지니 외관상으로는 깔끔해지고, 케이블 하우징 길이가 짧아지므로 무게도 약간이나마 줄일 수 있고 외부로 케이블이 드러나지 않으니 미미하나마 공기저항을 줄일 수도 있으며, 부식이나 파손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정비주기가 길어지는 등 장점이 있다. 그래서 이제는 로드바이크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자전거나 다운힐 바이크에서도 인터널 라우팅이 주류를 이룬다. 심지어 자전거 구동계 제조사에서들은 경쟁하듯 무선 변속 구동계 시스템을 만들어 발표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만큼 유선의 세계에서 무선으로 변화하고 언젠가는 전자 제어식 무선 브레이크도 출시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케이블 인터널 라우팅을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언제부터인가 자전거 종류에 상관없이 인터널 라우팅 방식으로 제작된 프레임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현재는 대부분 자전거들이 인터널 라우팅 방식으로 생산된다. 물론, 유압 브레이크 케이블을 제외한 변속 케이블들이 프레임 내부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만들기도 한다. 몇몇 소수 브랜드는 여전히 익스터널 라우팅(External Routing) 방식으로 제작하기도 하는데 이에 따른 장·단점이 있으니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이번 기획 기사에서는 정비경력, 자전거 라이딩 경력 10년 이상 된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들어보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인터널-익스터널 라우팅에 대한 솔직담백한 의견을 나눠보고자 한다.

Q.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은 누가 가장 먼저, 그리고 왜 시작했을까?

 

곽성진 : 약 20년 전에도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에 대한 시도가 있었다. 그런데 본격적인 인터널 라우팅이 적용된 모델들은 약 10년 그리고 최근 5년 그리고 카본 파이버 소재 프레임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부터 인터널 라우팅 방식이 확대되었다. 예전에도 크로-몰리 프레임의 경우에 탑튜브 안에 동(구리)관을 넣어서 인터널 라우팅을 시도했었다. 주로, 소규모 공방에서 제작되는 수제작 프레임이 그러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카본파이버 프레임소재 자전거가 나오면서 미적인 관점이나, 설계자의 시각, 프레임 제작 소재가 바뀌었는데 왜 굳이 과거 방식으로 케이블이 바깥으로 나와야만 할까? 하는 ‘발상의 전환’ 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금속 소재에 비해 가공과 성형이 자유로운 장점을 살릴 수도 있으니까.

강경민 : 내가 처음 경험하기로는 2016년식 Transition TR500 프레임에서 케이블이 프레임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후 다른 브랜드들도 점점 인터널 방식을 적용했다. 이유는 외관상 미적인 요소를 위해서 그런 것 같다. 특히, 27.5인치 휠 자전거가 나오면서 ‘못생겨졌다’는 여론들이 있었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해서 인터널 방식으로 시도를 했었다. 로드바이크는 깔끔하고 엠티비는 못생겼다는 여론들도 있었고.

 

박종일 : 확실히는 알 수 없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작했으니까

 

 

Q. 제조사들은 왜 인터널 라우팅을 선택하게 된 걸까?

 

곽성진 :전동 구동계 사용에 대한 영향도 있다고 생각한다. 시마노와 스램, 캄파놀로 모두 무선 구동계를 출시했다. 무선 구동계 시스템과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 시스템 발전은 궤적을 같이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타 브랜드와 차별화 이런 것들도 마케팅 요소이기도 하고. 엔지니어가 설계하면서 추구하는 미학적인 관점, 완성도, 경쟁사의 관계, 트렌드 등등 다양한 면들이 있다.

 

강경민 :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몇몇 브랜드의 경우는 인터널 라우팅 방식에서 오히려 익스터널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트랜지션 바이크(Transition Bike)는 기존에는 변속, 유압 브레이크선이 모두 인터널 라우팅 방식 프레임이었지만 팀 선수들의 요청으로 변속 시스템은 인터널 라우팅 방식으로 유압 브레이크는 익스터널 라우팅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두 방식을 혼용하는 경우도 있다. 

박종일 : MTB와 로드바이크를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MTB가 인터널이 생긴 이유는 흙, 모래, 각종 이물질에 노출되면 케이블 동작이 나빠지거나 충격을 받으면 손상되거나 동작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로드바이크의 경우는 좀 다른데 공기저항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보기도 한다. Focus 바이크 엔지니어의 경우는 “더 이상의 프레임 발전은 없다” 라면서 Izarco Pro, Team, SL 프레임 까지는 인터널 라우팅 방식을 유지했으나 Izarco Max 신형 프레임부터는 익스터널 라우팅 방식으로 회귀했다. 아마 세일즈 비즈니스적인 요소들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Q. 케이블 인터널 라우팅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이 궁금하다.

 

곽성진 : 초창기엔 설치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공구가 많이 발달했다. 덕분에 별로 어렵지 않고 케이블 홀이나 그로밋에 대한 기술이 좋아져서 예전에 비해 작업이 어렵지는 않다.

 

강경민 : 좋은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미케닉 입장에서는 샵 의존도가 높아지므로 ‘미케닉 의존도=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다. 그리고 인터널 라우팅 케이블 작업 능력에 따라 미케닉 정비 실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는 생각이다.

 

박종일 : 장점4에 단점6 정도인데 각자 장, 단점이 있다고 본다.

 

 

Q. 미케닉이 생각하는 인터널 라우팅에 대한 장점과 단점은?

 

곽성진 : 외관상 봤을 때 깔끔하고, 심미적인 요소들, 미적인 요소들. 특히 로드바이크에서는 케이블 홀더 같은 부분을 제거하여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금속 프레임의 경우 스토퍼나 홀더를 추가하는 작업 없으므로 오히려 생산 단가가 낮아진다. 공정이 단순해지고 더불어 불량이나 작업 결과물에 대한 오차 이런 것들이 사라지는 점은 장점이다. 단점이라면 유압선에 대한 관리와 정비 수리에 대한 작업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인데 기계식 변속기나 기계식 브레이크 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큰 단점은 없지만 유압선과의 관계는 까다로운 부분이다. 제품에 따라 정비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 하나는 유압 브레이크가 DOT3 플루이드를 쓰는 경우이다. DOT3 플루이드가 프레임에 묻으면 프레임 도장면이 손상이 우려되는 부분이지만 요즘엔 DOT3 플루이드를 쓰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다. 그리고 유압케이블 정비하는 것은 미케닉의 실력과 숙련도에 따른 문제라 딱히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 단점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 유압선에 대해서는 초창기엔 프레임 홀과 케이블 사이 간격이 좁아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선 케이블이 들어가는 홀에 뚜껑을 달거나 작업편의성을 배려해서 만들기 때문에 유압선과 인터널 케이블에 대해서는 편의성이 향상되었다. 다만, 몇몇 소규모 브랜드 제품이나 인터널 라우팅에 대한 호환성이 좀 떨어지는 브랜드의 경우는 다소 어렵다. 

강경민 : 에어로 다이나믹, 외적인 요소들, 심미적인 면모를 부각시킬 수 있어서 좋다는 점, 단점은 유압선 작업이 까다로워서 어떤 샵들은 인터널 라우팅은 정비의뢰를 안 받는 경우도 있다.

 

박종일 : 미케닉의 입장에선 익스터널 라우팅이 당연히 편하다. 변속기 셋팅 문제에서도 케이블을 당기면서 세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비직관성이 좋아져서 문제점을 파악하기도 편하고 케이블 손상여부를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이게 중요한 부분인데 내부 케이블이 터졌을 경우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어떤 샵 에서는 인터널 라우팅 케이블 방식은 즉각적으로 이상유무 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서 손님에게 쉬프터와 디레일러를 통째로 바꾸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바가지 장사하는 방법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익스터널 라우팅은 미케닉의 입장에선 과도한 정비를 줄여 시간절약이 가능하다. 이건 손님의 입장에서도 봤을 때도 좋은 점이다. 간혹 프레임 설계가 까다로운 경우 바텀 브라켓(Bottom Bracket)을 통째로 들어내고 작업해야하는데 이럴 경우 추가요금이 발생하기도 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단순 케이블 교체인데 금액이 늘어나 부담스럽기도 할 테고, 소비자가 프레임 제작과 기계적인 부분에 대해 잘 모르는 걸 구실삼아 과도한 정비를 유도하는게 아닌가 하는 시각으로 미케닉을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 단점이라면 자전거를 들고 이동할 때인데, 속선이 노출된 형태로 탑 튜브나 다운 튜브쪽에 위치하면 케이블이 손에 접촉되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윤활제를 발라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손에 묻어서 지저분해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외관상 깔끔해 보이지 않기도 하고.

 

 

Q. 익스터널 라우팅은 어떤 장점과 단점은 있을까?

 

곽성진 : 장점으로는 직관성, 이상 유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파손이나 유지보수에 대해서 편리하다. 캄파놀로가 처음 변속기를 만들면서부터 케이블이 늘어났고 모델에 따라 서스펜션 포크를 제어하는 리모트 락아웃 레버, 가변 싯포스트의 등장으로 인해 케이블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싱글 스피드 자전거 경우 앞 뒤 브레이크 케이블 두 가지만 존재했지만 다단기어가 등장하고 변속기 뿐만 아니라 가변 싯 포스트, 리모트 락 아웃까지 익스터널 방식으로 설치할 경우 최대 6개정도 케이블이 외부로 노출이 된다, 그러면 프레임이 무척 복잡해진다. 게다가 케이블 개수가 늘어나면서 하우징 무게, 리벳 등 프레임 그 외에 풀 서스펜션 프레임의 경우 리어 스윙 암 움직임에 따른 케이블 손상 등 고려해야할 부분들이 많다. 또한 가변 싯 포스트, 리어샥 리모트, 프론트샥 리모트 케이블이 늘어나면 케이블 정리나 루트가 복잡해진다. 엔지니어들 그리고 사용자들이 얼마큼 공학적인 면을 이해를 하고 있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강경민 : 자가 정비하는 사용자 비율이 늘어나지만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 때문에 샵에 오는 경우가 많다. 유압 브레이크의 경우 익스터널 라우팅 방식이면 간단하게 교체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널 라우팅 방식이라면 전용 공구와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작업들은 전용 공구가 없으면 자가 정비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매장을 방문해 추가 작업비용을 들여서 작업 의뢰를 한다, 그런 부분들이 경제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초·중 고교생 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한다.

 

박종일 : 정비가 편리하다는 점은 장점. 문제 파악이 빨라져서 대처가 쉽다. 그 외에 개인취향이라던가 하는 부분도 있고.

 

 

Q, 케이블 속선이 노출되는 방식은 정말 부식과 파손에 취약할까?

 

곽성진 : 관리여부의 차이다. 장기적으로 비, 눈 습기, 이물질에 장기적으로 노출된다면 문제가 생기는 부분이다. 아예 무관심하게 방치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관리해준다면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경우 전문가에게 의뢰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강경민 : 그렇다. 몇몇 제조사 프레임의 경우 변속 케이블이 다운튜브 아래로 노출되어있는데 돌에 부딪쳐서 케이블이 파손되거나 손상되는 경우가 있다.

  

박종일 : 엠티비와 로드를 다르게 봐야하는데 노출이 되는 건 사실이다. 특히, 로드바이크는 라이더가 땀을 많이 흘린다, 그 땀이 케이블의 부식을 일으킨다. 그런데 이건 관리여부가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기 때문에 단순히 노출여부로 부식과 파손에 취약하다고 말할 수만도 없다. 뒤집어 얘기하면 관리만 잘해주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뜻도 되니까 본인 관리여부에 따라 익스터널 라우팅 방식이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Q. 로드 바이크에서 인터널 라우팅이 공기저항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을까?

 

곽성진 : 선수들에겐 촌각을 다투는 부분이라 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 일반인들 동호인들에겐 그다지 큰 효과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마케팅과 엔지니어들의 연구결과니까 제품에 적용하는 것이고 소비자들의 요구와 제조사의 지향점은 다른 부분이니까 관점과 지향점의 차이라고 생각해야한다.

 

강경민 : 로드바이크에서는 유효한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박종일 : 개인적으로 로드바이크에 파워 미터 센서를 달고 측정을 해보면 400W 정도 출력을 낸다. 그러나 자전거에 따라 인터널, 익스터널 이라고 해도 자전거 출력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다. 오히려 숙면을 취하고 타면 결과가 더 좋다. 신체 컨디션이 끼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기계적인 요소가 주는 변수는 미미하다고 본다.  

Q. 인터널 라우팅 때문에 겪은 에피소드는 없나?

 

곽성진 : 인터널 공구가 없었을 때는 별도의 공구를 만들어서 사용했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자석, 실을 집어넣기도 했다. 때로는 진공청소기나 에어컴프레서로 압력을 가해 작업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작업 중 뜻대로 되지 않아 시간 낭비하는 경우도 많았다.

  

강경민 : 처음 작업할 때가 생각난다. 그날 저녁 8시에 작업해서 새벽 3시에 퇴근 한 적이 있었다.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지금은 10분 15분이면 끝난다. 작업을 하면서 프레임을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제조 과정에서 문제점이라든가, 프레임 제조사, 제조국의 문화적 차이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거나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작업 시 고려해야할 부분들이 많다. 특히, 영국, NUKEPROOF 사에서 만든 MTB 프레임의 경우 인터널 케이블 홀이 프레임 우측에만 있어서 왼쪽을 앞 브레이크, 오른쪽을 뒷 브레이크로 쓰는 우리나라 방식하고는 다소 맞지 않아서 작업 시 고려해야할 부분이 있었다. 참고로 영국은 좌측통행 방식이라 우측통행을 하는 미국이나 한국과는 다소 다른 문화다. 케이블 길이라든지, 간섭, 셋팅 심지어는 가변 싯 포스트 케이블을 설치하기 위해서 바텀 브라켓을 탈거 후 재설치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프레스 핏 타입 이라면 기존 부품 이상 유무와 상관없이 교체하는 경우가 있다. 프레스 핏 비비는 탈거 시 파손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박종일 : 가장 어려웠던 게 인터널 프레임 가공에 따라 내부에 가이드 튜브가 있는 경우가 있고 스토퍼가 있어서 속선만 프레임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하우징과 속선이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선 비비를 뜯어내야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정비비용이 추가된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라이더의 입장과 미케닉 사이에서 마찰을 일으키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추가 작업을 해야 하니까 당연히 정비 요금이 추가되지만 일반인들 입장에선 상세한 구조를 모두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과도한 정비로 상술을 추구한다면서 오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로 지향하는 부분 추구하는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미케닉의 관점과 사용자의 관점 차이가 불러온 경우다.

 

 

Q. 알루미늄, 카본, 티타늄 프레임 소재별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에 대한 특징이나 장단점은?

 

곽성진 : 크로-몰리 자전거 같은 경우 대부분 클래식한 멋을 추구하기 때문에 대부분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 하지 않는데 몇몇 인터널 프레임 라우팅 설계된 프레임 가운데는 내부에 구리관이 들어있어서 오히려 작업하기 더 편하다.

  

강경민 : 알루미늄 프레임이 좀 어렵다. 프레임 내부를 살펴보면 튜빙과 튜빙이 마주치는 부분 마감이 날카로워 케이블 손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고 제조사별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작업 시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카본과 알루미늄은 생산원가 차이가 큰 편이라 아무래도 완성도 차이가 있다. 

박종일 : 클래식 크로-몰리 로드바이크는 내부에 튜빙이 있어서 작업하긴 편하지만 케이블과 프레임 내부 가이드 튜빙에 케이블이 고착이 될 경우 문제가 되기도 해서 프레임 소재별 특징이라기보다는 프레임 설계에 따라 다르다. 일종의 복불복이다.

 

 

Q. 자가 정비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곽성진 : 작업에 대해서 기초를 탄탄히 쌓아야한다. 기초 강좌라든가 정확한 관련지식들을 습득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에 잘못 배우면 나쁜 습관이 쌓이고, 나쁜 습관이 누적되면 고치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기술의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다. 본인의 정비 실력을 키우고 싶다면 제대로 된 기관, 유튜브 채널에서도 공신력 있는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숙련된 경험을 쌓은 미케닉 에게 의뢰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로봇과 A.I. 가 발달해도 인간 대 인간이 만나서 대화하고 공감하고 감성적인 부분까지 공유하며 소통하는 것은 대체 불가능한 분야니까.

강경민 : 유튜브에 올라온 정보나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온 불확실한 정보를 맹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잘못된 정보로 잘못된 작업을 하게 되면 장비가 망가지거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유튜브 영상이든, 커뮤니티에 글이든 참고는 하되 크로스 체크가 필요하다. 유튜브 나 이런 건 일종의 민간요법에 해당한다. 전문가와 전문 정비 샵에 정확한 정비의뢰 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건 소비자의 몫이다. 자가 정비는 좋은 것이지만 떠도는 정보를 과신, 맹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종일 : 사용자가 임의대로 작업해놓고 샵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손쓰기 곤란한 상황으로 만들어놓고 샵에 가면 일이 굉장히 복잡해진다. 유튜브나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들도 문제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 중에서 90% 까지는 맞는 얘기지만 나머지 10%는 노하우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이 10%에 대한 정보는 모두 다 공개하지 않는다. 이 10%의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는 전문가에게 교육을 받거나, 본인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부분적인 지식이나 자료들을 맹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Q. 인터널 케이블 작업 시 본인만의 팁이 있다면?

 

곽성진 : 정확한 공구 사용법을 익히고 연습과 경험 축적된 노하우다. 이와 같은 것은 돈 주고 살수가 없는 거다. 요즘은 유튜브 자료들이 많으니까 양질의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른바 카더라~하는 식의 확실하지 않은 정보들은 걸러서 들어야한다.

강경민 : 자전거를 유심히 관찰하고, 자전거와 대화를 한다고 생각한다. 꼼꼼하게 매뉴얼을 보면서 천천히 하나씩 작업한다.

 

박종일 : 파크툴(Park tool)에서 나온 공구가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케이블 루팅 공구 사용법을 숙지하고 사용하고 있다. 이 공구를 쓰면서 작업시간이 굉장히 줄었다.

 

 

Q. 내가 자전거를 만든다면?

 

곽성진 : 개인 취향차이겠지만 단순함의 미학을 추구하는 부분이라 둘 다 시도해 볼 것 같다. 자전거라는 것이 다 비슷해 보이지만 세세하게 다른 부분이고 각양각색의 지향점이 있다. 따라서 어느 하나만 고집할 수 없다고 본다.

  

강경민 : 두 시스템을 모두 적용 할 것이다. 유압관련 부분은 익스터널, 변속은 인터널로 할거다. 트랜지션 바이크팀(Transition Bike Team)의 타니 시그레이브(Tahnée Seagrave) 선수가 시합 예선에서 유압 브레이크 케이블이 터져버렸는데 인터널 라우팅이라 이라 그걸 수리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선수들의 요청으로 그 다음 프레임부터는 익스터널 방식으로 바뀌어서 제작했다. 각자 일장일단이 있으므로 둘 다 쓰고 싶다. 다만, 알루미늄 프레임의 경우 튜빙을 튜브 공급사에서 공급하는 기성 제품을 쓰는데 튜빙 공급사에서 인터널이 제작이 어렵다고 할 경우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겠다. 

박종일 : 글쎄. 구동계를 전자식 구동계로 선택한다면 구동계의 인터널-익스터널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브레이크는 디스크 유압으로 써야하는 부분이라 브레이크 케이블은 익스터널로 제작할 것이다. 구동계는 레이스 결과, 성과에 영향을 미치지만 제동은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유압브레이크는 익스터널이 맞다고 본다. 특히, 엠티비에서는 익스터널이 낫다고 본다. 정비 시간을 아끼고,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니까.

 

 

Q. 향후에도 인터널-익스터널이 공존할까?

  

곽성진 : 사라지진 않겠지만 현재 무선 구동계가 나온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부분으로 확대될 것이다. 그쯤 되면 지금과는 다른 비중을 갖게 되지 않을까?

 

강경민 : 글쎄 그건 잘 모르겠다. 그런데 앞으로는 인터널 라우팅 방식만 존재할 것 같다. 무선변속기가 이미 나와 있기 때문이다. 확신할 순 없지만 프레임 제조사들도 무선변속기가 더 널리 쓰이게 되면 그렇게 될 것 같다.

 

박종일 :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동호회 이상 활동을 하는 분들이 타는 즉, 일정 수준이상이 완성도를 가지는 자전거에서는 사라지리라 본다. 그러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 자전거, 생활 자전거 정도에선 여전히 쓰일 것 같다. 비중은 달라지지만 여전히 쓰일 것이다. 또한 자전거 제조사 입장에서 익스터널 방식을 쓸 경우 프레임 제작에 필요한 케이블 스토퍼나 마감재 이런 것들이 다 재고이기 때문에 제조사에서도 인터널로 바뀔 것 같다. 즉, 일정 등급 이상 되는 자전거들은 대부분 인터널 방식으로 바뀔 것이고 저렴한 자전거나 공공 자전거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쓰지 않을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에 등장하는 주인공 벨로캉 병정개미 103호는 처음에 인간에 대한 존재를 ‘손가락들’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개미를 봤을 때 손가락으로 집으려 하기 때문에 개미 시선에서 본 인간이란 존재는 손가락 몇 마디가 전부였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 주인공 개미는 인간과 소통을 하게 되며 그것이 손가락이 아닌 인간이라는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이처럼 인터널 라우팅 방식이든, 익스터널 라우팅 방식에 대해서도 소비자는 취향, 심미성을 추구하는 부분이 있고, 제조사는 제품 생산에 대한 철학과 생산가격, 세일즈 비즈니스, 그리고 엔지니어가 추구하는 방향과 미케닉의 입장 등 각자 서로 다른 위치에서 경험과 생각으로 판단을 한다. 모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절대 우열을 가릴 수는 없고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개미’의 주인공 벨로캉 병정개미 103호는 처음엔 인간을 공격하기 위해 나섰지만 나중엔 인간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위대한 개미로 각성한다. 마치 103호 개미가 인간이라는 존재를 ‘손가락들’ 이라고만 인식했던 것처럼 우리는 작은 부분만 가지고 자전거 전체를 판단하고 오해하고 있는게 아닐까? 개개인 취향과 지향점, 관점을 통일시킬 수는 없지만 ‘기술에 대한 오해를 줄인다면 이해의 폭은 넓어진다.’ 고 생각하며 이번 자전거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 특집을 마무리 짓는다. 바쁜 가운데 귀한 시간 내서 진행에 도움을 주신 세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  



글: 이실헌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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